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플이 싸우는 이유
가족보다 더 가까운 사이, 연인. 남들은 모르는 서로의 가장 은밀한 비밀까지 알고 그것마저 품어주고 애정할 줄 아는 게 바로 커플 아닐까. 하지만 그렇게 가까운 만큼 싸우기도 쉬운 게 사실이다. 서로의 사소한 행동에 섭섭하고, 화가 나는 일이 다반사다. 그런데 사람 사는 게 다 비슷비슷하다고, 커플들이 싸우는 이유도 대개 크게 보면 다 비슷비슷하다. 서로 좋아 죽던 커플이 어느 날은 무지막지한 화를 품고 싸우는 이유, 10가지로 정리해보았다.
서로 연락이 잘 되지 않는 연애. 생각만 해도 잘 상상이 되지 않는다. 서로가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지도 못하고, 연락을 해도 바로 답도 없는 사람이 연인이라면? 한두 번도 아니고 자신이 바쁘거나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마다 일언반구 없이 감감무소식인 연인에게 화가 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연락은 배려의 문제다. 나는 이러한 하루를 보내고 있으며, 네 생각을 하고 있다는 뜻의 제스처다. 그런데 이런 제스처가 잘 오고가지 않는다면 싸울 수밖에.
데이트 약속에 기본 20~30분은 항상 늦는 연인. 서로 '우리 다음에 OOO을 하자'라고 해놓고 무심하게 잊어버리는 연인. '내가 해줄게'라고 해놓고 은근슬쩍 말없이 넘어가 버리는 연인. '앞으로 안 그럴게'라고 해놓고 반복하는 연인 등등. 사소한 것부터 중대한 약속까지, 어쨌든 약속은 믿음, 신뢰의 문제다. 그것을 지키려 노력하는 모습의 중심에는 상대에 대한 사랑이 있다. 하지만 약속을 매번 어기고 쉽게 깨뜨리는 이라면, 섭섭한 감정이 생기는 건 당연지사.
적당히 먹으면 함께 기분 좋게 대화하고 즐길 수 있는 술자리이지만, 술이 과도하게 취한 데다가 나쁜 술버릇까지 나오면 연인은 실망을 넘어 분노하게 될 수 있다. 만약 그것이 한 번으로 끝난 게 아니라 술을 과하게 마실 때마다 반복된다면 더더욱. 더군다나 술을 좋아해 술자리에선 연인에게 소홀한 경우가 빈번하다면 연인은 그 사람과의 연애 자체를 다시금 의문하게 될 것이다.
연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화다. 사실 연인 관계뿐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가 그렇다.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 하지만 자존심이 강한 사람들의 경우 자기 마음을 잘 표현하지 않을뿐더러 상대방의 마음도 솔직하게 물어보지 못하고, 혼자 단정지어버린다. 양쪽 다 자존심이 세다면? 더더욱 오해는 커져 진심을 보이지 못하고 싸움만 반복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처음에는 연인의 배려와 사랑이 마냥 고맙게 느껴진다. 하지만 서로에게 익숙해질수록, 우리는 연인의 마음을 당연시하는 게 쉬워진다. 10번 '고맙다'고 말하던 것이 5번으로 줄고, 3번으로 줄고, 1번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고맙다'는 말은 언제나 반복해도 아깝지 않은 말이다. 꼭 '고맙다'는 말을 들으려고 한 게 아니더라도, 자신의 배려를 너무나 당연시하는 연인에게 조금씩 섭섭함이 쌓이다가 화로 표출되는 건 납득 가능한 일 아닐까.
객관적인 증거들로 확인할 수 없는 건, 결국 연인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게 힘들다면 결국 싸움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의심은 꼬리를 물어 꼬치꼬치 캐묻게 될 테고, 그렇게 되면 상대방은 또 '나를 믿지 못하는 건가'라는 생각에 화가 날 테니까. 많은 연인들의 싸움은 불신에서 시작한다. 언젠가 둘 사이에 불신이 자리 잡은 뒤 계속 싸움이 반복된다면, 둘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연인 사이에는 생각지 못한 다양한 일들이 일어난다. 그리고 그 문제들이 있을 때마다 둘이서 손을 잡고 현명하게 헤쳐 나가야 한다. 하지만, 미처 제대로 풀지 못한 문제를 뒤에 남겨두고 왔다면, 그 문제는 결국 서로의 감정이 상할 때마다 고개를 들고 둘 사이에 나타날 것이다. 그 문제로 인한 감정의 잔여물이 남아 있기 때문. 이 상황을 피하기 위해선 항상 문제가 있을 때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서로의 속을 풀어야 한다.
'미안하다'는 말이 그렇게 힘든 걸까? 자신의 자존심부터 생각하는 사람들은 절대 먼저 자신의 속마음을 얘기하지 않는다. 그래서 연인 사이의 감정은 더더욱 안 좋아지고 결국 싸움까지 가게 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존심이 강한 사람과의 연애는 힘들다'고 말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 아닐까. 문제 해결보다 자신의 자존심이 상하지 않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에, 연인과의 싸움이 계속 불거지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신뢰하지 못하는 사람, 자신이 없는 사람은 연인에게 더 쉽게 다그친다. 이럴수록 연인에게 확인받고자 하는 것들이 훨씬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은 믿지 못하는 것을, 연인은 믿는다고 확인해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이렇게 다그치고 캐묻고 요구하다 보면 연애가 부드럽게 흘러가기는 힘들다. 상대방은 쉽게 지치게 되고, 반대쪽은 자신의 요구에 부응하지 않는 상대에게 섭섭함을 느끼고 화를 내는 일이 많다.
다른 이성과의 관계에 있어 연인이 신경 쓰지 않도록 노력하는 건 연인에 대한 예의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가장 중요하긴 하지만, 그 믿음을 깰 만한 행동을 하지 않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다. 연인이 처음엔 먼저 신뢰하려고 노력했더라도, 안 좋은 사례가 쌓이면 화가 날 것이다. 그런데 연인을 위해 다른 이성과의 관계를 좀 더 깔끔하게 하는 것마저 동의하지 않는다면, 싸움은 대개 더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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