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럽고 쫀득한 살점, 양식이 절대 못 따라잡는다!

자연이 빚어낸 바다의 깊은 맛을 찾아서

by 데일리한상

여름의 바다는 그 자체로 한 편의 이야기다. 해안가를 스치는 바람에도 짭조름한 소금기와 햇살의 냄새가 묻어나고, 그 속에서 자란 생선들은 계절의 맛을 품고 있다.


그중에서도 여름 한정으로 진짜 맛을 보여주는 생선이 있다. 사람들은 그 독특한 생김새 때문에 ‘귀 달린 생선’이라 부르지만, 미식가들에겐 여름이 오면 꼭 찾아야 할 별미로 통한다. 바로 쥐노래미다.


쥐노래미는 쏨뱅이목에 속한 우리 바다의 토종 생선으로, 주로 암초가 많은 연안 바닥에서 살아간다. 눈 위에 작은 돌기가 있어 마치 귀처럼 보여 ‘귀 달린 물고기’라는 별명을 얻었다.

jwinolaemi2.jpg 쥐노래미 / 국립생물자원관

다른 생선과 달리 부레가 없어 물에 뜨지 못하고 바닥을 기어 다니듯 움직이는데, 그래서인지 살집이 단단하고 기운이 꽉 차 있다. 게르치, 돌삼치 등 지역마다 부르는 이름은 다르지만, 여름철 자연산 쥐노래미의 맛만큼은 모두가 한목소리로 칭찬한다.


나는 처음 쥐노래미를 먹었을 때 그 질감에 놀랐다. 씹을수록 단맛이 퍼지고, 혀끝에 고소한 감칠맛이 남았다. 자연산 쥐노래미는 거센 물살과 싸우며 자라 살이 단단하지만, 양식은 사료로 자라 살이 다소 무르고 향이 약하다.

jwinolaemi1.jpg 쥐노래미 / 국립생물자원관

그래서 쥐노래미만큼은 꼭 자연산이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고단백 저지방의 흰 살 생선이라 몸에도 좋고, 제철에 오르면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건강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여름의 쥐노래미는 그야말로 절정의 순간을 맞는다. 산란을 앞둔 8월, 살은 통통하게 차올라 입안에서 쫀득하게 씹힌다. 가장 순수한 맛을 즐기려면 회로 먹는 것이 좋다.

jwinolaemi4.jpg 접시에 담긴 쥐노래미 회 / 푸드레시피

갓 잡아 얇게 썰어낸 쥐노래미 회는 비린내가 거의 없고, 찰지고 단단한 식감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매콤한 초장보다는 소금과 참기름만 살짝 찍어 먹는 게 제맛이다.


조림으로 먹으면 또 다른 매력이 드러난다. 무와 감자를 넣고 간장 양념에 자작하게 졸이면, 살은 포슬포슬 부드러워지고 국물엔 감칠맛이 스며든다.

jwinolaemi5.jpg 숟가락으로 뜬 쥐노래미 조림 / 푸드레시피

구이로 즐기고 싶다면 반건조한 쥐노래미를 추천한다. 하루 정도 바람에 말리면 수분이 빠지며 맛이 응축되고, 살은 더욱 단단해진다. 밥 한 그릇에 쥐노래미 구이 한 점이면 여름 입맛이 다시 살아난다.


자연산 쥐노래미의 제철은 짧다. 10월부터 금어기가 시작되면 다시 몇 달간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8월, 지금 이 시기가 바로 쥐노래미를 만날 수 있는 가장 찬란한 시간이다.

jwinolaemi3.jpg 쥐노래미 / 국립생물자원관

거친 파도 속에서도 자신을 단련시켜온 이 생선의 단단한 살결은, 마치 자연이 오랜 시간 빚어낸 정직한 결과물 같다.


양식으로는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자연의 깊은 맛. 그것이 쥐노래미가 특별한 이유다. 여름의 끝자락, 한 점의 쥐노래미 회 속에서 바다의 시간을 맛보는 건 어떨까.


바람의 짠내와 파도의 리듬이 입안에 고스란히 스며드는 순간, 우리가 잊고 있던 자연의 리듬이 다시 들려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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