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한국대표팀 8강진출에 부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온 방송사에서 다 중계하는거라. 동계올림픽보다 더 뜨거운 것 같아. 토요일에는 스터디를 끝내고 또 마침 자리를 함께한 신입생 형님과 누님들을 모시고 윙봉과 맥주로 뒷풀이를 하는중에 한일전을 틀어놓았더라. 아! 가위바위보도 지면 화난다는 한일전이므로 퍼뜩 집에 가서 봐야지 하고 있었단 말야. 집에 가니까 동점이더라고. 정좌하고 딱 봤단 말이지. 아이고 2사만루에서 밀어내기로 점수를 내주더니 또 2루타를 맞고 주저앉아버리네. 용기를 내서 역전하기를 바랐으나 1점 만회에 그치고 말았다. 일본을 늘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걔들이 더 오래됐고, 잘하는 종목이라니까 "졌지만 잘 싸웠"다고들 하대.
그런가보다 하고 있는데, 다음날 또 경기를 한다는거여. 축구랑은 달라서 연일 게임을 해도 되나보다. 그래도 어제 늦은밤까지 경기를 했는데 오늘 정오에 또 경기라니... 잠이나 제대로 잤겠나 싶다. 피곤한 선수들, 편안한 내가 응원해야지. 근데 2회부터 1점을 내주더라. 이번에는 좀 제대로 볼까 싶었는데, 침대에 반쯤 누워서 보니까 잠이 오는거라. 잠깐 졸았나봐. 정신차려보니 동점이야. 근데 또 대만이 점수를 내. 화장실에 갔다왔어. 그사이에 한국이 역전을 했네. 아 근데 제대로 보니까 또 역전을 당해버림. 그러다가 8회에 겨우 1점 내고 동점 만들었다가 연장 승부치기에서 1점 주고, 우리는 점수를 못내고 져버렸어. 8강 진출이 사실상 힘들게 됐다고 해설자가 탄식한 것 같아. 그런가보다...
아 근데, 월요일에 호주랑 경기를 또 한다. 먼 옛날에 호구조사할 때 "호주:가본적없음"을 적었대나 어쨌대나 하는 헛소리를 이해하면 늙은이, 뭔 소린지 모르면 젊은이로 나뉠 수 있겠다. 으흠~ 근데 이 날은 한 달에 한 번 '아름다운 세상을 여는 미사'가 가톨릭센터에 열리는 날이야. 부산참여연대 양 미숙 사무처장이 오셔갖고 퐁피두센터와 부산시 간의 계약이 얼마나 불합리하고 헛된 짓인지를 설파했단 말이야. 든는중에 나도 열받아 씩씩대며 귀가했지. 아! 근데 그 야구경기가 끝났는데 선수들이 마치 우승이라도 한 것처럼 펄쩍펄쩍 뛰고 난리가 난거야. 기적적으로 8강에 진출! 2점 이상 안주고 5점 넘게 이겨야 했는데 그걸 해냈다고 아나운서도 난리야. 내가 안보면 이기는게 확실하다.
8강 가는게 그렇게 큰 일인가 싶었는데, 2009년 이후에 처음이랜다. 그래서 그 난리였구나. 한국팀들은 도쿄돔에서 경기를 한대는데, 미국에서 한다는 말도 있고 뭐가 헷갈려. 알고 보니까 4개국에서 나눠서 한다네. 한국 대만 쿠바 미국 일본 이 정도 모여서 속닥하니 하는줄 알았는데 전세계 20개국이나 참여해서 8강 4강 결승 이런 걸 한다네. 뭔 외국인도 한국대표라고 뛰고 있길래 왜 저러나 봤더니 어머니가 한국사람이래. 정겹구먼. 어머니의 나라에 와서 대표선수로 뛴다니 낭만적이다. 뭔가 야구시합도 월드컵처럼 전세계의 축제로 만들고 싶은 모양이다. 엄마나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가 그 나라 사람이면 대표가 될 수 있으니 미국 선수들이 곳곳에 포진할 수 있겠네. 그나저나 미국팀이랑 붙어서 이겨버리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