챌린지, 어디까지 알고 있니?
인간의 도전 정신, 그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최근 SNS의 발달로 각양각색의 챌린지가 뜨고 있다. 챌린지(Challenge)의 사전적 정의는 사람의 능력기술을 시험하거나 경쟁시합을 제기하는 것이지만 최근에는 전 세계를 아우르는 사회적 이슈로 변모하는 중이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웃음을 주거나 약자를 위한 사회적 캠페인을 벌이는 반면에 본인은 물론 타인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위험천만한 도전들도 있다. 극과 극을 오가는 챌린지의 다양한 모습들을 소개한다.
챌린지의 대표주자 격으로 전 세계 사람들의 관심과 호응을 얻으며 오랜 시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루게릭병(근위축성 측색 경화증)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기부를 활성화하는 것이 목적으로, 미국의 한 투자회사 매니저 출신인 故 코리 그리핀이 자신의 친구를 돕기 위해 처음 기획했다. 참가자는 차가운 얼음물을 온몸에 뒤집어쓰는데, 이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후 다음 주자 세 명을 지목하는 방식이다. 지목을 당하면 24시간 안에 챌린지를 잇거나 미국루게릭협회에 100달러를 기부해야 한다.
넷플릭스 영화인 버드박스는 기묘한 존재와 눈이 마주치면 자살에 이르게 되는 세상에서 눈을 가린 채 모험하는 모녀의 이야기다. 영화를 본 사람들이 이를 본따 실제로 눈을 가리고 요리를 하거나 운전을 하는 등 위험한 행동들이 유행처럼 번져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유명 유튜버가 눈을 가리고 24시간 생활한 동영상은 4일 만에 조회수 200만을 넘겼으며, 미국 유타주의 17살 소녀는 눈을 가리고 운전을 하다 실제로 사고를 일으키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유튜브는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위험한 도전과 장난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일본어로 바보와 트위터의 합성어인 이 챌린지는 일반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절대로 하지 않을 바보같은 행동을 하고 인증한다. 지하철 선반 위를 철봉처럼 매달리거나 우산 대신 비를 쫄딱 맞는 등 바보스러운 모습이 유행했다가 최근에는 음식을 함부로 대하는 종업원들의 영상이 노출되며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판매용 어묵을 입에 넣었다 뱉거나 멀쩡한 횟감 생선을 쓰레기통에 버렸다 다시 사용하는 영상이 퍼지자 해당 업체의 주식이 폭락했고 영상을 찍은 종업원에 대해 사측이 법적대응에 나서는 등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인증샷과 해시태그를 이용한 간단한 방법으로 지구를 살리는 착한 챌린지도 있다. 해변, 길거리, 산, 공원 등 더러운 곳을 청소하고 '트래쉬태그(#Trashtag)라는 해시태그를 붙이며 전후사진을 인증하면 끝인 간단한 방법이다. 쓰레기를 치우고 난 후의 뿌듯함과 성취감이 느껴지는 잔뜩 멋 부린 포즈가 이 챌린지의 또 다른 매력. 한 아웃도어 업체가 환경운동의 일환으로 처음 시작한 이후 미국, 유럽, 아시아, 남미 등 전 세계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으며, SNS의 순기능으로 칭찬받으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만약 도로에서 지나치게 저속운행 하는 차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리고 그 운전자는 바깥에서 차를 따라 신나게 춤을 추고 있다면?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이 아찔한 상상은 전 세계 10대, 20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키키 챌린지다. 기어를 중립이나 드라이브에 두고 움직이는 차에서 내려 도로 위에서 춤을 추는 동영상을 SNS에 올린다. 이때 배경음악은 미국에서 활동하는 랩퍼 드레이크의 노래 'In My Feeling'을 틀어놓는 게 특징. 후렴구인 'kiki, do you love me?' (키키, 나를 사랑해?)에서 이름을 딴 이 챌린지는 위험한 사고들을 발생시키며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건강을 해칠 수 있는 무모한 챌린지는 여기 또 있다. 캡슐형 세탁세제인 '타이드팟(Tide Pods)'은 캔디처럼 보이는 컬러풀한 색감이 특징인데, 이를 입에 넣어 터트리는 것이 미국 10대 사이에 유행한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행동이기 때문에 제조사인 'P&G'는 유튜브와 페이스북에 해당 동영상을 모두 내려달라고 요청하고 대응 차원의 캠페인을 진행했다. 미국 풋볼스타인 롭 그론코우스키(Rob Gronkowski)가 나와 '타이드 팟을 먹는 것이 과연 좋은 생각인가요?'라는 질문에 'NO'를 외치는 영상이 인기를 끌었다.
먹방(먹는 방송)을 즐기고 대리만족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점차 기이한 형태의 먹방 챌린지가 등장하고 있다. 더 빨리, 더 많이, 더 색다른 것을 추구하는 자극적인 콘텐츠가 쏟아지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살아있는 산낙지를 통째로 먹는 '산낙지 챌린지'가 화제다. 꿈틀거리는 거대한 산낙지의 다리가 입 밖으로 나와 얼굴에 붙는 장면은 기괴할 정도. 산낙지, 문어 등 연체동물을 손질 없이 통째로 먹는 것은 질식의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주먹밥을 한 입에 빨리 삼키려던 유튜버가 질식사하기도 했다.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을 사용하고 이를 사진 찍어 SNS에 올린 뒤 다음 동참자 2명을 지목하는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가 생활 속에 퍼지고 있다. 세계자연기금(WWF)과 제주패스가 공동 기획해 만든 '더 이상 플라스틱 섬은 그만! (No more Plastic Islands)' 캠페인의 일환으로, 대표적인 예는 1회용 컵 대신 머그컵이나 휴대용 텀블러를 사용하는 것이다. 각종 관공서 및 연예인들의 참여가 줄을 잇고 있으며 일반 대중들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의 1인 기준 플라스틱 소비량은 세계 1위로 알려져 있다.
대한광복회 성북구지회에서 시작한 이 챌린지는 독립선언서 38개 문장을 한 문장씩 릴레이로 이어 쓰는 것이다. 48시간 내 필사한 종이를 들고 자신의 모습을 찍어 SNS에 인증한 후 다음 참가자 3명을 지목하면 된다. 3.1 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을 기념하고 애국선열의 희생을 기리며 독립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릴레이 방식 외에도 38개 문장 중 마음에 드는 문장을 골라 직접 손글씨로 쓴 후 인증하는 방법도 있다. 시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계각층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함께 게시하며 변화를 보여주는 다소 철학적인 챌린지도 있다. 현재의 사진에 해당 연도를 표시하고 그 옆에 10년 전의 사진을 올리면 된다. 페이스북이 이용자들의 10년 전 사진을 띄우고 “나이 든다는 것이 여러분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나요?”라고 던진 질문이 시초가 됐으며, 유명 인사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참여해 시간과 추억을 공유하고 있다. 개인의 외모 변화를 비교하던 것에서 비쩍 마른 북극곰과 10년 전의 우람하던 북극곰을 보여주는 등 점차 자연, 환경, 사물 등으로 대상이 다양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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