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Me Too) 운동을 바라보는 자세
지금까지 여성들은 수많은 성범죄 사건의 피해자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들은 성범죄 사실에 대해 침묵해왔다. 피해 사실을 폭로하는 순간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고, 가해자에게 복수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피해자의 주변인들이 "네가 원인 제공을 했겠지"라는 말로 피해자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일도 있다. 피해자들은 악몽 같은 그날의 기억 때문에 평생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짊어지고 살아간다. 가해자들은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살아가는데 말이다.
이제 여성들은 침묵하지 않기로 했다. 성폭력이라는 병폐를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하기 위해 용기 내어 고백했다. 얼마 전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는 안태근 전 법무부 국장의 성폭력을 폭로했다. 이에 성범죄를 고발하는 미투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법무부와 검찰은 진상조사에 나섰고, 후배 검사를 성추행한 혐의로 한 부장검사가 구속되는 일도 벌어졌다. 이후 정치계가 미투 운동에 동참했고, 보복이 두려워 전전긍긍하던 연예인들과 대학생들도 하나둘씩 입을 열기 시작했다.
미투 운동은 미국 할리우드의 유명 영화제작자 하비 웨인스타인의 성폭력 및 성희롱 행위를 비난하기 위해 영화배우 알리사 밀라노가 2017년 10월 15일 처음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성범죄를 당한 모든 여성들이 "나도 피해자다(Me Too)"라고 글을 쓴다면, 주변에 얼마나 많은 피해자가 있는지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미투캠페인이 제안된 지 24시간 만에 약 5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리트윗하며 지지를 표했으며, 8만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MeToo 해시태그를 달아 자신의 성폭행 경험담을 폭로했다. 현재 미투 운동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됐으며, 우리나라에서는 법조계를 비롯해 문단계, 연극계, 문화예술계까지 번져 논란이 되고 있다.
최영미 시인은 자신의 시 <괴물>을 통해 고은 시인을 '괴물'로 지칭하며 성추문을 폭로했다. <괴물>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 문단 초년생인 내게 K시인이 충고했다. 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 K의 충고를 깜박 잊고 En선생 옆에 앉았다가 Me too. 동생에게 빌린 실크 정장 상의가 구겨졌다"라며 'En선생'이 자신을 성추행했음을 암시했다. 이어 "몇 년 뒤, 어느 출판사 망년회에서 옆에 앉은 유부녀 편집자를 주무르는 En을 보고, 내가 소리쳤다. '이 교활한 늙은이야!'"라며 'En선생'의 추악한 행태를 고발했다. 그는 "100권의 시집을 펴낸 'En은 수도꼭지야. 틀면 나오거든 그런데 그 물은 똥물이지 뭐니' 자기들이 먹는 물이 똥물인지도 모르는 불쌍한 대중들"이라며, 다수의 시집을 펴내고 작품성을 인정받은 'En선생'이 사실은 성범죄자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꼬집었다.
또한 최영미 시인은 추가 고발문을 통해 고은 시인의 추태를 낱낱이 폭로했다. 그는 "내 입이 더러워질까 봐 내가 목격한 괴물선생의 최악의 추태는 공개하지 않으려 했다"라며 "반성은커녕 여전히 괴물을 비호하는 문학인들을 보고 이 글을 쓴다"라고 밝혔다.
한 매체에 의해 공개된 자필 고발문에 따르면 최영미 시인은 1992년 겨울에서 1994년 봄 사이 서울 탑골공원 인근의 한 술집에서 선후배 문인들과 술을 마시다 뒤늦게 온 고은 시인과 동석했다. 그는 "천장을 보고 누운 그가 바지 지퍼를 열고 자신의 손으로 아랫도리를 주무르기 시작했다"라며 "난생처음 보는 놀라운 광경에 충격을 받은 나는 시선을 돌려 그의 얼굴을 봤다. 황홀에 찬 그의 주름진 얼굴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흥분한 그의 입에선 신음소리가 들렸다"며 "한참 자위를 즐기던 그는 우리를 향해 명령하듯,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야 너희들이 여기 좀 만져줘'"라고 덧붙였다. 최영미 시인은 "당시 자신과 함께 다른 젊은 여성 시인이 그 자리에 있었음에도 아무도 '괴물 선생'을 말리지 않았다"며 "꿈 많은 문학소녀에게 문단과 문학인에 대한 불신과 배반감을 안겨준 원로 시인은 그 뒤 승승장구 온갖 권력과 명예를 누리고 있다"라고 일갈했다.
