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격하다고 소문난 싱가포르 벌금 제도, 어떻게 하면 피할 수 있을까?
클린 국가로 정평이 나 있는 싱가포르는 비싼 물가에도 불구하고 여행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싱가포르의 치안과 청결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에서 여행을 갔다 온 자라면 이구동성으로 인정한다. 그러나 세계 최고 수준의 치안과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서 강력한 법이 때론 필요한 법. ‘벌금 공화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경범죄도 매우 엄하게 다스려 사소하게 넘어가다가는 그야말로 벌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눈감아 주는 사소한 죄도 싱가포르에서는 부담스러운 벌금으로 돌아올 수 있으니, 미리 싱가포르의 벌금 제도에 대해 숙지하고 가는 것이 좋다. 싱가포르에서 벌금 폭탄을 맞을 수 있는 행위 10가지를 알아봤다.
지난 2009년 환경부가 비둘기를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했다. 그러나 여전히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들이 종종 있어 ‘닭둘기’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거대해진 채, 우리와 함께 신호등에 반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싱가포르도 마찬가지다. 비둘기의 개체 수가 끊임없이 증가하면서 골머리를 썩자,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를 불법을 정했다. 이를 어길 시 500$(SGD) 이하의 벌금, 우리나라 돈으로 약 40만 원을 부과한다. 비둘기의 배설물을 통해 질병이 사람에게 전염될 수도 있기에 비둘기가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먹이를 주는 행위는 최대한 자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공장소에서 껌을 씹다 적발되면 1,000$(SGD), 우리나라 돈으로 약 80만 원에 달하는 벌금이 부과된다. 싱가포르에서는 슈퍼마켓에서 껌 판매 자체가 금지되어 있다. 과거에는 껌의 반입조차 금지되어 있었으나, 2004년 ‘껌 금지법’이 일부 개정되어 금연용과 치과 치료 보조용 껌은 판매되고 있으며 신분증을 제시하고 이름을 기록해야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과거보다 현재는 법 규정이 완화되어 싱가포르를 여행자들이 껌 한 통 정도 챙겨 와도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자동차 운행 시 휴대전화 사용은 음주운전보다 위험하다고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자동차가 정지 중일 때, 각종 피해 신고 시, 안전장치를 이용하는 경우 등을 제외하고, 운전 중 휴대폰 사용이 적발되면 범칙금 6만 원과 벌점 15점이 부과된다. 싱가포르는 이보다 훨씬 강력한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이 적발될 시 1,000$(SGD), 우리나라 돈으로 약 80만 원 정도의 벌금을 내야 한다. 단, 차량 내 별도 휴대폰 송, 수신기 있을 경우는 제외된다.
싱가포르는 공공장소에서 상대방과의 신체 접촉에 대한 사건에 대해 엄격하게 법 집행을 하고 있다. 거리가 혼잡하여 실수로 신체 접촉이 발생한 경우 간단한 영어로 미안하다는 의사표시를 하여, 소송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여행객이 술집이나 바에서 신체적 접촉을 시도하여 성추행 신고를 당한 사례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달리, 피고가 음주한 상태면 경찰 조사 과정에서 매우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다. 싱가포르는 성추행으로 2년 이하의 징역, 10,000$(SGD) 즉, 약 800만 원 이하의 벌금, 혹은 태형에 처할 수 있다.
싱가포르는 다른 법도 마찬가지지만 담배와 관련된 법이 굉장히 엄격한 편이다. 특히 싱가포르는 2018년 2월 1일 자로 전자담배와 물담배, 씹는 담배 등 담배 유사제품을 구매하거나 소지, 사용하는 행위를 완전히 금지했다. 담배 유사제품을 수입, 판매, 유통하다 적발될 경우, 처음이라도 최장 6개월의 징역 또는 최고 10,000$(SGD) 즉, 약 8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고, 두 번 적발되면 최장 1년의 징역 또는 최고 20,000$(SGD), 약 16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담배 유사제품을 소지, 구입, 사용하다 적발되면 최고 2,000$(SGD), 약 160만 원 이하의 벌금 폭탄을 맞을 수 있으니, 싱가포르 여행에선 담배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거리가 매우 깨끗하기로 소문난 싱가포르는 도시 곳곳에 쓰레기통이 비치되어 있다. 이와 더불어 벌금도 매우 센 편이다. 쓰레기를 길에 버리다 적발되면 300$(SGD)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2회째 적발되면 벌금은 2배로 높아진다. 그러나 이를 특별히 단속하는 경찰은 거의 없다고 한다. 특히 싱가포르는 분리수거를 거의 하지 않는다고 한다. 곳곳에 비치된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넣기만 하면 되니, 어렵지 않게 벌금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싱가포르에서는 자전거도 아무 데서나 타다가는 눈물의 벌금을 낼 수 있다. 싱가포르의 길거리에서 종종 발견할 수 있는 교통표지판 중에는 자전거 통행금지 표지판도 있다. 자전거 통행금지 구역에서 자전거를 타다 적발되면 벌금 1,000$(SGD), 우리나라 돈으로 약 80만 원을 내야 한다.
우리나라 지하철에서는 종종 무언가를 먹는 사람을 발견할 수 있다. 냄새가 별로 나지 않는 음식은 괜찮지만, 햄버거나 김밥 같은 음식물은 불쾌하기도 하다. 이를 규제하는 법안은 우리나라에 없지만, 싱가포르 지하철에서는 어떤 음식물과 음료도 섭취할 수 없도록 법에 지정돼있다. 지하철 내에서 음식을 먹으면 벌금 500$(SGD), 우리나라 돈으로 약 40만 원을 내야 한다. 특히 호불호가 갈리는 과일 두리안은 독특한 냄새 덕분에 섭취는 물로 들고 타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음주가무에 관대한 우리나라와 달리, 싱가포르는 저녁 10시 30분부터 아침 7시까지 야외나 실내를 막론하고 공공이 접근할 수 있는 모든 공공장소에서 술을 마실 수 없다. 공원, 도로, 공공 아파트의 주민 공동 공간 등이 공공장소에 포함된다. 또한 별도로 지정된 ‘주류 통제 지역(Liquor Control Zones, LCZ)’에서는 주말과 공휴일에도 술을 마시지 못한다. 다행히, 집과 같은 사적인 장소에서는 이러한 제한이 없으며, 레스토랑, 커피숍과 같은 곳에서는 허가증에 규정된 시간 범위 내에서 술을 마실 수 있다. 이 법을 위반할 경우, 1,000$(SGD), 우리나라 돈으로 약 8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반복해서 위반할 경우에는2,000$(SGD) 이하의 벌금 또는 3개월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집에서 옷을 벗고 있다고 해서 제재하는 경우가 없지만 벌금 공화국답게 싱가포르는 상의만 벗고 있어도 최대 160만 원대 벌금을 낼 수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집안에서 상의를 탈의한 채 돌아다니다가 잘못하면 경찰에 체포될 수도 있다. 아무리 사적인 공간이라 할지라도 창문이나 발코니를 통해 벗은 모습이 들키면 외부인이 당황하며 불쾌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는 2,000$(SGD) 이하의 벌금형 또는 3개월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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