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슘 흡수 망치는 이 조리법, 지금 바로 멈추세요!

멸치 한 줌에 담긴 뼈의 이야기

by 데일리한상

‘칼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식재료, 아마 많은 사람의 머릿속에 멸치가 떠오를 것이다. 어릴 적 밥상 위엔 늘 반짝이는 멸치볶음이 있었고, 어른들은 “이걸 먹어야 뼈가 튼튼해진다”고 말씀하곤 했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그렇게 믿어왔던 멸치가 오히려 뼈를 약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떨까. 조금은 당황스러운 이야기지만, 그 속에는 우리가 자주 놓치는 영양의 균형이 숨어 있다.

myeolchi1.jpg 그릇에 담긴 멸치조림 / 게티이미지뱅크

멸치에는 100g당 1,900mg의 칼슘이 들어 있다. 그야말로 천연 칼슘제라 불릴 만한 숫자다. 하지만 짭조름하고 달큰하게 조려낸 멸치조림 한 접시에는 그 칼슘이 제대로 흡수되지 못한 채 떠나버리는 함정이 있다.


그 이유는 바로 나트륨 때문이다. 나트륨은 우리 몸에서 과하게 쌓이면 소변으로 배출되며, 이때 칼슘도 함께 흘러나가 버린다. 그러니 짠 음식을 즐길수록 몸속 칼슘은 점점 줄어드는 셈이다.


골다공증을 막겠다고 먹은 멸치가 되려 뼈의 칼슘을 빼앗는 아이러니, 우리의 식탁 위엔 이런 역설이 숨어 있다. 하지만 다행히도 방법은 있다. 칼슘이 몸 안에서 제자리를 찾아가기 위해서는 두 명의 든든한 조력자가 필요하다.

myeolchi3.jpg 그릇에 담긴 멸치 / 게티이미지뱅크

바로 비타민 D와 비타민 K다. 비타민 D는 소장에서 칼슘이 혈액으로 흡수되도록 돕는 문을 열어주고, 비타민 K는 그 칼슘이 뼈에 단단히 붙을 수 있도록 안내한다.


만약 이 둘이 부족하면, 칼슘은 엉뚱한 길을 찾아 혈관이나 신장에 쌓이게 된다. 그래서 멸치를 먹을 때는 짠 양념 대신 비타민이 풍부한 친구들을 곁들이는 게 좋다. 달걀노른자, 표고버섯, 시금치나 케일처럼 녹색 잎채소들이 그 좋은 동반자다.

myeolchi5.jpg 물로 헹구는 멸치 / 푸드레시피

멸치가루를 넣은 달걀찜, 살짝 볶은 시금치에 멸치를 뿌린 무침은 칼슘 흡수를 돕는 따뜻한 밥상 위의 지혜다. 나는 가끔 멸치를 마른 팬에 볶아 고소한 냄새가 피어오를 때면 어린 시절의 부엌이 떠오른다.


그 냄새는 언제나 ‘건강한 하루’를 약속하던 향기였다. 이제는 거기에 조금의 과학과 배려를 더해본다. 염분을 줄이고, 천천히 볶은 멸치 한 줌에 비타민이 가득한 반찬을 곁들이는 것.

myeolchi4.jpg 프라이팬에 볶는 멸치 / 푸드레시피

그렇게만 해도 우리 몸은 훨씬 현명하게 반응한다. 멸치는 단순히 칼슘만 주는 식재료가 아니다.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해 혈관 건강을 돕고, 단백질과 비타민 B군이 피로를 풀어준다.


작지만 강한 생명력으로 우리 몸을 단단하게 지탱해주는 ‘작은 거인’이다. 다만 그 힘을 온전히 얻기 위해서는 조리의 온도와 양념의 농도, 그리고 함께할 식재료의 조화가 필요하다.

myeolchi6.jpg 바구니에 담긴 멸치 / 게티이미지뱅크

결국 건강이란 먹는 양이 아니라 먹는 ‘방식’에 달려 있다는 단순한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는다. 오늘 저녁, 멸치를 조금 다르게 볶아보자.


짠맛을 덜어내고, 그 자리에 비타민이 있는 채소를 한 줌 올려보는 것. 그렇게 작은 변화 하나로 우리의 뼈와 마음이 함께 단단해질지도 모른다. 오늘 한 번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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