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지로 주목 받는 울산 파헤치기
보통 울산 하면 여행지로 생각하기보다는 경상도의 공업 도시, 대기업의 자동차 공장과 중공업 시설이 모여 있는 곳이라는 인식이 크다. 하지만 막상 울산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가 볼만한 곳이 꽤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경남 지역을 여행할 때 곁다리로 들렸던 울산이라면 이제부터는 그 인식 자체가 변하게 될 것이다. 바다의 낭만은 물론이거니와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두루두루 갖추고 있는 곳, 울산이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울산에서 꼭 가봐야 할 명소 10곳을 미리 알아보자.
자연과 하늘, 사람을 잇는 영남 알프스의 한 곳인 간월재는 억새 군락지로 유명하다. 물론 이곳을 가기 위해서는 ‘등산’이 필수다. 처음에는 완만하게 시작했다가 점차 가파른 곡선 길이 나타나 오르는데 힘이 들긴 하지만 막상 눈앞에 하늘과 맞닿은 억새 평원이 펼쳐지면 그간의 고생은 전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바람에 은빛 물결이 출렁이고 이렇게 또 자연이 만들어낸 위대한 풍경을 바라보며 여행의 묘미를 알게 된다.
서울 대학로에 마로니에 공원이 있듯이 울산의 울산체육공원 내에도 마로니에 길이 있다. 키가 큰 마로니에 나무가 자라고 있어 이런 이름이 붙었는데 산책로가 매우 잘 조성되어 있다. 특히 시즌이 되면 이 마로니에 길에 그동안 모아두었던 낙엽을 싹 쏟아 부어 낭만의 길을 조성하여 지역 주민을 비롯해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넝쿨이 올라온 나무 사이에 놓인 벤치들은 베스트 포토 존으로 인생샷을 남겨볼 수 있다.
여의도 공원 면적보다 약 2.3배 정도 더 넓은 태화강 대공원은 울산을 대표하는 공원 중 하나다. 울산을 가로지르는 태화강의 주변에 만들어진 이곳은 사계절 서로 다른 매력을 보여주기 때문에 어느 계절에나 찾아도 아름답다. 도심 속에 이렇게 큰 녹지 공원이 잘 조성되어 있는 것이 놀라울 정도로 각종 꽃들이 군락을 이루는 생태습지를 비롯해, 푸르름이 살아 있는 십리대숲, 광장, 야외공연장 등 시민들을 위한 시설이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다.
주요 무형 문화재 최기영 대목장이 도편수로, 서울시 무형 문화재 양용호 선생이 단청을, 해인사와 조계사 현판을 쓴 서예가 송천 정하건 선생이 현판을 써 한국 전통의 누각 형식으로 완공된 함월루는 달을 품은 누각이라는 낭만적인 이름을 갖고 있다. 울산에서 야경을 보기 좋은 장소로 잘 알려져 있는데 낮에 방문하면 둘레길을 걸으며 산책을 하기도 좋고 뒤쪽으로 펼쳐진 드넓은 잔디밭과 소나무를 감상하는 것도 좋다. 앞이 탁 트여 일출과 일몰 모두 예쁘게 볼 수 있어 이곳에서 12월 31일 제야와 해돋이 행사를 하고 있다.
울산에서 특색 있는 테마 마을을 찾는다면 장생포 고래문화마을을 추천한다. 예전에 고래잡이 마을로 유명했던 장생포 지역에 조성한 테마 마을로 고래 박물관과 고래생태체험관, 고래바다여행선 등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체험 요소들이 많이 있다. 실제 고래가 헤엄치는 듯한 느낌을 받는 5D 입체 영상관도 인기며 특히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장생포 옛 마을은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볼거리를,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더듬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울산 여행의 필수 코스로 꼽히는 간절곶은 동해안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는 곳으로 매년 많은 사람들이 해돋이를 보기 위해 이곳을 찾고 있다. 간절곶 해변에서 어디든지 멋있는 뷰 포인트가 되고 포토존이 되지만 하얀 등대와 푸른 바다가 극명한 컬러 대비를 이루며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어내는 곳이야말로 가장 인기가 좋다. 해변 공원으로 만들어진 소망길은 바다 내음과 동시에 소나무의 짙은 향을 맡으며 걸을 수 있고 엽서에 소망을 담아 적어 거대한 5m 높이의 소망 우체통에 넣으면 해당 주소지로 실제 배달해준다.
바다가 보여주는 사계절 매력은 다채롭다. 특히 울산의 12경 중 하나로 알려진 주전 몽돌 해변은 동글동글한 까만 몽돌로 이루어져 있어 색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특히 이곳은 밤 풍경이 예쁘다고 소문난 곳이다. 근처 어촌과 포구에서 만들어내는 작은 불빛들과 바다가 어우러지면서 소박하면서도 따뜻한 감성을 만들어낸다. 근처에 있는 주전 봉수대도 함께 둘러보면 좋다. 과거 조선에서는 군사 통신 시설로 사용했지만 현재는 울산의 탁 트인 바다 조망을 볼 수 있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울산대교가 만들어지면서 함께 개관한 울산대교 전망대는 울산대교를 비롯해 7대 명산, 3대 산업인 석유화학, 자동차 산업, 조선 산업 단지까지 모두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특히 다른 지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대규모 공업단지의 모습은 꽤나 독특한 느낌을 자아낸다. 전망대는 울산의 낮과 밤 모두를 관찰할 수 있는데 조금씩 달라지는 변화를 감상하기에 적당하다. 옥외와 실내 전망대로 이루어져 있으며 옥외에서는 바다 내음과 함께 감상을, 실내에서는 360도 유리로 된 창문을 통해 울산의 풍경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대왕암공원에는 기암괴석들과 평균 100여 년을 산 약 15,000여 그루의 해송이 조화를 이루며 기가 막힌 경관을 만들어내고 있다. 신라시대 문무대왕의 왕비가 죽어서도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고 해서 바위섬 아래에 묻혔다는 전설이 내려오면서 이런 이름이 생기게 됐다. 바위와 바위 사이를 이어주는 다리가 있기 때문에 보다 편리하게 관람할 수 있으며 가까이에서 특이하고 멋진 바위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감상할 수 있다.
슬도는 방어진항으로 몰아치는 해풍과 거친 파도를 막아주는 작은 바위 섬이다. 이곳의 파도 소리가 마치 거문고 소리와 비슷하다고 해서 거문고 슬(?) 자를 사용했다고 한다. 인위적으로 만든 섬이 아니다 보니 자연 방파제 역할을 착실하게 하고 있다. 그래서 물이 고이지 않고 자유롭게 왕래하기 때문에 물도 매우 맑은 편이다. 바다의 낭만과 함께 저물어가는 해를 보고 싶을 땐 바다 쪽을 향해 곳곳에 놓인 벤치를 사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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