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몇십 년에 한 번 허락하는 선물 댕구알버섯
숲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한 새하얀 둥근 덩어리 하나. 처음엔 그저 이끼 낀 바위인가 싶지만, 다가가 손을 대보면 말랑한 촉감에 깜짝 놀라게 된다.
이름조차 낯선 ‘댕구알버섯’. 알고 보면 수천만 원의 가치를 지닌 이 버섯은, 단순한 미식의 재료를 넘어 자연이 천천히 빚어낸 특별한 선물이다.
댕구알버섯은 말 그대로 크기부터 남다르다. 한 손으로는 감히 들 수 없을 만큼 커다랗고, 지름이 30cm에 이를 정도로 둥근 모습은 멀리서 보면 하얀 공처럼 보이기도 한다.
매끄러운 표면과 은은한 향이 나는 어린 개체일 때만 식용이 가능하고, 시간이 지나면 금세 부패해 독한 냄새를 내뿜는다. 그래서 먹을 수 있는 순간도, 발견되는 시기도 모두 ‘찰나’와 같다.
이 희귀한 버섯은 1970년대 안동에서 처음 발견된 뒤 40년 가까이 자취를 감췄고,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2012년 경주에서였다.
이후 남원과 담양, 계룡산 등지에서도 연이어 발견되고 있지만, 여전히 자연에서만 자라는 까다로운 성질 덕분에 인공 재배는 불가능하다.
댕구알버섯이 자라기 위해선 고온다습한 날씨, 부식질이 풍부한 흙, 밤사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온의 리듬까지, 자연이 완벽한 조화를 이뤄야만 한다.
그래서인지 전문가들은 최근 그 등장 빈도가 높아진 이유를 ‘기후 변화’와 ‘생태계 회복’에서 찾는다. 환경이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러한 희소성과 생태적 상징성 덕분에 댕구알버섯은 때때로 개당 수천만 원에 거래되기도 한다. 특히 향이 살아 있는 어린 개체는 슬라이스해 기름에 살짝 익히면 고소하고 향긋한 풍미로 미식가들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가치는, 이 버섯이 자란다는 사실 자체에 있다.
남원 운봉읍에선 무려 11년 연속 이 버섯이 모습을 드러냈고, 2024년 여름엔 연달아 세 개체가 발견되었다. 그것은 단순한 ‘버섯 발견’이 아니라, 자연이 회복되고 있다는 조용한 선언일지도 모른다.
때로는 그저 바위처럼 보이던 흰 덩어리가, 실은 오랜 시간 자연이 빚어낸 귀한 존재였다는 걸 깨닫는 순간이 있다. 댕구알버섯은 바로 그런 존재다.
만약 언젠가 숲속에서 그 특별한 흰 구체를 마주하게 된다면, 우리는 단지 희귀한 식재료가 아니라, 자연이 회복되고 있다는 희망을 마주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오늘은 그 이름 하나, 조용히 마음에 새겨두자. 댕구알버섯. 자연이 내어준 또 하나의 기적 같은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