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져나올 수 없는 한정판 스니커즈의 매력
같은 물건이라도 사람들은 각자 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신발도 마찬가지다. 누구에게는 보행을 위해 필요한 것 정도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또 다른 누구에게는 소중한 보물일 수도 있다. 특히 한정판으로 출시되는 아이템은 구하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시간이 흐르면서 그 가치가 더 올라가기 때문에 스니커즈 마니아들은 한정판 스니커즈에 열광한다. 그리고 그렇게 힘들게 구한 한정판 제품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렇게 흐뭇하고 뿌듯할 수가 없다. 지금까지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을 설레게 했던 한정판 스니커즈를 둘러보자.
나이키가 급성장하기 시작했던 1980년대, 그 인기의 정점을 찍은 것이 바로 에어 맥스였다. 에어 조던 시리즈와 함께 나이키를 대표하는 디자인으로 출시된 지 3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수많은 버전으로 소비자들을 만나왔다. 특히 일본의 스니커즈 전문점인 아트모스와 함께 협업해 만든 시리즈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데 사파리, 바이오 테크, 제이드에 이어 코끼리, 애니멀 팩 2.0 등 독특한 패턴이 매력적인 디자인을 엿볼 수 있다.
나이키의 에어 조던이야말로 스니커즈 역사에 있어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라인이다. 에어 조던 그 자체가 브랜드가 됐을 만큼 히스토리와 수많은 에피소드를 갖고 있으며 다양한 아이템으로 점차 그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에어 조던 Ⅰ 시리즈 중 하이 스트랩은 한정판을 출시한 적이 거의 없었는데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가 1993년 발매한 3집 앨범 표지 이미지로 디자인한 SOLE TO SOLE를 아주 소량만 출시했다. 게다가 한정된 매장에서만 판매했기 때문에 그 희소성의 가치는 더욱 올라갔다.
힙합의 전성기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힙합의 장르를 여러 방면으로 발전시킨 그룹, 런 디엠씨가 슈퍼스타를 즐겨 신으면서 그 인기는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슈퍼스타는 농구화로 시작했지만 런 디엠씨 덕분에 스트리트 패션을 대표하는 신발로 자리 잡았다. ‘마이 아디다스’라는 제목의 홍보곡도 불렀는데 이 곡의 인기 또한 대단했고 아디다스는 이 곡이 발매된 지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에디션 디자인을 선보였다. 앨범이 발매됐던 1986년을 기념하기 위해 1986켤레만 출시했고 끈 끝의 포인트, 금장식 등 디테일이 돋보이는 디자인이다.
아디다스와 패션 디자이너 제레미 스캇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 협업해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그중에서도 JS 윙즈와 JS 베어 에디션 스니커즈가 유명하다. 아디다스의 ObyO 컬렉션은 최고의 디자이너들만 참여할 수 있는데 제레미 스캇이 이 컬렉션에 함께하면서 여러 디자인을 선보였다. 2010년에 출시된 JS 윙즈 레인보우 에디션은 마치 게임 속 신발처럼 날개가 달려 있다. JS 베어의 테디베어 에디션은 마치 곰 인형이 신발에 들어가 있는 듯한 모습이다. 곰 인형 버전이 큰 인기를 끌면서 차례로 동물 시리즈가 출시되기도 했다.
아디다스에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신발이나 스페셜 한정판 등 레어템만을 판매하는 콘셉트 매장이 있는데 런던의 No6과 베를린에 있는 No74가 바로 그곳이다. 베를린에 있는 No74가 새롭게 문을 열면서 이를 기념하기 위해 스탠 스미스 빈티지 모델의 한정판을 출시했다. 특히 이 스니커즈는 전 세계 통틀어 딱 150켤레만 만들어졌으며 오직 런던의 No6과 베를린에 있는 No74에서만 판매됐다.
마이클 조던이 몇 초를 남기고 점프슛에 성공해 팀을 결승으로 이끈 대회는 매우 유명하다. 그때 조던은 컨버스의 프로 레더를 신고 있었다. 조던이 보여준 환상적인 점프슛의 30주년을 맞이해 제작된 이 에디션은 한정판 기념 팩으로 원목으로 만들어진 전용 케이스 안에 신발을 비롯해 조던의 싸인, 유니폼까지 들어 있다. 딱 30개 한정팩으로 만들어졌는데 조던이 가져간 7개 박스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온라인 경매를 통해서 팔렸다.
농구는 신장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심장으로 하는 것이라는 명언을 남긴 앨런 아이버슨은 농구선수로는 다소 작았지만 공격적인 플레이로 NBA를 장악했다. 1996년 당시 신인이었던 앨런 아이버슨은 리복과 계약을 맺게 됐고 이후 앨런 아이버슨의 시그니처 신발이라고 할 수 있는 퀘스천 모델을 다양한 버전으로 출시했다. 특히 언디핏은 앨런 아이버슨과 리복의 10주년 만남을 기념하면서 탄생한 디자인이다.
영화 심슨가족, 더 무비의 개봉을 기념하기 위해 특별히 디자인된 반스의 심슨 가족 에디션은 12명의 유명 예술가와 협업해서 진행됐다. 스태쉬, 토드 제임스, 개리 팬터, 타카 하야시 등 예술계에서 알아주는 아티스트들은 자신만의 창의력과 개성을 더해 눈을 뗄 수 없는 12개의 디자인을 완성했는데 마음 같아선 각기 다른 디자인을 모두 소장하고 싶지만 각 디자인 별로 100켤레씩 극소량으로 만들어졌고 미국 내 10개의 매장에서만 판매되다 보니 한 켤레 구입하기도 하늘의 별 따기였다고 한다.
1987년 정식 데뷔한 미국의 힙합 그룹 퍼블릭 에너미는 그룹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음악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이념이나 정치적 의견 등을 음악을 통해 표현하면서 독보적인 스타일의 음악 세계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반스와 여러 번 협업해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였던 슈프림과 함께 퍼블릭 에너미의 로고를 신발에 함께 디자인하는 버전을 선보였다. 신발과 함께 티셔츠, 후드, 비니도 선보이면서 퍼블릭 에너미 스페셜 팩으로 판매했다.
혁신적이면서도 창의적인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는 뉴발란스 역시 여러 아티스트나 부티크 매장 등과 협업하면서 여러 차례 한정판 모델을 출시했다. 그중에서도 세상에 딱 한 켤레만 있는 모델이 있다. 미국의 유명한 스니커즈 전문 매장인 크룩트 텅즈와 의류 레이블인 하우스 33이 함께해 탄생한 M576은 이태리산 프리미엄 풀 그레인 가죽을 이용했고 각 브랜드의 이름 약자를 새겨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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