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을 망치러 온 주범, 비염 증상과 예방법은?
아프지는 않지만 삶의 질을 망칠 정도의 귀찮고 성가신 질병을 꼽으라면, 단언컨대 비염이 있을 것이다. 비염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는 천지차이라 했었던가. 늘 일상 같은 콧물, 재채기, 코막힘 등 비염의 증상은 남의 눈에는 사소한 것일지 몰라도, 비염 환자들에겐 자신의 삶을 망치러 온 침묵의 파괴자로 느껴지기도 한다. 특히 봄에 알레르기 비염을 달고 다니는 사람들은 계절이 바뀌는 게 두렵기까지 하다. 비염 환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상황과 비염 치료약, 그리고 비염에 좋은 음식에 대해 알아봤다.
비염 환자들은 제대로 된 수면을 취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특히 봄철이면 꽃가루, 바람, 황사 먼지 등에 반응해 콧물, 재채기, 코막힘으로 밤을 지새우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수면을 방해하는 비염 증상 중 악명 높은 코막힘은 수면 중 호흡을 방해하기 때문에, 잠이 들었다가도 양쪽 코가 막히면 어쩔 수 없이 잠에서 깰 수밖에 없다. 잠을 못 자 피폐해진 몰골로 거울 앞에 마주 서는 일상은 비염 환자들에게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닐 것이다.
특히 비염 환자들은 따뜻한 국물 요리나 스트레스 확 풀리는 매운 떡볶이를 먹고 싶어도 본인도 모르게 주르륵 흐르는 콧물 때문에 잠시 망설이게 된다. 이는 미각성 비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음식물이 입천장의 신경을 자극해 코로 전달되면서 콧물이 과다 분비되는 것을 뜻한다. 미각성 비염 환자들은 뜨겁고 매운 음식에 반응해 물처럼 주르륵 콧물을 흘리다가도, 음식을 다 먹었을 때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콧물이 멈추는 증상을 가지고 있다. 닦아도, 닦아도 계속 나오는 콧물 탓에 데이트나 중요한 자리를 망쳤다고 자책하는 사람들도 많다.
봄에 많이 발생하는 알레르기 비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콧속으로 흡입된 이물질로 인한 계속된 재채기, 맑은 콧물이 흐르는 것을 꼽을 수 있다. 더불어 코 주위 가려움이나 두통 증상도 동반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알레르기 비염을 앓고 있는 학생이나 직장인들은 집중력 장애로 일상생활에 곤란을 겪게 되고, 일과 공부의 능률을 끌어올리기 힘들어한다. 알레르기 비염약에는 보통 졸음을 유발하는 항히스타민제가 사용되기 때문에 약을 먹어도 집중이 안 되는 건 마찬가지다.
밖을 나갈 때마다 꼭 휴지를 챙기게 하는 이 성가신 비염, 치료할 수 있는 뾰족한 방안이 있으면 좋겠지만, 알레르기 비염은 현대의학으로는 완치가 어려운 난치성 질환으로 분류되어 있다. 이처럼 완치가 어려운 비염은 증상의 심한 정도와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알레르기 비염을 앓는 환자 수가 무려 전체 인구의 10~20%에 이른다고 한다. 결국, 최선의 방법은 공기 중에 떠다니는 꽃가루나 집먼지진드기와 같이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원인 물질을 최대한 피하는 것이다.
하지만 증상이 심하거나 증상 때문에 못 참겠다면 마냥 피해 다니는 것보다 약을 사용하는 것도 비염을 완화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비염에 쓰이는 약의 종류는 다양한 편인데, 그중 가벼운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보일 때는 먹는 항히스타민제로 효과를 볼 수 있다. 졸음과 입 마름을 유발하는 1세대 항히스타민제보다 부작용이 덜한 2세대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항히스타민제는 증상이 나타난 뒤에 복용하는 것보다 알레르기의 원인 물질에 노출되는 기간 동안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또다른 비염약으로는 코막힘에 효과적이며 코에 정체되어있는 혈액을 제거해 준다는 뜻을 지닌 비충혈 제거제 스프레이가 있다. 하지만 여러 알레르기 증상 중 코막힘에만 효과가 있는 비충혈 제거제 스프레이는 너무 오래 사용하면 좋지 않다. 오래 사용할 시 오히려 약물성 비염 부작용이 생겨, 약을 사용할 때만 코가 뚫리는 듯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원래보다 코막힘이 더 심해지는 반동성 비충혈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연속으로는 5~7일 이하, 하루에 2~3회 이하로 사용기간과 횟수를 제한하는 것을 추천한다. 장기적으로는 다른 약으로 증상을 관리하는 게 좋다.
비염에 기본적으로 찬 음식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차가운 물이나 아이스크림 등은 최대한 자제하며 따뜻한 물을 자주 마셔주는 것이 좋다. 특히 알레르기 비염에 좋은 음식으로는 녹차, 미나리, 딸기 등이 있다. 녹차 성분 중 카테킨은 항균, 항알레르기 등의 효능이 있어 알레르기 비염 예방과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다. 비타민C가 풍부한 미나리는 칼륨도 많이 함유돼 있어, 체내 흡수된 중금속이나 미세먼지를 배출하는데 도움을 준다. 딸기는 면역력을 높이고, 호흡기 손상을 막아주는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함유돼 있다.
알레르기 비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음식으로는 우유와 같은 유제품과 과자, 아이스크림, 밀가루 음식, 튀김 등이 있다. 특히 매운 음식을 먹으면 막혀있던 코가 뚫리는 기분이 들지만, 열이 오르게 하여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또한, 보통 얼큰한 음식에는 식품첨가물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자제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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