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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 Feb 20. 2020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로 남은 일본의 실종 사건

일본 미스테리 실종사건


실종이라는 단어는 보거나 듣기만 해도 가슴을 철렁하게 만든다. 실종자를 찾지 못해 남겨진 가족이나 지인들의 고통과 아픔은 감히 짐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긴 시간을 막연하게 기다리기만 해야 하는 그 심정을 어떻게 말로 다할 수 있을까? 특히 아무런 단서를 남기지 않은 채 갑자기 증발하듯 사라지는 미스터리한 실종 사건인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일본에서도 아직까지 이유나 단서를 찾지 못한 채 미제로 남은 미스터리한 사건들이 있다. 가슴 아픈 사람들의 사연을 들어보자. 

사카이데현 버섯 채집 여아 행방불명 사건


쇼와 천황의 탄생 기념일 행사가 있었던 날은 마침 녹색의 날(우리나라와 비슷한 식목일, 2007년부터 5월 4일로 변경됨)이었다. 녹색의 날은 자연과 가까이하며 그 은혜에 감사하고 여유 있는 마음을 갖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날로 다양한 자연 체험학습이 열린다. 사카이데현에서 열린 버섯 채집 이벤트에 당시 다섯 살이던 오오니시 유키는 가족들과 함께 참가했다. 집합 시간 20분 전 조금 더 따온다며 다른 쪽으로 장소를 옮겼는데 시간이 돼도 오지 않자 가족과 참가자들은 숲속 구석구석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린 유키를 찾지 못했고 다음 날 경찰을 포함해 3천여 명의 수색대와 경찰견이 투입됐다. 그러던 중 경찰견이 이동하다가 갑자기 한 장소에 멈춰서 움직이지 않았다고 한다. 아무런 성과 없이 다음 날 경찰견 4마리가 더 투입됐는데 전날 그 장소에서 그대로 모두 움직이지 않은 채 서로를 쳐다보고 있었다고 한다. 유키가 하늘로 사라지지 않은 이상 도중에 냄새가 끊긴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을뿐더러 20여 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제한된 공간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단서나 증거를 발견하지 못해 미제 실종사건으로 종결되었다.

네팔 일본 여대생 행방불명 사건


당시 대학생이던 29살의 미나미노 사요코의 꿈은 세계 일주였다. 열심히 아르바이트해서 모은 돈으로 드디어 세계 일주에 나섰다. 1989년 4월 일본에서 출발해 동남아시아, 중국, 러시아, 중동, 아프리카, 인도를 돌고 1990년 3월 말 네팔에 입국했다. 그녀는 여행 내내 가족에게 매주 자신의 안부와 여행하는 지역, 앞으로의 계획, 여행지 사진 등을 편지로 보냈는데 4월 3일에 한 달간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쪽으로 트래킹을 간다는 편지를 마지막으로 소식이 끊겼다. 편지가 오지 않자 가족은 불안했고 일본 정부의 도움을 받아 네팔 현지 경찰과 함께 그녀의 마지막을 추적했다. 마지막 편지의 발신지였던 카트만두에서 약 200km 떨어진 곳인 오래된 호텔에서 그녀가 묵은 사실이 밝혀지고 그곳을 찾았으나 소지품과 옷, 가방 모두 그대로 있고 그녀만 사라졌다. 실종된 후 아무런 단서를 찾지 못한 채 약 4개월의 시간이 흘렀는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그토록 찾아 헤매던 미나미노 사요코였는데 울면서 괴롭다, 분하다는 말만 남긴 채 끊어버렸고 전화는 두 번 다시 걸려오지 않았다. 네팔은 치안이 매우 취약한 나라로 아마 인신매매를 목적으로 납치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만 남아 있다.

신주쿠 디스코 살인 사건


이 사건은 실종자가 가해자인 사건으로 1982년 일어났다. 당시 14살이던 두 소녀는 밤새 신주쿠 내 디스코 카페를 다니며 놀고 있었는데 한 남자가 다 같이 드라이브를 하자며 접근했다. 3명이 함께 탑승한 차는 치바현 방면으로 향했다. 차에서 잠시 눈 좀 붙이자는 말에 정차했고 잠깐 잠들었던 한 친구는 남자가 산책하자는 말에 일어난다. 그런데 옆에 친구가 없었다. 좀 의아했지만 그 남자를 따라나섰고 남자는 갑자기 돌변해 뒤에서 공격해 가격하고 목을 졸랐다. 바닥에 떨어지며 옆을 보니 잔인하게 살인된 친구의 시체가 있었고 소녀는 그대로 기절하고 만다. 다행히 소녀는 생명에 지장은 없었고 가해자의 얼굴과 차종을 정확히 기억했지만 아직까지도 그의 행적은 묘연하다.

