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취업을 고민하거나 혹은 망설이는 이들을 위한 가이드.
'헬조선'과 같은 신조어들이 생겨날 정도로 한국에서의 무한 경쟁이 힘들어 해외로 나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외국에 나가서 살고자 하는 이들이 공통적으로 희망하는 것들은 워라밸(워크 라이프 밸런스)과 높은 연봉이 아닐까 싶다. 많은 직장인들이 한국에 살면서 가장 갈증을 느끼는 요소들이 아닐까. 한국에서는 대기업에 가서 높은 연봉을 받으려면 워라밸을 포기해야 한다. 그렇다고 모든 중소기업들이 낮은 연봉을 대신 제대로 워라밸을 챙겨준다는 것은 아니기에 어디에서도 답답함을 채울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역시 '탈조선'이 답일까?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북미 회사들은 자체적으로 사원 복지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복지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보통 4대 보험을 포함한 휴가 일수, 재택근무 유무, 사원 교육 등이 있고, 이것들이 결국은 워크 라이프 밸런스를 결정짓는다. 컨설팅이나 무역 회사 등과 같이 일하게 되는 클라이언트의 스케줄과 시차 등에 맞춰야 해서 어쩔 수 없이 낮밤 주말 없이 일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야근 수당이 없는 회사도 굉장히 많고, 애초에 야근하는 사원들에 대해 그렇게까지 긍정적인 평가만을 주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야근을 열심히 해야 일 잘하는 사람, 사회 초년생 때는 업무 양의 유무와 상관없이 사수의 퇴근 시간에 맞추어야만 사회생활 잘하는 사원으로 평가받는다면. 오히려 북미 기업들은 너무 잦은 야근은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렇다 보니 빠르게 일을 끝내고 제때 퇴근하는 인재들을 더 선호하는 한다. 휴가에 있어서도 북미 기업에서는 위에 사람들이 오히려 사원들에게 '휴가 언제 쓸 거냐' '제발 휴가 좀 써라'라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한 친구의 경우 뭔가 월, 금에 휴가를 쓰기 눈치가 보여서 병원을 다녀오려 목요일에 연차를 냈는데 매니저가 먼저 왜 금요일이나 월요일에 내고 더 길게 쉬지 않냐고 물었다고 한다. 휴가를 쓰지 않고 달리는 사원을 보면 오히려 번아웃이 오지는 않을까 매니저들이 나서서 미리 쉼을 권장하는 경우가 외국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다.
북미권 회사들의 신입 초봉은 스타트업 정도의 작은 사이즈 회사들이 3만 8천 불(한화로 3천4백만 원)에서 4만 5천 불(한화로 3천9백만 원), 중소기업들이 4만 불(한화 3천5백만)에서 5만 원(4천4백만 원) 그리고 대기업들이 4만 5천 불에서 5만 5천 불(4천8백만 원) 정도이다. 이 이외에도 포지션이나 회사 체제에 따라서 커미션이나 보너스가 붙기도 하고 연봉이 조금 낮은 대신 다양한 복지 혜택을 주기도 한다. 승진이 빠른 기업체나 운이 좋아서 사수의 부재가 생기는 경우는 신입 사원임에도 6개월의 수습 기간 후 1년 안에 승진이 되는 경우도 생기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1년이 지나고 나면 직급 내 레벨이 오르거나 승진을 하면서 연봉도 함께 올라가는 방식이다. 한국에서의 연봉 협상 방법을 자세히 알지 못해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여기 기업에서는 1년 내에도 개인의 요구에 따라 연봉 협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도 하고, 보통 다들 그러하듯 이직 시에는 연봉을 올려가기 때문에 20대 중후반에 연봉 7만 불(6천2백만 원) 이상을 가진 친구들도 꽤나 많다. 또 한국에 비해서는 나이가 어린 차장급 매니저들이 많다. 문화적 차이라고 볼 수 있으나, 외국에서는 나이를 사생활의 영역으로 생각하여 나이를 묻지 않고, 그저 실력이 있고, 경력이 있다면 승진을 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팀플레이가 중요하다는 이유로 암묵적으로 회사 문화를 당연시하는 한국과는 달리. 외국에서는 팀 회식을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업무 시간의 일환으로 점심에 다 같이 밥을 먹는 것 식으로 나름의 회식을 한다. 9-5(나인투파이브) 이후의 시간은 각자의 개인적인 시간임을 존중하기 때문에 절대 강요하지 않으며 이벤트가 있다면 개개인의 돈을 요구하지 않고 대부분 회사에서 버짓(budget)을 제공해준다. 점심도 때에 따라 팀원들과 함께 먹을 수 도 있으나 그렇지 않다 한들 그 누구도 그 사람을 팀플레이어가 아니라고 비난하지 않는다. 북미에서는 점심이나 회식 참여의 유무로 누군가가 가 팀플레이어냐 아니냐를 보기보다는 업무 내에서 이 사람이 얼마나 남들과 협동하고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가에 기준점을 두기 때문에 그 외 시간에 그 사람이 어떤 일을 하건 딱히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이다. 퇴근 시간도 일만 제때 하면 상사의 퇴근 시간과 상관없이 할 수 있으며 개인적인 사유로 더 일찍 퇴근해야 할 때도 그 이유에 대해 캐묻지 않는다. 이러한 사내 문화에 대한 갈증이 한국에서 오랜 시간 일을 해온 사람들이라면 조금은 있지 않을까.
