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봤을 때,여기서 제일 잘 되는 거 진솔이야.”
“누나,누나는 진짜 잘 될 것 같아.”
“언니는 뭘 해도 잘할 것 같아"
잊을만하면, 가끔,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 의아함에 이유를 물어보면 하나같이 “그냥~ 나도 잘 모르겠어. 느낌이 그래.”라는 시원찮은 대답만 돌아올 뿐.
전공 없음. 특출 나게 잘하는 것 없음. 끈기 없음. 성실함 없음. 싹싹함 없음. 친화력 없음. 꼼꼼함 없음. 나는 그저 없음 인간인데. 이거 자기 비하 아니고 자기 객관화인데. 오늘 아침에도 열 시까지 출근해야 하는데 열 시 반에 눈이 번쩍 떠져 양치만 겨우 하고 잠옷으로 입던 티셔츠 위에 셔츠를 걸쳐 입고 뛰쳐나가 택시를 타고 출근을 했는데.
이 사람들 주변에는 아침 다섯 시쯤 일어나서 운동하고 공부하는, 재능 있고 잘하는 분야의 일을 꾸준히 하고, 주위 사람들을 잘 챙겨 인기도 많고, 예쁘고, 잘생기고* … 그런 사람들이 없나? 아닌데. 어째서 그런 사람들보다 내게 그런 말을 건네는 것인지.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이유를 잘 모르는 의아한 이야기이긴 하나, 어쨌든 내게 그런 말을 건네준 사람들과 내 미래를 걸고 내기하고 싶다. 나는 저 사람들의 말이 틀렸다는 것에 내가 가진 가장 좋은 것들을 다 내걸 것이고, 나는 이 내기에서 꼭 지고 싶다.
* 가끔 귀찮아서 로션도 안 바르곤 하는 저는 외모도 성실함과 부지런함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