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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재미 Jan 12. 2022

주린이가 험난한 주식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알아야 할것

이런 사람, 이런 정보를 조심하세요!

[주식 투자할 때 조심해야 할 사람 : 자신의 예측에 확신을 가진 사람들, 그리고 자신의 예측을 공개적으로 떠벌리며 선택을 유도하는 사람들]


왜 주식 유투버들은 하나 같이 예언가가 되기를 자처하는 것일까?

세력들이 판을 치는 국내 주식 유투버들은 말할 것도 없고, 거대한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미국 주식 유투버들도 별반 다르지는 않다.

영상의 제목은 온통 ‘이번 주에 오를 테마주 종목’,'올해에/몇 년 뒤에 몇 배 오르는 종목',’ 매수/매도 타이밍’ 등 미래의 주가를 예측하려는 시도들이 가득하다.

그리고 여전히 사람들은 내 안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자 하는 욕구를 자극하는 예언가들의 영상에 더 많은 ‘좋아요’를 누른다.

그들의 의도가 선한 의도였든, 사익을 추구하기 위함이었든 관계없이, 미래를 예측하고 종목을 추천하는 행위가 수만 명의 구독자들의 투자 판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매우 위험한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유독 유튜브의 주식 콘텐츠가 이런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 데에는 여러 원인이 있을 것이다.

1. 유투버 스스로 과거의 예측이 몇 번 맞아 떨어지고 높은 수익을 내면서, 시장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고 과신해서
2.  종목을 추천하고 시장을 예측하는 영상물이 '조회수'와 '좋아요'가 제일 잘 나와서(사람들의 니즈에 부합하기 위해)
3.  공개적으로 예측하고, 예측이 맞아떨어질 경우 얻을 수 있는 부가적인 혜택이 커서
(예를 들면 주식의 전문가 혹은 예언가로서 명성을 얻고 유튜브 유료 멤버십 가입자가 늘어나거나, 유료 인강 구매로 이어지거나, 수백만 원의 유료 리딩방 가입으로 이어지거나, 자신이 쓴 책 판매로 이어지거나)


유투버의 본업은 흩어져 있는 자료를 취합하여 하나의 ‘영상물’로 기획/생산하는 콘텐츠 제작자다. ‘주식’을 재료 삼아 단기간에 많은 양의 콘텐츠를 찍어내고, ‘좋아요’를 받는 것이 주식 유투버가 해야 할 일이다.

나름 본업을 열심히 하고 있는 이들에게 주식에 대한 남다른 전문성이나 책임감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과한 욕심일 수도 있다.


나는 주린이가 처음 주식시장에 입성하여 주식 공부를 시작할 때 가장 경계해야 할 점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자신을 ‘주식 전문가’로 포지셔닝하며 환상을 심어주고, 예측을 남발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이 자신을 신격화하고 사람들을 유인하여 사익을 취하는 패턴은 유사하다.

하나같이 ‘지난번 내 예측이 맞았다’, ‘내가 찍은 종목이 올랐다’는 점을 강조하며 자신의 우월함을 어필한다. 그렇게 보는 이들에게 믿음을 심어주고 자신에게 의지할 수 있도록 만든다. (그래서 이러한 유형의 유투버들의 영상댓글에는, '언제 사나요? 언제 파나요? 뭘 사면 되나요? 왜 떨어지나요?'와 같은 댓글들이 많이 눈에 보인다.)


원래 고장 난 시계도 하루에 두 번은 맞는다.

일주일에 적게는 두세 개, 많게는 수십 개의 종목을 추천하면 그중에 몇 개는 오를지도 모른다.

‘오를 것이다’라는 말만 믿고 해당 종목을 매수하는 것은 각자의 자유지만, 남의 말 듣고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산업/기업에 투자했을 때 발생하는 손실은 오롯이 나의 책임이다.



[주식투자에서 필요한 역량 : 많은 정보가 아닌, 정보의 해석 능력]


비단 ‘주식 유투버’들만 그럴까?

코로나 이후로 주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주식에 대한 전국민적인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주변에는 온통 예언가들이 넘쳐난다. 네이버 카페, 종목 토론방, 리딩방, 텔레그램 등등 여기저기에서 ‘무조건 오르는 종목들(정확히 표현하면 ‘오르기를 기대하는 종목’)’을 떠들어댄다.

그들의 설명을 듣다 보면 다 좋은 주식이고 사야 할 주식이다. 사야 할 주식은 많은데, 사지 말아야 할 주식을 찾기가 더 어렵다.

