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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쁠 희 Dec 18. 2020

모든 사랑의 형태가 담겨있는, 로맨틱 홀리데이

14년 동안 사랑받는 영화의 이유 

크리스마스 시즌만 되면 보고, 또 보는 영화, 로맨틱 홀리데이(The Holiday). 스토리, 배경 그리고 OST는 물론, 주연배우들의 연기까지 어디 하나 부족하다 느껴지는 부분이 없다고 느껴지는 영화 중 하나다. 영화의 시작을 알리는 Hans Zimmer Maestro는 들을 때마다 설레고, 그 위에 얹히는 케이트 윈슬릿의 나레이션은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다양한 형태의 사랑에 대해 서사한다. 특히, 못난 부분들을 여실히 까발린다. 어떤 사랑은 색이 옅어지고, 원치 않게 잃어버리기도 하며, 또 어떤 사랑은 하룻밤이 유효기간이기도 하다고 하면서 케이트 윈슬릿이 연기한 아이리스는 그 무엇보다 괴로운 종류가 바로 짝사랑이라고 말한다.


아이리스는 런던에서도 꽤나 멀리 떨어진 외곽에 돌로 지어진 작은 집에 살고 있는 편집자고, 캐머런 디아즈가 연기한 아만다 우즈는 LA에 멋들어진 저택에 살며 영화 예고편 제작을 맡는 회사를 운영하는 잘 나가는 사업가이다. 이 어디에도 접점이 없는 둘을 이어 준건, 망가진 러브 라이프(Love Life)였다. 서로의 사랑을 잃은 둘은 서로의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잠시 동안 집을 바꿔서 생활하기로 한다. 코로나 19를 겪으면서 모두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가 조금 더 강해졌다. 그렇기에 이 영화에서 두 주인공이 시원하게 비행기 티켓을 결제하고 휴가를 즐기는 모습은 우리에게 이전보다 조금 더 강한 쾌감과 대리만족을 선사한다. 


LA에서 아이리스는 이웃동네 주민인 애벗과 아만다의 전 남자 친구의 친구인 음악 감독 마일즈를 만나고, 아만다는 아이리스의 친오빠인 그레이엄을 만나게 되는데, 뒤바뀐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새로이 관계를 만들어가는 모습이 이 영화가 진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보여준다. 아이리스는 대가 없이 애벗을 도와주고, 아내를 잃고, 도우미의 도움만을 받으며 은둔하던 그와 친구가 되어서 함께 시간을 보낸다. 이 둘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볼 때마다 마음이 찡했다. 애벗은 때론 어른처럼, 친구처럼 아이리스에게 인생 조언을 해줬고, 그녀는 그와 시간을 보내며 자존감을 회복하고 조금 더 단단해지며 성장해간다.


한편, 영국에서는 그레이엄이 아만다에게 그가 두 아이의 아빠라는 사실을 밝힌다. 딸들과 핫 초콜릿을 타 먹고, 아만다와 넷이 쪼르륵 누워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은 2년 전에 엄마를 잃고, 집안에 어른 여자가 온 지가 좀 되어서 마냥 신난 아이들과, 좋으면서도 왠지 모르게 마음이 복잡해 보이는 어른들이 감정이 한 곳에 뒤엉켜 보이는 장면이라 매우 인상 깊었다.


로맨틱 홀리데이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주는 클리셰가 꽤나 들어가 있음에도 진부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매년 볼 때마다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짜릿한 반전이나 스릴은 없지만, 그렇기에 조금 더 인간적이고 따뜻한 로맨틱 홀리데이. 이번 크리스마스에도 집콕을 하게 될 우리들에게 좋은 아름다운 2시간의 선물이 될 것이라 자부한다. 





영화를 보기 전에 준비하면 좋을 것들: 

팝콘, 과자, 초코렛과 같은 연말에 잘 어울리는 간식들, 뱅쇼(과일을 넣고 끓인 따뜻한 와인), 마쉬멜로우를 듬뿍 올린 핫초코릿, 생크림 딸기 케이크

따뜻한 이불 속에 들어가, 불을 꼭 끄고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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