위에서 이야기한 높은 연봉의 매리트를 깎아먹는 것이 바로 이 세금과 생활비다. 한국의 기본 연봉과 북미 연봉을 절대적으로 비교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부분 해외 취업을 고려하는 사람들은 외국에 집을 가지고 있지 않을 테니 렌트비(Rent)를 내야 할 텐데 한국의 월세값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캐나다에서 가장 월세가 비싼 토론토의 경우 룸메이트 없이 혼자 살려고 하면 적어도 한 달에 한화로 140만 원은 준비가 되어있어야 하고, 그 외 인터넷, 핸드폰, 전기비 그리고 기본적인 생활비까지 하면 한 달에 180만 원은 있어야 한다. 그 외에 커피 마시고 싶을 때 마시고 가끔 외식도 한다고 하면 들숨과 날숨에 달 220만 원이 사라지는 마법을 경험할 수 있다. 이 마정도 최솟값을 이야기한 것이다. 게다가 세금도 어마어마하다. 한국에서도 비싼 세금에 다들 혀를 내두르지만, 그것보다 센 것이 바로 북미 세금이다. 연소득에 따라 그 (%) 퍼센티지가 달라지는데 연소득 7만 불이 넘어가기 시작하면 급여의 30프로 이상이 세금으로 빠진다. 거기에 복지 혜택 그리고 보험비 등 빠지고 나면 은근히 남는 돈이 없다. 보너스나 커미션도 예외는 아니다, 내 많이 받으면 받을수록 택스가 더 높게 측정된다. 한 번은 높은 보너스를 받았다고 좋아했는데 세금으로만 150만 원이 뜯긴(?) 걸 보고 내 눈을 의심해야 했다. 한국에서 어떠한 연봉으로 누릴 수 있는 생활수준과 해외에서 같은 돈으로 누릴 수 있는 생활수준이 너무나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그저 숫자로 연봉을 비교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국에서 국제 학교를 다녀왔거나, 영어로 이뤄지는 수업들을 지속적으로 받아온 사람이 아니라면 비즈니스 영어에 많은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어릴 때 어학연수도 자주 다녔고, 캐나다에서 고등 교육도 받았는데 처음 회사에 들어왔을 때 난 굉장한 자괴감에 빠졌다. 한두 달 정도는 지금 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뛰쳐나가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필드마다 쓰는 terminology(슬어, 단어)가 달라서 이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비즈니스 세팅에서와 일상에서의 언어는 생각보다 그 차이가 크기 때문에 한 동안 미팅에서 회사 사람들이 하는 말을 70프로 정도 알아듣지 못하고 분위기에 맞춰 끄덕거리기 바빴다. '내 경력에, 내 영어 실력이면 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할 수 도 있지만, 그중 대부분이 인터뷰에서부터 당황하고 좌절했다는 이야기들을 자주 들었다. 혹시라도 진지하게 한국에서 캐나다로 이민을 생각하고 있다면 비즈니스 영어를 연습할 수 있는 서비스 및 어플을 찾아 꾸준히 연습을 해보기를 추천하다. 정말 실전은 다르다.
한국에 비해서 개인주의인 모습들이 눈에 띄는 북미의 사내 문화는 장점이 되기도 하면서 동시에 큰 단점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외국 생활을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공감할만한 공공기관의 일처리 속도만 봐도 차이가 확연히 보인다. 빠르게 일을 처리를 위해서 업무 양이 늘어나 바빠지면 자의적으로 야근까지 하면서 일을 끝내려는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과는 달리, 외국은 네가 급해도 내가 바쁜 게 먼저.라는 느낌이라 상대방이 아무리 급해도 그들의 그들의 페이스로 끝까지 일을 하는 편이다. 그래서 참 답답한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내 기준에서 이럴 거면 내가 했지 싶을 정도로 세월아 네월아 하다가 무언가 잘못되어도 '그래? 뭐 어쩔 수 없지?'와 같은 태도를 보이기도 하니 그걸 두 눈 뜨고 보고 있기가 힘들 때도 많다.
이렇듯 외국에서의 취업도 생각보다 또렷한 단점들을 가지고 있다. 사람 사는 곳이 다 그렇듯이 그것이 세계 어디가 되었건 단점은 있을 수밖에 없다. 그저 본인 기준에서 그 장점의 가치가 단점들을 안고 갈 수 있을 만큼 크냐 작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다만, 대부분 해외 취업에 너무나 큰 로망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서 그것에 대해서는 한 번쯤 다르고 싶었다. 외국에서도 일하는 것도 그리 쉽지는 않다. 한국과는 조금 다른 의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