극단 미인 김수희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미투 운동에 동참했다. 그는 십여 년 전, 이윤택 연출가가 자신을 성추행한 사실에 대해 밝혔다. 김수희 대표는 "그는 연습 중이든 휴식 중이든 꼭 여자 단원에게 안마를 시켰다. 그게 본인의 기를 푸는 방법이라고 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작업을 이어나갈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예상대로 안마를 시켰다. 얼마쯤 지났을까 그가 갑자기 바지를 내렸다. 그리고 자기 성기 가까이 내 손을 가져가더니 성기 주변을 주무르라고 했다. 내 손을 잡고 팬티 아래 성기 주변을 문질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수희 대표는 해당 게시글에서 선배 연출가의 실명을 밝히지 않았으나, 당시 지방 공연했던 연극이 <오구>였던 점과 "지방 공연을 마치고 밀양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언급해 가해자가 이윤택 연출가라는 점을 암시했다.
또한 자신을 2003~2010년 연희단거리패에서 활동한 단원이라고 밝힌 김지현 씨는 자신의 SNS을 통해 "많은 분들이 증언해 주신 것처럼 황토방이라는 곳에서 여자단원들은 밤마다 돌아가며 안마를 했었고 저도 함께였다"라며 "그 수위는 점점 심해졌고 급기야 혼자 안마를 할 때 전 성폭행을 당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2005년 임신을 한 뒤 조용히 낙태를 했다. 낙태 사실을 아신 선생님께선 제게 200만 원인가를 건네며 미안하단 말씀을 하셨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얼마간은 절 건드리지 않으셨지만 그 사건이 점점 잊힐 때쯤 선생님께서 또다시 절 성폭행하기 시작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윤택 연출가는 "성추행 논란에 대해 피해자분들에게 사과한다. 앞으로 법적으로 조사를 받고 결과에 따라 벌이 필요하다면 받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피해를 입은 당사자분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 정말 부끄럽고 참담하다. 제 죄에 대해서 법적 책임을 포함해 그 어떤 벌도 달게 받겠다. 다시 한 번 피해 당사자분들께 사죄드린다"라며 허리를 숙였다. 하지만 이윤택 연출가는 성추행은 인정하지만, 성폭행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성추행은 맞지만 성폭행은 아니다. 폭력적이고 물리적인 방법으로 성폭행하지 않았다. 서로 생각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행위는 있었지만 성폭행은 아니었다. 진위 여부는 법적 절차가 진행된다면 성실히 수사에 임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연희단거리패에서 활동하고 있는 배우 오동식은 자신의 SNS에 "나는 나의 스승을 고발한다. 그리고 선배를 공격하고 동료를 배신하고 후배들에게 등을 돌린다"라는 말로 시작하는 장문의 게시글을 올렸다. 그는 "이윤택은 사과문을 만들기 시작했다. 마치 노래 가사를 만들 듯이 시를 쓰듯이 말이다. 그리고 낙태에 관한 의견이 나왔다. 이때 극단 대표는 낙태에 대해 인정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낙태 역시 사실이었고 그 사실을 선배들이 공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날 저녁 사과문을 완성한 이윤택 선생님은 우리에게 혹은 저에게 기자회견 리허설을 하자고 했다"라고 주장했다. 그의 게시글에 따르면 이윤택 연출가와 극단 대표는 기자회견에 대비해 얼굴 표정까지 맞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이윤택 연출가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16명의 피해자는 서울중앙지검에 이윤택 연출가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 변호인 101명으로 구성된 '이윤택 사건 피해자 공동 변호인단'은 "문화계와 우리 사회 곳곳에서 발생하는 성폭력과 인권침해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설 것"이라며 "어렵게 용기를 내 형사고소를 한 피해자들과 미투 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수많은 피해자들을 위해 언론은 물론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이들에게 신상정보 유출이나 명예훼손, 추측성 기사나 SNS 등을 이용한 사생활 침해 등 또 다른 2차 피해를 가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 달라"라고 당부했다.
