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사도 계속 잃어버리는 물건 10
워낙 물건을 잘 잃어버리는 성격인 걸까? 사실, 물건을 그렇게 자주 잃어버리는 사람이 아닌 경우에도 한 번쯤은 분실해 본 물건들이 있다. 건망증 때문이 아니다. 그저 누구나 잃어버릴 법한 물건이기 때문이다. 무슨 얘기냐고? 우산, 실핀, 지우개 얘기다. 오히려 이 물건을 한 번도 잃어버려본 적 없는 사람들을 찾는 게 힘들지 않을까. 매번 잃어버리지 않겠다 다짐하며 사도 결국 잃어버리고 마는 물건들, 10가지를 골라보았다.
한 번 사면 10~20개나 들어 있는 실핀 세트가 수중에 들어오는데도, 왜 자꾸 실핀이 모자란 걸까? 아마 정해진 곳에 실핀을 두는 게 아니라 근처의 테이블이나 손이 가는 공간 아무 데나 내팽개치기 때문 아닐까. 하긴, 그 얇고 작은 물건을 항상 신경 써서 정리해두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실핀은 그리 비싸지도 않아서 잃어버려도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 물건 중 하나니까.
머리끈 역시 쉽게 잃어버리는 물건 중 하나다. 특히 아무런 장식이 없는 얇은 검은색 머리끈이라면 더더욱. 하도 잃어버려서 머리를 묶지 않는 날에도 항상 팔뚝에 머리끈을 끼워두고 다니는 이들도 적지 않다. 머리끈에 큰 꽃장식이라든지 캐릭터가 달린 제품이라면 모르겠지만, 기본 머리끈 역시 그리 비싸지 않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잃어버리지 않으려 애쓰지도 않는다.
휴대용 접이식 빗을 사람들이 잘 잃어버리지 않았다면 아마 그 빗을 만드는 공장은 진작에 문을 닫지 않았을까? 휴대용 접이식 빗을 사는 사람 중 80%는 아마 빗을 잃어버려서 다시 사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만큼 크기가 작고 또 밖에서 자주 꺼내 쓰기 때문에 빗은 잃어버리기가 쉬운 것. 그렇다고 큰 브러시 빗을 들고 다닐 수도 없으니, 어쩔 수 없이 분실-재구매의 루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아이템 중 하나다.
휴대용 거울은 당연히, 작다. 그리고 작은 것은 잃어버리기 쉽다. 또 휴대용 거울 역시 밖에서 자주 꺼내 쓰는 물건이기 때문에, 꺼내서 썼다가 다시 파우치나 가방에 넣어두지 않고 카페 테이블이나 화장실 세면대에 올려놓은 채 두고 나오기에 십상인 아이템. 하도 자주 잃어버려서 휴대용 거울에 큰돈을 쓰는 게 아깝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다.
외출할 때 이어폰이 필수인 이들, 적지 않다. 약속 장소로 가는 동안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창밖 풍경을 보는 일은 무척 즐거우니까. 하지만 이유도 모르게 항상 정해진 주머니에 있던 이어폰이 사라진 순간을 우리는 모두 한 번 이상 겪어봤을 것이다. 카페에서 테이블 위에 올려둔 뒤에 놓고 온 건지, 오다가 주머니에서 빠져나간 건지 모를 일이지만 급하게 편의점에서 저렴한 이어폰을 사본 경험, 우리는 모두 갖고 있다.
비 오는 날만 손에 들고 다니는 물건이기 때문에 잃어버리기 쉬운 우산. 버스나 지하철에 놓고 내리고, 학교나 사무실에 두고 와서 급하게 편의점에서 구매한 일회용 비닐우산이 집에 여러 개인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하도 잃어버려서 비싼 우산은 애초에 사지 않는 이들도 있다. 우산을 워낙 잘 잃어버리는 사람이라면 장우산보단 3단 접이식 우산을 추천한다. 버스나 지하철에 타자마자 일단 접어서 커버나 비닐을 씌운 뒤 가방에 넣어두면 잃어버릴 확률이 낮아지니까.
립밤은 입술이 건조해졌을 때마다 수시로 바르는 게 좋기 때문에 손이 잘 닿는 곳에 두는 게 좋다. 그래서 그런지 립밤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가 쉽게 흘려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립밤은 가볍고 크기가 작기 때문에 주머니에서 잘 빠져나가기도 하고, 잃어버려도 빠르게 알아채기 힘든 아이템이다. 립밤을 정말 끝까지 다 써서 새로 사 본 적,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리모컨은 왜 항상 바로 그 자리에 없을까? TV를 보려고 리모컨을 찾기 시작한 순간, 리모컨은 그 어디에도 없다. 평소 잘 두는 곳, 있을 만한 곳을 모두 뒤져보아도 잘 보이지 않는 리모컨. 어떨 땐 소파 구석에서 모서리만 빼꼼 내밀고 있고, 또 다른 때에는 거실 테이블 밑에 내팽개쳐 있기도 하다. 한번 눈에 보이지 않으면 쉽게 손에 잡히지 않는 리모컨의 미스터리를 겪어보지 아니한 이 있을까.
항상 쓰고 나서 필통에 넣어두는 것 같은데 어느 날 필요해 필통을 뒤져보니 없다. 지우개 말이다. 지우개는 탄성이 있기 때문에 잘 굴러가고, 잘 튕겨져 나가고, 또 잘 떨어진다. 학교에서 집중해 필기를 하다가 한 번 쓰고 옆에 둔 지우개는 내가 모르는 새에 책상 바닥을 굴러다니는 경우가 다반사. 그렇다고 큰 지우개를 사자니 실용성이 떨어지고. 지우개를 몇 번이고 잃어버리는 건 필연인 걸까.
지갑 곳곳에 끼워두는 카페 쿠폰. 매일매일 도장을 찍는 카페의 쿠폰이 아니라면 그 쿠폰은 금방 내 손을 떠날 것이라 생각해도 무방하다. 분명히 쿠폰을 받았던 기억은 있는데, 지갑 여기저기를 뒤져봐도 쿠폰이 없다면 그냥 쿨하게 단념하고 새 쿠폰을 받자. 다른 카드를 꺼내 쓸 때 함께 떨어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발급받아 지갑에 고이 넣어두었던 쿠폰 역시 잃어버리기 쉬운 물건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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