치바시 여자 중학생 실종 사건


1991년 10월 당시 13살이었던 중학교 1학년 여학생 사쿠마 나나와 친구 3명은 시험이 끝난 기념으로 함께 놀다가 편의점으로 음식을 사러 가기로 했다. 편의점까지는 약 4km 떨어져 있고 자전거로 이 길을 다녀오던 도중 청소년 생활 지도원 복장을 한 40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남성이 16세 미만의 청소년이 밖을 돌아다니는 것은 위법이라며 사쿠마 나나를 대표로 지목해 잠깐 얘기를 하자고 했다. 나머지 친구들에게는 돌아가 있으라는 말만 하고 그녀를 골목 쪽으로 데려갔는데 그것이 그녀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시간이 한참 지나도 돌아오지 않자 친구들은 부모님께 얘기하고 결국 경찰서에 신고했지만 그날, 그곳에서는 청소년 생활 지도원 근무가 없었다는 충격적인 답변을 들었다. 소녀와 두 남자를 목격한 증언이 여럿 있었지만 결국 아직까지 찾지 못했다. 

미에현 여자 고등학생 실종 사건


1997년 미에현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던 키타야마 유우코는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친구네 집으로 향했다. 가던 도중 친구에게 공중전화로 약 10분 후 도착한다는 전화를 했지만 10분 후 그녀는 나타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도 친구가 나타나지 않자 그녀의 부모님에게 연락을 했고 아무리 찾아봐도 흔적이 없어 결국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며칠 뒤 다른 친구가 유우코의 삐삐에 자신의 집 전화번호를 남겼는데 처음에는 아무 말 없는 전화가 걸려오더니 이윽고 어떤 남자가 다시 전화를 했다. 친구의 행방에 대해 묻자 자신은 모른다며 돈을 빌려준 담보로 삐삐를 받은 것이라고만 했다. 며칠 후 삐삐를 돌려줄 테니 가져가라는 남자의 말에 친구는 유우코의 가족과 함께 약속 장소에 갔지만 그녀의 삐삐만 남아 있었다. 이틀 후 그 남자에게서 삐삐를 잘 돌려받았냐는 연락이 왔고 미리 역추적 기능을 심어 둔 경찰의 빠른 조치 때문에 그 남자의 신원과 행방을 찾을 수 있었다. 다년간 부녀자 폭행과 강도를 일삼아 감옥에 있다가 갓 출소한 전과자로 그의 차 안에 있던 사전은 유우코의 것이었고 여성용 스카프도 발견되었지만 증거 불충분과 모른다, 상관없다고 일관되게 얘기해 결국 풀려나고 말았다.

히로시마 일가족 실종 사건


남편과 아내, 어머니 그리고 딸 이렇게 넷이서 단란한 가정이었다. 사건이 일어난 것은 아내의 회사에서 중국으로 여행을 가기로 한 바로 전날이었다. 다 같이 모이는 시간이 돼도 나타나지 않자 회사 동료는 이를 이상하게 여겨 집을 찾아갔지만 아무런 인기척을 느낄 수 없었고 아내의 친척에게 연락을 한다. 연락을 받은 친척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수색을 시작했다. 방 안의 전등은 다 켜져 있었고 전자레인지 안에는 음식이 있었다. 현관문은 닫힌 채 뒷문은 열려 있는 상태였으며 핸드폰도 모두 집 안에 있었다. 사라진 물건도 돈도 없었다. 사라진 것은 잠옷과 슬리퍼를 신은 가족들과 자동차뿐이었다. 평소에도 화목한 가정이었고 원흉 관계나 빚 문제도 없었던 가정이라 사건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렇게 1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후 가뭄으로 인해 근처 댐 수위가 낮아지면서 정체 모를 차 한 대가 뒤집혀 있는 것이 발견됐다. 탑승자 모두 안전벨트를 한 채 죽어있었고 차 키도 그대로 꽂혀 있었다. 경찰에서는 이 사건을 고부 관계 갈등에 의한 자살이라고 판결했지만 정황상 맞지 않는 부분이 한두 개가 아닌 채로 그날의 진실은 영원히 묻히고 말았다.

결혼 3주 앞둔 마스야마 히토미 실종 사건


1994년 퇴근 후 집으로 오던 당시 27살 마스야마 히토미가 사라졌다. 3주 후 결혼식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주변의 안타까움을 더했던 사건인데 단순히 실종이라고 보기에는 여러 가지 석연치 않은 점들이 많았다. 먼저 실종되기 전 그녀의 집으로 정체 모를 사람이 그냥 끊어버리는 전화를 계속 걸었다. 알고 보니 그 전화는 약혼자의 전 여자친구인 것으로 밝혀졌다. 실종 당일에도 회사로 그녀를 찾는 전화가 걸려왔고 마치 시간 약속을 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는 동료들의 증언이 있었다. 그 전화를 받고 나간 히토미는 사라졌지만 그녀의 차는 회사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발견되었는데 차 내부에는 결혼반지까지 그대로 있을 정도로 사라진 것이 없었다. 그리고 차 표면에는 못난이, 바보라는 단어가 날카롭게 새겨져 있었다. 실종 직후 발견된 그녀의 수첩에서는 약혼남이 바람을 피운 것을 알았지만 그는 모른다고 발뺌을 했고 그저 믿을 수밖에 없다는 내용의 글이 확인됐다. 전 여자친구가 원한에 의해 시도한 범죄라는 가설이 제일 강했으나 알리바이가 있어서 수사 선상에서는 제외됐으며 그 이후로 어떤 증거나 단서도 발견되지 않아 지금까지 미해결 사건으로 남아 있다.