배우 조민기가 공식적으로 청주대학교 교수직을 박탈당했다. 청주대는 2018년 2월 28일부로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연극학과 조민기 교수가 면직 처리됐다고 밝혔다. 2017년 10월 국민신문고에 처음으로 성추행 사실이 폭로되었을 때, 조민기는 "명백한 루머"라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엄중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배우 송하늘은 자신의 SNS를 통해 "조민기 교수가 억울하다며 내놓은 공식 입장을 듣고 분노를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라며 "저는 격려와 추행도 구분하지 못하는 바보가 아니다. 저와 제 친구들, 그리고 선후배들이 당했던 일은 명백한 성추행"이라며 글을 쓰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는 "2013년 입학 때부터 선배들은 '조민기 교수를 조심하라'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성추행이 공공연했으나, 배우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 교수는 절대적인 권력이었고 큰 벽이었기에 항의하거나 고발하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 교수는 예술대학 캠퍼스 근처에 오피스텔을 가지고 있었다. 일주일에 몇 번씩 청주에 수업하러 오는 날 밤이면 오피스텔로 여학생들을 불렀다"라며 "한 번은 친구와 저, 단둘이 오피스텔에 불려가 술을 마시고는 여기서 자고 가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남자친구와 함께 오피스텔로 불려갔을 때 남자친구가 취해 잠든 틈을 타 조민기가 성적인 질문을 농담 식으로 쏟아내고 가슴을 만지는 등 추행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이 일들뿐만 아니라 입에 담지 못하는 일들과 제가 직접 겪은 일이 아니라 다 적지 못하는 일들도 수없이 많다"라며 "저 이전의 수많은 선배들과 이후의 수많은 후배들이 꾹꾹 참아왔다"며 "더 이상 연기 못 하게 될까 봐, 잘못 찍히면 다시는 이 세계에 발붙이지 못할까 봐 두려워서"라고 그동안 침묵한 배경을 설명했다.
청주대 연극학과 졸업생이라는 B씨는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연극·뮤지컬 갤러리 게시판에 "여학생 혼자 (조민기의) 오피스텔에 두지 말 것, 여학생 호출 시 남학생 필히 대동해서 갈 것, 남학생은 그곳에서 술 취하지 말 것 등의 조민기 교수 매뉴얼이 있었다"라며 "우리는 암묵적 동의하에 그것을 실천에 옮겼다"라고 고백했다. 또한 이 사태를 방관했던 자신을 반성하며 글을 썼다는 C씨는 "조민기 교수와 쫑파티를 할 때는 암묵적인 룰이 있었는데, 교수가 오피스텔에 부르면 다 같이 취하더라도 다 같이 들어갔다가 교수를 재우고 나올 것. 저녁에 교수가 전화하면 받지 않거나 다른 동기 또는 남자 선배들에게 전화해 오피스텔에 같이 가는 것이었다"라며 "이것은 힘없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식이었다"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배우 최일화는 조금 다른 경우다. 자신의 성추행을 자진해서 고백한 것이다. 그는 소속사 DBS엔터테인먼트를 통해 "한국배우협회 이사장으로서 이번 미투 운동에 많은 배우가 연계되어 있는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라며 "저 또한 배우의 한 사람으로 성추행 사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당시에 그것이 잘못인지도 몰랐던, 가볍게 생각했던, 저의 무지와 인식을 통렬히 반성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저로 인해 상처받으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장직, 출연 예정인 작품, 세종대 지도 교수직 등을 내려놓겠다고 사과했다. 또한 "앞으로 자숙과 반성의 시간을 갖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최일화의 입장문을 읽은 네티즌들은 최일화의 행동이 '꼼수'라며 "직접 고백하면 죄의 무게가 덜어진다고 생각하느냐"고 비난했다. 미투 운동이 확산되면서 자신의 과거 성추행 사실이 폭로될까 두려워 선제 대응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결국 최일화의 자진고백도 네티즌들의 역풍을 막을 수는 없었다.
