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노을을 만끽할 수 있는 곳 10
어쩌다 고개를 돌려 무심코 바라본 노을, 그 광경에 넋을 잃고 한참을 쳐다보았던 기억은 누구나 한 쯤 있지 않을까? 늘 뜨고 지는 해지만 절대 같은 풍경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그러다 보니 붉은 노을이 서서히 물들기 시작할 때면 세상이 숨기고 있던 또 다른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길지 않은 시간, 그 마법과도 같은 찰나와의 시간에는 모든 것을 잠시 잊고 오로지 노을에만 집중하고 싶다. 세상 모든 곳을 온화하게 만드는 노을, 그중에서도 특히 노을이 아름다운 곳을 소개한다.
여수 여행의 필수 코스 중 하나인 여수 해상 케이블카는 반드시 노을이 질 무렵에 탑승해야 제대로 된 여행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생긴 해상 케이블카로 바다 위를 날면서 아래로 펼쳐진 여수의 진풍경과 함께 노을이 물들어 금빛 물결을 이루는 돌산대교 앞바다의 광경은 그야말로 낭만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을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잠시 기다렸다가 오색 빛으로 바뀌는 여수의 야경까지 감상하면 좋다.
서울 도심에서 마음 놓고 하늘을 편하게 바라볼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될까? 관광객으로 붐비는 유명 관광 명소에 비해 이곳 낙산 공원에서는 비교적 한적하게 그리고 자연과 함께하며 노을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혜화역 2번 출구로 나와 표지판을 따라 걷다 보면 낙산 공원의 시작을 알리는 언덕길을 마주하게 된다. 오르막길이 조금 버거울 수도 있지만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는 성곽을 따라 바람과 함께 걷다 보면 탁 트인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하나 둘 건물에 불이 들어오기 시작하고 해가 질 무렵, 올라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될 것이다.
서울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는 한강공원, 사실 한강공원 어느 곳에서 보든 노을은 골고루 한강을 비추며 따뜻한 감성을 만들어낸다. 뚝섬한강공원은 전체적인 뷰가 아름답고 웅장하다 못해 거대한 롯데 타워 뒤편으로 뉘엿뉘엿 저무는 해를 보면 그 모습이 이색적으로 다가온다. 노을뿐만 아니라 어스름이 시작될 때 청담대교의 조명과 올림픽대로의 수많은 자동차 불빛, 시내의 네온사인이 조화를 이루며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서울의 야경까지 선물한다.
부산에서 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여러 곳이 있겠지만 그중 상위권에 늘 랭크되는 곳이 바로 다대포 해수욕장이다. 해수욕장 너른 모래사장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가만히 바라보는 것도 좋지만 해수욕장 옆으로 해변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주변 경치도 아름답고 가볍게 걸으며 노을을 감상해도 좋다. 특히 나무 덱을 이용해 만든 생태 길은 노을과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리는 명소로 사진을 남기기도 좋다.
충남 태안에는 바닷길을 따라 걸을 수 있는 해변 코스가 매우 잘 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낙조를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명소로 운여 해변이 꼽힌다. 남쪽 끝에 소나무를 일렬로 가지런히 심은 방파제가 있는데 파도로 인해 한쪽 끝이 끊기면서 밀물 때가 되면 이 안쪽으로 물이 고이게 된다. 마치 호수와 같은 느낌으로 방파제와 소나무가 점차 지는 태양에 비치면서 물 위로 그림자가 더해져 최고의 노을 풍경을 만들어낸다. 푸른빛으로 변해가는 하늘까지 만나고 나면 그제서야 이곳 풍경 감상이 끝나게 된다.
산 위에서 만나는 노을은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해 질 무렵 정상에 있는 것은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백패킹이나 캠핑을 하지 않는 이상 힘들다. 하지만 태기산은 차량을 이용해 정상 가까이까지 오를 수 있으므로 드라이브 코스로 자주 애용되고 있다. 태기산은 주변에서 가장 높은 산이기 때문에 정상에서 탁 트인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특히 능선을 따라 줄지어 선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노을의 풍경을 더욱 이국적으로 만들어 준다.
정말 말 그대로 짠내 투어가 가능한 곳, 전남 신안군에 있는 증도 태평염전이다. 천일염의 고장으로 잘 알려져 있는 곳으로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단일염전이기도 하다. 소금 박물관, 소금 아이스크림 등 명물도 많지만 무엇보다 67개로 나누어진 사각형의 소금밭이 질서 정연하게 늘어져 있는 광경을 감상해야 한다. 우유니 소금사막까지는 아니더라도 마치 하늘을 비추는 거울과도 같은 느낌이며 특히 해가 질 때쯤 노을빛을 머금은 투명하고 선명한 염전은 더욱 아름답다.
제주의 모든 바다와는 쉽게 사랑에 빠질 수 있다. 그중에서도 함덕해수욕장은 한국의 몰디브라고 불릴 만큼 에메랄드빛 바닷물과 빼어난 주변 풍경으로 많은 관광객들의 마음을 훔치고 있다. 해변에서 야자수와 함께 지는 해를 감상해도 좋지만 바로 옆 서우봉에 올라 제주의 너른 바다를 한눈에 담아 감상해보는 것도 좋다. 붉게 타오르는 듯하다가도 이내 새벽 느낌의 푸른빛으로 변하는 찰나를 즐겨보자.
작은 포구지만 곳곳에 예쁜 카페들이 많아 연인들이 많이 찾는 청사포는 송정해수욕장과 달맞이 길 중간 즈음에 위치하고 있다. 푸른 동해의 바다부터 시작해 점차 그러데이션 되는 컬러의 향연은 매우 신비롭고 아름답다. 특히 방파제와 등대 사이로 해가 지는 풍경이 시간의 흐름을 잊게 한다. 포구에서 바라봐도 좋지만 다릿돌 전망대 끝에서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와 함께 일몰을 감상하면 또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기가 막힌 노을과 야경을 볼 수 있어 사진작가 사이에서 서울 근교 일몰 명소로 알려진 곳이다. 그래서 전망대 쪽에 오르면 해지는 풍경을 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촬영 준비를 하며 노을을 기다리고 있다. 타이밍이 좋아 구름이 해를 가리면 구름 사이로 빛이 새어 나와 서울 시내를 아름답게 비추는 풍경도 감상할 수 있다. 평소에는 빡빡하고 숨 막히던 서울 시내가 한 발짝 물러나서 바라보면 저렇게 아름다운 곳이었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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