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바로 Z세대
어느 시대건 10대들의 문화는 독특하고 재미있는 연구대상으로 여겨져 왔다. 과거 베이비부머, X세대, Y세대, 밀레니얼 세대를 거쳐 최근의 Z세대까지. ‘10대들의 문화’라는 카테고리가 생겨날 정도로, 요즘의 10대들은 어른들은 전혀 알 수 없는 자신들만의 세계를 구축해가고 있다. 도무지 뜻을 알 수 없는 은어부터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온라인 문화까지. 어른들의 눈에는 낯설기만 한 10대들의 문화를 소개해본다.
시대를 막론하고 10대들이 쓰는 언어는 유행어처럼 번지며 각종 신조어들을 탄생시켰다. 특히 2017년을 강타한 급식체의 등장은 그야말로 뜨거운 이슈였다. 급식체란 급식을 먹는 학생들을 뜻하는 급식충과 언어체의 합성어이다. 대표적인 급식체로는 ‘오지다, 지리다, 하드캐리, 레알’ 등이 있으며, 이외에도 ‘인정? 어 인정’. ‘~하는 각’ 등의 문장들도 급식체로 불리며 눈길을 끌었다. 암호 같은 급식체를 이해하기 위해 어른들을 대상으로 한 ‘급식체 특강’ 콘텐츠가 곳곳에서 제작되기도 하는 등, 10대 문화를 대표하는 요소로 자리 잡았다.
아이돌들에 관심이 많은 10대 들을 주축으로 형성된 문화이다. 홈마스터라는 뜻을 가진 홈마는, 연예인의 고퀄리티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하며 자신에 홈페이지에 올리는 사람들을 뜻한다. 대부분 아이돌을 대상으로 활동하는 홈마들이 많으며, 인기가 많은 멤버는 최대 수십 명의 홈마가 있기도 하다. 음악방송부터 공항, 예능 프로, 콘서트 등 아이돌들이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SNS를 통해 사진을 공유하며, 인기가 많은 홈마들의 팔로워 수는 무려 50만을 육박하기도 한다.
과거 친구의 안 좋은 몰래 이야기를 할 때 쓰이던 말이 ‘뒷담화’라면, 요즘에는 대놓고 이야기한다는 뜻에서 ‘앞담화’라고 이야기 한다. 특히 다양한 SNS가 생겨난 요즘, 온라인 채팅을 통해 앞담화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여러 명이 단체로 온라인 채팅방을 만들어 한 명의 친구를 초대한 뒤, 좋지 않은 이야기를 퍼붓는 형식이다. 특히 카톡방을 나가도 반복해서 초대하며 괴롭히는 것이 온라인 채팅 앞담화의 특징. 스마트폰 사용이 당연시된 요즘 10대들에게서 볼 수 있는 괴롭힘 문화, 사이버불링이라고 할 수 있다.
각종 콘서트들의 예매 시기가 가까워지면 수면 위로 떠오르는 단어들이 있다. 바로 ‘피가 튀는 전쟁 같은 티켓팅’이라는 뜻의 피켓팅. 콘서트를 포함한 열차표, 전시회, 경기 등 각종 예매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표를 얻기 힘든 상황에서 자주 사용된다. 좌석을 선택할 때 잔여좌석을 의미하는 ‘포도알’, 취소표를 대상으로 하는 또 한 번의 티켓팅인 ‘취켓팅’과 함께 쓰이기도 한다.
요즘 10대들은 그 어떤 세대들보다 스마트폰과 밀접한 생활을 하고 있다. 특히 시각적인 자료가 풍부한 영상 콘텐츠는 10대 문화에 있어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되었다. 그 중에서도 한 명의 크리에이터가 콘텐츠를 제작하는 개인방송은 10대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사랑 속에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게임부터 시작해 뷰티, 드라마, 일상, 음악 등 자신들의 취향에 맞는 크리에이터를 직접 선택해 구독하는 것이 특징. 과거 “너 어제 그 TV 프로 봤어?”라는 대사가 “너 어제 업로드 된 새 영상 봤어?”로 바뀌게 된 것이다.
더 이상의 빵셔틀은 존재하지 않는다. 매점에서 빵을 사 먹는 것이 낙이었던 10대들의 관심이,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으로 넘어감에 따라 새로운 셔틀이 등장하게 된 것. 대부분의 10대들은 적정선의 데이터를 사용하게 되면 인터넷 접속이 불가한 요금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피해 학생의 핫스팟을 켜 데이터를 모조리 사용하는 형식이다. 즉 데이터 셔틀이란 약자인 학생이 강자인 학생에게 데이터를 상납하게 되는 것을 뜻한다. 새로운 학교 폭력의 형태로 떠오르고 있는 데이터 셔틀.
10대들 사이에서 ‘가성비 놀이공간’으로 손꼽히는 코인 노래방. 과거 한 시간에 5,000~10,000원 정도를 내야 즐길 수 있었던 노래방을, 한 곡당 500원 정도 되는 가격에 즐길 수 있게 됨에 따라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곳이다. 학원가기 전, 집에 가기 전 등 짤막한 시간 틈을 이용해 저렴하게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것이 장점. 그러나 일부 10대 청소년들의 탈선 장소로 변질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대표적인 메신저 어플로는 카톡이 있다. 그러나 10대 사이에서 카톡 만큼 많이 사용 되는 것이 바로 페이스북 메시지. 내가 알고 있는 인맥에 한해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카톡에 비해, 아는 사이가 아니더라도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페북 메시지는 10대들의 새로운 대세로 굳건히 자리 잡았다. 카톡처럼 단체 채팅방을 만들거나 사진 및 영상을 전송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장점. 특히 수줍음이 많은 학생들은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고백을 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한다.
10대들 사이에서 연예인만큼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 바로 SNS스타이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에서 주로 만날 수 있는 SNS 스타는, 주로 뛰어난 외모를 가지고 있거나 유머러스한 콘텐츠를 만들며 인기를 끈다. 특히 인기가 좋은 SNS 스타는 연예인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행사하며 새로운 인플루언서로 자리 잡고 있다. 그들을 동경의 눈으로 바라보며 직접 SNS스타가 되고 싶어 하는 10대들도 꽤 존재한다고.
성인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화장은 이제 10대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문화가 되었다. 붉은기가 도는 립밤과 얼굴이 하얘지는 로션만이 청소년 화장의 전부였던 시절은 이제 지났다. 어른들 못지않은 화장 지식과 스킬을 갖춘 10대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 특히 용돈으로 화장품을 구매하는 10대를 공략해, 저렴한 가격의 화장품들이 곳곳에서 출시되고 있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접근성이 쉽고 가격대가 저렴한 편의점 화장품이 인기라고. 3,000~5,000원대로 화장품을 구매 할 수 있는 편의점은, 10대들의 새로운 화장품 구매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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