한편 최일화의 자진고백 이후 "성추행이 아닌 성폭행을 당했다"라는 폭로가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25년 전 최일화와 같은 극단에서 활동했다는 연극배우 D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최일화가 마치 가벼운 성추행이었던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분노를 참을 수 없다"며 "명백한 성폭행이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25년 전에는 성폭행 당한 여성에게 '처신을 어떻게 했기에'라는 꼬리표가 붙는 시절이었다"라며 "최일화가 또 나를 끌고 가기에 소리를 질렀다. 그때 주먹으로 얼굴을 가격 당해 기절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현재 유방암 투병 중이라는 D씨는 "24살의 딸이 있어 이 같은 고백을 결심하게 됐다"라며 "죽기 전 최일화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직접 받고 싶다"고 전했다. 또한 "최일화는 성추행이 전부가 아니다. 극단 신시에서 있을 때, 나를 성폭행 하고 강제로 여관에 끌고 가려고 했다"며 "내가 저항하자 안면을 폭행했고, 나는 길가에서 쓰려졌다. 이후 나는 극단을 나와 은둔 생활을 하며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살았다"라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일각에서는 미투 운동이 모든 남성을 '잠재적 성범죄자'로 취급한다고 말한다. 최근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가 발표한 '미투 운동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투 운동을 비판하는 의견 가운데 '미투 운동 때문에 남성 혹은 특정 집단 전체가 문제 있다'라고 인식될 수 있다는 질문에 여성의 27.4%, 남성의 45.7%가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여성과 남성의 분열과 반목을 조장한다'라는 주장에서도 여성(18%)보다 남성(27.3%)이 더 동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정 인물에 대한 무차별적 신상 공개가 문제가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투 운동이 인터넷 커뮤니티나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만큼 개인의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반면 미투 운동을 적극 지지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폭로를 고발한 이들의 용기 있는 행동을 격려해주고 싶다'라고 응답한 여성은 78.4%, 남성은 68%로 나타났으며, 배우 김태리와 신소율을 비롯한 유명인사들도 미투 운동을 지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폐지를 주장하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성범죄를 저지른 것이 명백한 가해자에게 법이 유리하게 적용되는 것은 말이 되지 않으며, 이는 피해자를 협박하는 도구로 악용될 수 있어 피해자의 고발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러한 논란은 국회로 번질 것으로 보인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6년 '사실적시 명예훼손 폐지 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이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에 금태섭 의원은 "법무부와 법원이 폐지에 부정적이고, 자유한국당 소속 법사위원들도 반대한다"라며 "앞으로 법안 통과를 위해 야당 의원들을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투 운동은 남성과 여성을 나눠 대립 구도를 만들자는 것이 아니다. 지위와 권력을 이용한 형태의 성범죄를 공론화하고 잘못된 성 인식을 바로잡자는 취지다. 처음 법조계에서 시작된 우리나라의 미투 운동은 문화예술계와 방송계, 증권가, 언론사까지 번져나가고 있다. 일말의 죄의식도, 문제의식도 없이 힘과 권력을 이용해 성범죄를 일삼아 온 이들의 모든 행적이 낱낱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 사회에서 여성들은 각종 성범죄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학창시절 어린 학생들을 상대로 성적인 발언을 서슴없이 했던 남교사나, 격려 차원이라며 불쾌한 신체 접촉을 했던 직장 상사들의 추악한 행태는 일상처럼 만연해 있다. 물론 남성들도 성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그렇지만 물리적인 힘의 차이 때문에 성범죄 피해자의 대부분이 여성인 것이 현실이다.
이제 피해자들은 더 이상 숨지 않는다. 이들은 미투 운동에 참여해 그동안 마음속에서만 외쳤던 도움을 사회에 요청한다. 수년 동안 자신을 괴롭혔던 고통 속에서 헤어 나올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신호이자 앞으로는 그와 같은 고통을 겪는 이들이 없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미투 운동이 본질을 잊지 않고 피해자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며 건강하게 이루어진다면, 법적인 처벌이 필요한 명백한 범죄행위를 밝혀낼 수 있을 것이다.
미투 운동이 한창인 가운데 우리 사회에 더 이상 새로운 성범죄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성추행 및 성폭행은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고 유린하는 행위라는 인식이 널리 알리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또한 피해자의 의견에 공감하고 지지하는 성숙한 문화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욱 다양한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