미에현 어린 소녀 실종 사건


1991년 당시 8세였던 카모마에 유키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부모님과 두 언니와 함께 살고 있었는데 아빠는 공장에서 밤에 일을 하기 때문에 보통 낮에는 잠을 잔다. 때문에 유키는 하교 후 친구들과 함께 놀다 들어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날은 친구들이 놀자는 말을 다 거절하고 약 2시경 집에 들어왔다. 30분 후 엄마가 전화를 걸어 유키와 통화를 했고 3시 30분경 유키의 둘째 언니가 집에 왔을 때는 잠을 자고 있는 아빠와 아직 따뜻한 코코아만 남았을 뿐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유키가 사라진 것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아 했는데 가족이 다 모였는데도 돌아오지 않자 저녁 8시에 경찰에 신고한다. 그 후 몇몇 제보만 있었을 뿐 유키를 찾지는 못했고 가족들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편지 기괴한 한 통이 도착한다. 여러 의견이 분분했지만 ‘한 야쿠자가 자신에게 복종하는 여자(매춘부)를 시켜 유키를 납치했고 러시아 어딘가로 팔려나가 3년째 혹독한 추위 속에 살고 있다. 누군가 이 사실을 알고 범인을 지켜보고 있다’는 내용으로 압축해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역시 사건의 실마리를 푸는 데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유키가 실종된 지 12년이 흘렀을 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는데 초반 사건 조사 시 알려진 집 앞 흰색 승용차의 의문의 남자와 매우 흡사한 인상착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화는 그대로 끊겨버렸고 다시는 걸려오지 않았으며 유키 역시 찾을 수 없었다.

도쿠시마현 4세 남아 실종 사건


1989년 친척 집에 놀러 간 마츠오카 신야가 갑자기 사라졌다. 어린 동생을 먼저 집 안으로 들여보내기 위해 아빠가 잠깐 등을 돌린 시간은 딱 40초다. 불과 40초라는 시간 동안 신야는 그대로 사라져버렸다. 어린아이가 뛰어가도 40초면 충분히 보일 수 있는 시간, 누가 데리고 갔다고 해도 기척이 있거나 충분히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아빠는 경찰에 바로 신고했지만 경찰은 아이를 찾지 못하고 결국 실종으로 남겨졌다. 4살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집 주소와 전화번호, 가족 이름을 또박또박 말할 줄 알았고 사라진 곳이 현관 바로 앞이었으며 외부인의 출입이 거의 없는 한적한 농촌이라는 점에서 신야의 실종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한때는 아빠가 범인이라는 말도 안 되는 설이 나돌기도 했다. 부모는 여러 가지 방법을 총동원해 아이를 찾아다녔고 여러 제보를 받기도 했지만 아직까지도 아이의 행방을 알 수가 없다고 한다.

후쿠시마현 7살 여아 실종 사건


1991년 7월의 여름날 당시 7살이던 이시이 마이가 사라졌다. 그 당시 마이의 집에는 부모님과 조부모님, 아빠의 조카와 그의 남자친구, 그리고 엄마 친구의 딸 2명, 마이와 마이의 남자형제 이렇게 모여 있었다. 밤 10시경 아빠의 조카는 본집으로 돌아간 상태, 조부모님은 외출 중, 아빠는 자는 중이었다. 엄마는 잠든 마이와 친구의 딸 2명에게 이불을 덮어준 후 나왔다. 이때 화장실 쪽에서 문소리가 들렸고 창밖으로 조카의 남자친구가 나가는 모습을 봤다고 한다. 1층에서 목욕을 하던 사이 다시 문이 닫히는 소리와 계단을 오르는 소리를 들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고 한다. 새벽 2시경 조부모님이 돌아왔을 때 현관문은 열려 있었고 조카의 남자친구가 없음을 확인 후 아빠에게 그 사실을 알렸다. 그리고 새벽 5시 30분경 엄마의 친구 딸 2명이 같이 자고 있던 마이가 없어짐을 알렸고 부모는 신고를 했다. 경찰은 먼저 집 안을 수색했는데 가족과 함께 있던 사람들의 지문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지문도 찾지 못했으며 여러모로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인 엄마와 사건 당일 집을 비운 조카의 남자친구를 용의 선상에 올렸다. 하지만 조카의 남자친구에게는 알리바이가 있었고 엄마는 물증 부족으로 수사에서 제외되었다. 유력한 용의자는 있지만 용의자에게 알리바이가 있어 결국은 일본의 3대 미해결 어린이 실종 사건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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