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부담스러워지는 썸남의 행동
그냥 아는 사람, 혹은 친구라고 부르는 존재와 연인의 중간 즈음, 소위 말하는 ‘썸’ 타는 남자가 생겼다. 연인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는 확신이 서지 않지만 간만의 이런 설렘이 괜히 기분 좋다. 열정적으로 누군가를 사랑하지는 않더라도 가끔 이런 감정을 느낀다는 것, 뭔가 일상에 활력이 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런데 어느 순간, 썸남이 부담스러운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됐는데 이 남자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연인 사이에 근접해 있는 듯했다. 조금은 불편하고 부담스러운 그 남자의 행동,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마치 남자친구라도 된 것처럼 혼자 오버해서 행동할 때는 좋은 감정이 들다가도 금세 사그라들고 만다. 예를 들면 걱정을 해주는 건 좋다. 뭔가 케어 받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매번 강도 짙은 걱정은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한다. 혹시 연인으로 발전한다면 걱정되고 불안하다는 이유로 매번 내가 가는 곳마다 같이 가거나 아예 못 가게 하진 않을까 흠칫하게 된다. 그리고 아직 주변에 소개할만한 단계도 아닌데 자꾸 동석을 하려고 하면 썸이고 뭐고 마음이 불편해지기 시작한다.
연인과 하는 달콤한 스킨십이나 달달한 애정 표현은 나도 대환영이다. 남들이 보기에는 왜 저래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연인만이 즐길 수 있는 표현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직 남자친구도 아닌 사람이 자꾸 스킨십을 시도하거나 카톡으로 온갖 부담스러운 애정 표현을 하기 시작하면 대환영이 아니라 도망가고 싶은 심정이다. 특별히 느린 연애를 선호하는 것도 아니지만 이런 과한 애정 표현은 너무 섣부르고 가볍게 느껴진다.
연인 사이에서도 상대방의 행동을 통제하는 것은 데이트 폭력의 일종이라고 간주된다. 하물며 연인도 아닌 사람이 내 행동이나 옷차림, 말투를 지적질 한다면? 당연 어이가 없다. 이 사람과의 만남을 계속 이어나가야 하는 건지 심각하게 고민하기도 한다. 아직 연인도 아닌데 벌써부터 이런 행동과 말을 보이는 것은 굳이 겪어보지 않아도 이미 예상할 수 있는 레퍼토리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만약 연인에게 오늘은 피곤해서 만나기 힘들다는 말을 전하면 상대방은 마음의 상처를 입을 수 있다. 특히 시작하는 연인들은 더더욱 말이다. 그런 부분에서 썸남과 감정을 공유하는 것이 좋을 때가 있다. 꼭 굳이 만나지 않아도 된다는 점, 만날 수 있는 횟수를 좀 더 편하게 컨트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계속 만나자고 조르는 썸남의 경우에는 내 마음이 좀 지치기 마련이다. 쉬고 싶어서 연애를 안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남자와 만나면 왠지 매일 매일 만나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든다.
일부러 연락을 씹은 것도 아니고 사정이 있어서 카톡을 늦게 확인하거나 답변이 늦어진 것인데 짧은 시간에 카톡 폭탄을 날리는 썸남, 왠지 관심과 걱정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집착하는 유형으로 느껴진다. 빠른 답변을 하면 좋겠지만 상황이라는 것이 있기 마련인데 그런 상황은 이런 유형에게 이유로 통하지 않는다. 재깍재깍 반응하지 않으면 폭발할 것 같은 그 남자, 사귀기 전에도 이런데 만약 남자친구가 된다면?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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