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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 Sep 23. 2019

정말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흰머리가 생길까?

흰머리가 나는 이유

사진: KBS2 황금빛내인생


얼마 전 거울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정수리 부근에 흰머리 하나가 빼꼼 고개를 내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여러 가지 개인적인 문제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긴 했지만 20대에 벌써 흰머리가 생기다니, 다소 충격적이었다. 친한 친구에게 흰머리에 대해 이야기했더니 친구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렇다"며 단순히 새치일 뿐이니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조언을 해줬다. 정말 스트레스 때문에 흰머리가 생긴 것일까, 꽃다운 20대에 머리가 하얗게 세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됐다.


흰머리는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다. 머리카락의 색은 모낭 속 멜라닌 세포가 결정한다. 세포는 멜라닌 색소를 합성하는데 색소의 양이 많을수록 머리색이 짙어진다. 나이가 들면서 흰머리가 나는 이유는 멜라닌을 합성하는 멜라닌 세포 수가 줄고 그 기능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백인은 30대 중반, 동양인은 30대 후반, 흑인은 40대 중반에 흰머리가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흰머리는 옆머리, 정수리, 뒷머리 순으로 나서 콧수염, 턱수염, 눈썹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겨드랑이나 가슴 등에 나는 털은 거의 색이 변하지 않는다. 흔히 젊은 사람에게 나는 흰머리를 새치라고 부르는데 이는 속칭일 뿐, 의학적으로는 흰머리와 동의어다.

그렇다면 노화 이외에 흰머리가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연구결과에 따르면 갑상선 기능항진증이나 저하증 같은 호르몬 이상도 흰머리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악성빈혈이나 골감소증, 당뇨병, 신장병 등의 질환이 흰머리를 유발할 수도 있다고 한다. 또한 가족력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 나이에 흰머리가 난 사람이라면 부모 중 한 사람은 같은 경험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너무 어린 나이에 흰머리가 난 경우 특이 질환과 관련되어 있을 확률이 높으므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한편 흰머리와 다르게 부분적으로 백발이 나타나는 백모증의 경우 바르덴부르그증후군, 부분백색증, 티체증후군, 알레잔드리니증후군, 신경섬유종증, 결절경화증 등의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흰머리와 관련된 오해


흰머리를 둘러싼 여러 가지 오해가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흰머리가 생긴다든가, 흰머리를 뽑을수록 더 많이 난다든가 하는 것이 그것이다. 정말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흰머리가 생기고, 흰머리를 뽑으면 더 많은 흰머리가 생기는 것일까?

 

스트레스가 흰머리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스트레스가 흰머리를 유발한다는 직접적인 연관성과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스트레스는 혈액순환의 장애를 일으키고 호르몬인 아드레날린의 분비를 촉진시켜 머리카락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모근 혈관을 수축시킨다. 그렇다면 스트레스의 원인을 해결하고 나면 흰머리가 다시 검은 머리로 돌아올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한 번 발생한 흰머리가 검은 머리로 돌아올 확률은 매우 낮다. 따라서 스트레스가 흰머리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모근의 혈관이 수축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가급적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유의하는 것이 좋겠다.



또한 흰머리를 뽑을수록 많이 난다는 속설이 있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이야기다. 흰머리는 뽑은 만큼만 다시 난다. 모낭 하나에는 한 개의 머리카락만 나오기 때문에 흰머리 하나를 뽑았다고 해서 그 자리에 두세 개의 흰머리가 나는 것은 아니다. 단 흰머리를 뽑아도 모근은 두피 아래에 그대로 있기 때문에 다시 흰머리가 나는 것은 가능하다.

흰머리를 피하는 방법


많은 사람들이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을 감추기 위해 염색을 한다. 이에 시중에는 흰머리 염색에 특화된 '새치 염색약'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하지만 염색은 현기증 또는 이명 현상을 일으키거나 탈모를 유발하기도 한다. 염색약에 포함된 아니린(aniline) 색소의 유도체는 피부 흡수율은 높고 잘 배출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이에 따라 몸속에 들어가면 눈과 귀의 기능을 담당하는 전정소뇌에 축적돼 현기증이나 이명, 난청을 일으키기도 한다. 특히 20~30대의 경우 머리카락 색을 본래 색이 아닌 다른 색으로 바꾸는 컬러 염색을 많이 하는데, 컬러 염색은 흰머리를 검게 하는 염색보다 색소의 유도체가 더 많이 포함돼 있어 전정소뇌의 기능을 해칠 위험이 더 높다. 따라서 잦은 펌이나 염색을 피하고 두피 마사지를 통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고,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수면을 취해 모근으로 영양분이 충분히 공급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흰머리 예방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피를 맑게 해주고 신장 기능을 향상시켜주는 검은깨는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해주며, 두피의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고 모발에 영양을 공급한다. 또한 요오드 성분이 풍부한 다시마와 미역은 모발의 성징을 촉진시킬 뿐만 아니라 흰머리 에방에도 도움이 된다. 아울러 콩과 두부에는 단백질이 풍부해 멜라닌 색소의 감소를 억제하며, 머리카락을 구성하고 있는 대부분의 성분인 단백질과 동일한 성분이어서 모발을 튼튼하게 유지할 수 있다. 흰머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흰머리 예방에 도움 되는 음식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겠다.

흰머리도 매력이 될 수 있다


흰머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도 많지만,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이 매력적인 사람들 즉 로맨스그레이(Romance grey)들도 있다. 그동안 흰머리 때문에 스트레스받으며 흰머리를 꽁꽁 숨기기 위해 잦은 염색으로 고생했다면, 생각을 조금 바꿔서 세월의 증표라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새롭게 나만의 스타일을 창조하는 로맨스그레이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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