과거에는 정보가 부족해서 투자가 어려웠다고 하는데, 이제는 도리어 정보가 차고 넘쳐서 투자가 어려워진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정보 범람의 사회에서 주식 투자로 일관된 수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떤 역량을 키워야 할까?

나는 많은 정보를 소유하는 것이 아닌, 넘쳐나는 정보 더미 속에서 ‘신호’와 ‘소음’을 가려내는 감각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보 그 자체가 아니라, 정보의 해석 능력이 더 중요해진 것이다.


홍진채 펀드매니저는 자신의 저서 ‘주식하는 마음’에서 정보를 해석하는 방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우리가 흔히 '정보'라고 부르는 개념은 팩트 해석 전망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각각에 따라서 취급하는 방법도 달라집니다.
첫째, 팩트는 말 그대로 이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팩트는 참과 거짓만 구분하면 됩니다. 팩트로서의 정보는 참인 정보가 많을수록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겠지요.
둘째는 해석입니다. 예를 들어 FOMC가 금리를 인하했다고 합시다. 그 결정으로 주가가 오를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습니다. 금리 인하라는 단순한 '사실'을 넘어서서, 이 사실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여러 설명이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이 보통 유튜브에 나오는 콘텐츠들입니다. 해석 또한 팩트보다는 어렵지만, 취합하는 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의 콘텐츠에서는 그 해석을 이해하기 위한 배경지식을 함께 설명해줍니다. 다만, 하나의 사실에 대해서 해석이 여러 가지로 나뉠 수 있습니다. 어떤 현상에 대해서 해석을 줄줄이 쏟아내는 장면이 전문가를 전문가다워 보이게 하지만, 그 또한 한 사람의 시장 참여자일 뿐입니다. '아, 이 사람은 이걸 이렇게 해석하는구나' 하고 참고하면 됩니다.
셋째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는, 전망 또는 예측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이게 가장 조심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복잡계의 전문가는 의사와 다릅니다. 병에 걸리면 의사가 치료하는 게 백번 나은 결과를 가져오겠죠. 그러나 증시 전망은 전혀 다릅니다. 누가 주가 전망을 잘할지 선제적으로 맞히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 바닥에 진정으로 전문가는 없습니다. 펀드매니저의 과반은 시장을 못 이기고,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전망을 항상 틀립니다. 애널리스트는 '주가를 맞히는 사람'이라고 많이들 알고 있지만, 애초에 그분들의 역량은 주가를 맞히는 게 아니라 기업의 펀더멘털을 분석하고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썰을 잘 푸는 사람'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만, 당신이 원하는 '예측을 믿고 맡길' 전문가는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그 극소수를 다른 사람들이 알아보기도 쉽지 않습니다. 언제나 그때그때 단기적으로 화려한 성과를 내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고 사람들은 거기에만 주목하니까요.
예측은 각자가 하는 것입니다. 다른 모든 사람의 수많은 예측은 그저 참고 자료일 뿐입니다. 그들의 예측에 따라갈 게 아니라, 예측의 근거를 검토하고 자신만의 예측을 해야 합니다. 어차피 예측은 틀립니다. 자신만의 예측이 있어야 틀린 다음에 배울 점이 생깁니다.


이제 정보는 예전처럼 희귀한 자원이 아니다. 내가 처리할 수 있는 처리할 수 있는 정보량은 한정되어 있는데, 주변 환경은 지나치게 많은 정보에 노출되어 있다.

대부분의 주식 투자자들은 정보가 부족하면 투자에서 뒤처질 것 같아서, 여기저기 전문가를 찾아다닌다. 소위 전문가라고 하는 이들에게 주식 시장의 미래와 개별 종목의 향후 주가를 묻고, 최신의 정보를 수집하는데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한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정보를 무분별하게 흡수하면, 자칫 정보가 유발할 수 있는 인지적 오류나 왜곡을 크게 경계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우를 범하게 된다. 그 사이 정보는 어느새 소음으로 변질되어 내 독립적인 판단능력을 마비시킨다.


험난한 주식 시장에서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비책이나 지름길 같은 것은 없다.  

매일 시장을 관찰하고, 나의 가설을 실험하고, 결과를 성찰하고, 재실행하며 주변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고 함께 진화해 나가는 것. 

나는 이 꾸준함과 '공진화(Co-Evolution)'만이 나와 같은 주린이가 주식시장에서 생존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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