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마다 인생샷이라는 전국의 예쁜 마을
무미건조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것은 여행만 한 게 없다. 새로운 곳으로의 여행도 좋고 이미 익숙해서 편안한 품에 안기는 듯한 곳으로의 여행도 좋다. 어떤 여행이든지 부족한 무언가를 채워주는 것만은 확실하다. 그런 여행의 순간을 오랫동안 기억해두기 위해서 우리는 사진을 찍는다. 나름대로 인생샷이라는 것을 찍어서 SNS에도 공유하고 싶고 아름다웠던 그 시간 속에 내가 존재했음을 사진으로도 꼭 기록하고 싶다. 하지만 원하는 만큼의 사진이 잘 나오지 않는다면 확실한 인생샷이 보장되는 곳부터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까? 애써 구도를 잡거나 힘들게 사진 스팟을 찾으러 다니지 않아도 동네 자체가 모두 베스트 포토존이 되는 곳, 사계절 내내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사진 찍기 좋은 마을 10곳을 방문해보자.
비탈길을 따라 형형색색 아름다운 컬러로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는 부산의 감천 문화마을은 부산 여행에서 빼놓지 말아야 할 코스 중 하나다. 작은 골목길 사이사이로 볼거리도 풍부하며 작가들이 마을에 입주해 직접 공방을 운영하기 때문에 다양한 체험 시간도 가질 수도 있다. 6∙25 피난민들의 치열한 삶이 고스란히 남아 있던 이 골목길은 도시 재생 사업과 마을 미술 프로젝트를 통해 감천마을만의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주변 지역이 발전하면서 미나리가 많이 나던 개울은 콘크리트로 덮인 채 외면되었다. 인적도 드물어 골목의 분위기는 점점 어두워지고 쓰레기와 악취로 넘쳐났다. 이런 골목에 도심재생사업이 시작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오래된 담장, 골목, 전봇대와 창문 등 보이는 곳 어디라면 아기자기한 벽화가 그려졌다. 주민들과 대학생들이 함께 그린 벽화로 4개의 테마로 이루어졌다. 다른 곳과는 달리 트릭아트 주제로 꾸며놓은 곳도 많아 인기가 좋다.
군위의 한밤마을에는 벽화가 있는 것도 아니고 예술가들이 모여 사는 그런 곳도 아니다. 그저 조용하고 평화로운 시골 마을이다. 그런데 이곳이 아름다운 이유는 제주에서 볼 법한 돌담길을 마을 여기저기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월의 흔적을 보여주는 듯 돌담 사이사이를 이끼들이 채우고 그 주변을 호박 넝쿨과 이름 모를 들꽃들이 둘러싸고 있다. 돌담이 이어지는 곳에 색이 바랜 대문이 있고 또 그렇게 돌담은 다른 골목길로 이어진다. 따뜻하고 푸근한 시골 감성에 고즈넉한 느낌까지 담고 싶을 때 방문하면 좋다.
부산에서 가장 큰 섬이자 낚시 스팟이 많은 곳으로도 유명한 가덕도는 부산의 둘레길인 갈매길이 지나는 곳이다. 이곳의 부속 섬인 눌차도 정거마을에는 부산의 바다를 품은 알록달록한 동화 벽화 마을이 펼쳐진다. 소박하면서도 정겨운 골목길 사이사이에서 크고 작은 미술 작품과 다양한 벽화를 감상할 수 있다. 워낙 조용한 어촌 마을이라 시간의 흐름을 잊고 싶을 때 가볍게 방문하면 좋다.
동해의 대표적인 항구 마을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 바로 묵호 등대가 있는 마을이다. 등대는 마을 정상에서 묵묵히 묵호항을 비추고 있는데 이 등대를 만나기 위해서는 구불구불한 길을 꽤 올라가야 한다. 비탈진 골목길을 오를 때 양옆으로 벽화가 이어지는데 단순히 예쁜 그림을 그려 놓은 것이 아니라 묵호항을 터전 삼아 이곳에서 오랜 시간 살아온 사람들의 인생 스토리를 담았다. 가는 곳곳에서 소박한 벽화를 배경으로 사진 찍어도 좋지만 정상에 오르면 묵호 등대와 함께 선물 같은 풍경을 만나볼 수 있다.
부산의 산토리니라고 불리는 이곳은 영화 변호인,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범죄와의 전쟁 등 다양한 작품의 배경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길을 걸으면서 한쪽으로 펼쳐진 넓은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걷다 보면 해안길과 산길로 이어진 절영해안 산책로도 만날 수 있어 소박한 동네 정취부터 시작해 숲과 바다까지 두루두루 구경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그리고 그만큼 여러 테마를 배경으로 다양한 사진을 연출할 수 있다.
마을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구석구석 살펴볼 곳이 많은 곳이다. 버스 정류장에서 조금 걸어 마을 입구로 걷다 보면 나무판자에 새긴 이정표가 먼저 반겨준다. 이곳은 원래 축산 농가가 많은 지역이었지만 우유 파동으로 인해 하나 둘 떠나기 시작했다. 그곳을 채운 것이 바로 예술가들이었다. 다양한 아이템을 갖고 예술 활동을 하는 아티스트들 덕분에 마을은 자연스럽게 예술 마을로 변해갔다. 아날로그 감성과 새로움이 더해져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해 사진 찍기에 최적의 장소일 듯싶다.
산 중턱에 위치한 쁘띠 프랑스는 규모는 작지만 프랑스풍으로 지어진 건물마다 모두 갤러리로 이루어져 볼거리와 체험 거리가 많아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광장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작지만 분수대도 있고 거리 곳곳을 잘 꾸며 놓아 사진 찍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쁘띠 프랑스 안에는 펜션과 같은 숙소 시설도 마련되어 있는데 이 뒤쪽으로 올라가면 나비공원이 나온다. 이곳에서는 전망을 담을 수 있는 포토존으로 청평 호수와 함께 쁘띠 프랑스 마을 일부를 한눈에 만끽할 수 있다.
전국 곳곳에 유명한 벽화마을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1세대 벽화마을로 꼽히는 곳이 바로 통영의 동피랑 마을이다. 이 산동네 마을은 철거 직전까지 갔다가 2007년 한 시민단체가 전국 벽화 공모전을 개최함으로써 전국의 많은 아티스트와 미술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마을에 벽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떠오르는 명소가 되었고 철거 계획은 무산되었다. 특히 이곳의 벽화는 2년마다 새롭게 그려져 갈 적마다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여수의 트래킹 코스에 고소동 마을이 빠지면 서운하다. 언덕에 있다 보니 바다와 돌산대교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마을이다. 그리고 동네 곳곳에 벽화를 그려 넣어 구경하는 재미를 더했다. 이곳에서는 예쁜 천사 날개의 벽화를 자주 볼 수 있는데 진남관부터 여수해양공원에 이르는 길이가 1004m라서 천사벽화골목이라는 콘셉트를 갖고 있다. 날개 사이에 서서 하늘을 나는 듯한 포즈를 취하는 것도 잊지 말자.
저작권자 ⓒ 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