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성 부족한 아이를 위한 부모의 자세
아이를 키우다 보면 이것저것 걱정할 일이 투성이다. 특히 사회성이 부족할 경우에는 부모는 괜히 안쓰럽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다. 남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낯선 곳에 가면 늘 시무룩해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거나 부모의 뒤에 숨어 절대 나서질 않기 때문이다. 손톱을 물어뜯으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아이가 많이 지쳐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아이의 모든 것이 그러하지만 특히 사회성의 경우에는 강요한다고 절대 나아지지 않는다. 부모가 어떻게 교육을 하는지, 또 아이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아이의 공감능력이 달라질 수 있다. 사회성은 낯가림 없이 누구하고나 잘 어울린다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와 소통을 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아이가 원활한 소통을 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부모가 옆에서 지켜보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를 위해 부모가 꼭 가져야 할 자세를 알아보자.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는 자신이 원하는 바나 의견을 정확하게 말하지 못하고 얼버무리거나 돌려서 얘기하는 경우가 많다. 꾹 참고 있다가 갑자기 화를 내기도 하고 엉뚱하게 표현할 수도 있다. 자기표현 능력은 스스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본보기로부터 출발한다. 자신의 마음을 잘 알고 솔직하게 표현할 줄 아는 자기표현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서는 부모의 적절한 대응이 중요하다. 아이는 울든 떼를 쓰든 말로 하든 어떻게든 자신을 표현한다. 이때 부모가 그 표현에 대해 격려를 해주었는지 혹은 거부하거나 비난했는지에 따라 아이는 상대방의 반응과 의견을 배우게 된다. 때문에 부모는 아이가 하는 자기표현의 방법에 따라 적절한 대응을 해주어야 하며 말로만 감정을 표현하게 하기보다는 그림을 그려 풀어낼 수 있게 도와주는 것도 좋다.
문제 해결 능력과 그에 따른 책임감을 배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하도록 그대로 두는 것이다. 모든 일에 부모가 직접적으로 관여한다면 아이는 실패를 배우지 못한다. 살면서 실수를 하고 실패도 해보면서 좌절이라는 감정도 배우게 된다. 자신이 스스로 하지 않고 남의 도움을 받아 일을 해결하려고만 한다면 결국 남에 대한 의존도만 커질 뿐이고 이는 건강한 관계를 맺지 못하게 된다. 처음에는 서툴고 실수를 하더라도 또 속도가 느리더라도 아이가 혼자 할 수 있게 습관을 들인다면 마침내 혼자 해냈을 때의 성취감과 만족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해줄 수 있다.
부모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아이가 한 행동에 대해서 함께 공감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다그치는 것이다. 아이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그렇게 생각하니? 아 이렇게 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됐구나, 재미있다. 엄마(아빠)는 OO와 다르게 이런 방법도 생각해봤어’라는 식으로 말하면 아이는 자신의 의견을 존중받으면서 동시에 타인의 의견도 수렴할 수 있게 된다. 그 방법보다는 이게 옳다는 식으로 표현한다면 아이는 자신의 의견이 무시당한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아이의 감정 있는 그대로를 이해해주는 것이 좋다.
진심 어린 칭찬과 격려는 아이의 사회성은 물론 긍정적인 아이로 성장하는 데 매우 큰 도움을 준다. 대신 칭찬과 격려에도 방법이 있다. 어떤 일의 결과에 대해서 칭찬하는 것보다는 그 과정에 대해 칭찬을 해주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평소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는데 다 먹었을 때 ‘밥 다 먹었네, 아이고 잘했다’라고 하기보다는 ‘오늘은 밥도 앉아서 잘 먹고 반찬도 골고루 먹는 모습이 너무 예쁘더라’라는 식으로 과정과 아이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칭찬해주는 것이 좋다.
아이가 태어나서 가장 먼저 맺는 사회적 관계는 바로 부모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는 얘기가 있는 것처럼 부모의 생각과 감정, 태도는 아이에게 그대로 전해지는 경우가 많다. 직접적인 소통 기술이 부족한 어린아이일 때부터 부모의 말과 행동, 생활환경을 보고 배우기 때문에 항상 사실을 숨기거나 핑계를 대며 아이를 대한다면 결국 아이는 자기표현을 잘 못하면서 핑계를 대거나 자신의 속마음을 숨기려고만 할 수 있다. 그러니 아이에게 상처가 될까 봐 일부러 숨기기보다는 힘들 땐 힘들다고 솔직히 말하고 신경을 못 썼다면 신경을 못 써줬다고 솔직하게 얘기하며 좋은 믿음을 주는 부모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대신 솔직하게 말한다고 해서 한숨을 쉬거나 부정적인 말투는 삼가야 한다.
부모 혹은 형제자매와 맺는 관계만으로는 사회성 발달에 한계가 있다. 또한 혼자 잘 논다고 해서 그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 항상 머물고 있는 공간 외에도 다양한 장소에서 새로움을 느끼고 활동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다양한 상황을 마주하면서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폭넓게 경험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평소 낯가림이 심한 아이라도 새로운 장소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환경에 조금씩 시간을 두고 적응 기간을 가지면서 지속적으로 노출시켜주다 보면 처음에는 낯설어하더라도 점차 익숙해질 수 있다.
친구를 만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아이는 또래 집단 속에서 자연스러운 의사소통을 경험하게 된다. 집에서는 웬만하면 가능했던 것들이 또래 집단 안에서는 거부당할 수도 있고 그로 인해 좌절감을 경험할 수도 있다. 그리고 직접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가면서 책임감도 느끼고 타인의 감정과 생각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도 함께 길러진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만나는 것도 좋지만 하원 후 놀이터에서 다른 친구들을 어울리게 하거나 친한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하거나 등등 새로운 장소에서의 또래와 어울리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근 메사추세츠주 공과대학과 하버드, 펜실베이니아 대학 합동 연구팀에서는 부모와 아이의 대화가 많을수록 뇌의 생물학적 성장에 마치 마법과도 같은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4세~6세 사이의 아이가 부모와 의사소통을 충분히 한다면 아이는 의사소통 능력을 개발하고 향상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의사소통을 잘한다는 것은 관계 맺는 것에 어려워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건강한 관계를 유지해갈 수 있으며 이는 곧 사회성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이뿐만 아니라 부모 자신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친다. 부모가 늘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힘들어하며 부정적인 모습을 자주 보인다면 아이에게도 당연히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부모의 마음에 여유가 있고 긍정적인 사고로 가득 차 있어야만 아이에게도 긍정적인 자아상을 만들어줄 수 있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부모에게 의존하는 아이들은 부모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하며 부정적인 자아상이 만들어질 경우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하거나 타인의 시선을 늘 신경 쓰며 사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다.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에게서는 공감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수줍음이나 외향성, 내향성 등은 타고난다고 하지만 공감 능력은 학습에 의해 커질 수 있으니 부모의 노력이 필요하다. 타인과의 관계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공감 능력은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의견을 수렴하거나 거부할 줄도 아는 능력을 말한다. 그러니 아이의 말을 항상 귀 기울여 진심으로 듣고 같은 편이 되어 공감을 해준 후 다른 사람의 감정과 생각도 어떨지 물어보는 대화법을 쓰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책을 읽은 후 책 속 등장인물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볼 수 있게끔 질문을 해주는 것도 공감 능력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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