썩은 냄새 난다던 이 과일, 알고 보니 기적의 정체

“썩은 냄새 속 숨은 항산화”… 기적의 과일 노니 효능

by 데일리한상

여름 해안가를 걷다 보면, 바람결에 스치듯 전해지는 지독한 냄새에 발길을 멈출 때가 있다. 상한 치즈와 발효된 파인애플을 뒤섞은 듯한 향, 그 근원은 울퉁불퉁한 하얀 열매, 바로 노니다.


이처럼 강렬한 첫인상에도 불구하고, 폴리네시아 원주민들은 수천 년 동안 이 열매를 ‘신이 내린 선물’이라 부르며 약과 음식으로 귀하게 사용해 왔다.


척박한 화산 지형과 염분 가득한 해안에서 자라는 강인한 생명력 덕분일까, 노니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강력한 파이토케미컬을 품게 되었다.

noni-fruit2.jpg 노니열매 / 게티이미지뱅크

현대 과학이 주목하는 것도 바로 이 성분들이다. 염증을 줄이고 혈관을 확장하는 데 도움을 주는 스코폴레틴, 열에도 안정적으로 남아 항산화 작용을 하는 이리도이드, 그리고 일부 연구에서 세포 재생과 관련이 있다고 언급되는 제로닌까지.


그래서 현지에서는 노니를 단순히 먹는 대신 발효시켜 그 효능을 극대화했다. 유기산이 풍부한 덕분에 부패 대신 자연스러운 발효가 이루어지고, 수개월 숙성된 노니 원액은 특유의 향과 함께 진한 효능을 담게 된다.

noni-fruit1.jpg 반으로 자른 노니 / 게티이미지뱅크

열매만 쓰이는 것도 아니다. 노니의 잎은 열을 가하면 냄새가 줄어들어 찜이나 나물 요리로 활용되고, 줄기와 뿌리는 피부 질환에 바르는 민간요법에 쓰였다.


심지어 씨앗을 볶아 으깨면 카카오닙스를 닮은 고소한 맛이 나 요리에 곁들일 수 있다. 버릴 것이 하나 없는 식물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noni-fruit5.jpg 접시에 담긴 노니나물 / 푸드레시피

하지만, 이 강한 생명력이 항상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노니에는 드물지만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성분도 포함되어 있다. 유럽식품안전청은 권장량을 지키면 대체로 안전하다고 보지만, 실제로 간 손상 사례가 보고된 적도 있다.


그래서 기존에 간이나 신장 질환이 있거나 관련 약을 복용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 후 섭취하는 것이 좋다.

noni-fruit6.jpg 유리병에 담긴 노니원액 / 푸드레시피

노니를 처음 접한다면 원액을 그대로 마시기보다 물이나 주스에 타서 하루 30ml 이하로 시작하는 것이 현명하다. 공복에는 위를 자극할 수 있으니 식사 후에 마시는 편이 안전하다.


나 역시 처음에는 그 특유의 향이 부담스러워 쉽게 손이 가지 않았는데, 파인애플 주스와 섞어 마셔보니 훨씬 부드럽게 다가왔다.

noni-fruit4.jpg 반으로 자른 노니 / 게티이미지뱅크

결국 노니는 만병통치약이라 불리던 과거의 과장 속에서 진짜 얼굴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강렬한 냄새 속에 숨은 항산화의 힘, 그리고 신중하게 다루어야 할 위험성까지 함께 품고 있는 과일.


무턱대고 맹신하기보다는, 자연이 건네는 이 낯선 선물을 현명하게 즐기는 지혜가 필요하다. 오늘은 냄새에 주저하기보다, 작은 잔 하나로 노니가 가진 진짜 이야기를 만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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