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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 Aug 19. 2020

남동생에게 사준 선물을 자기 동생한테 준 올케

저 때문에 싸운 동생네 부부, 너무 심란해요!

남동생에게 사준 선물을 자기 동생한테 준 올케, 참아야 하나요?

오빠의 아내, 혹은 남동생의 아내를 일컫는 단어 '올케'. 가족으로 엮이긴 했지만 촌수가 없다. 그만큼 가깝고도 멀게 느껴져 이 관계에 어려움을 표하는 사람들이 많다. 가까이 살지 않으면 딱히 왕래가 있을 일도 없을뿐더러 연락을 주고받아야 할 만큼 친밀해지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올케와 시누이의 관계는 복잡 미묘할 수밖에 없다. 서로 잘 알기 어려운 상태인 만큼 행동 하나하나가 쉽게 오해와 갈등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기 때문이다. 오늘 사연의 주인공 A씨도 올케와의 이슈로 곤란함을 겪고 있다. 갈등이 커져만 가는 남편과 올케 사이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도움을 요청한 A씨, 과연 무슨 일일까? 


A씨는 남동생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뭘 갖고 싶은지 슬쩍 물어봤다. A씨의 남동생은 게임기가 갖고 싶은데 아내가 반대해서 살 수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아내의 반대 이유는 돈을 아껴야 된다는 것. 올케가 소문난 '짠순이'라는 걸 알고 있었던 A씨는 자기가 게임기를 사주면 문제가 해결되는 것 아니냐며 기분 좋게 남동생에게 생일선물로 게임기를 사줬다. 남동생은 어린애처럼 들떠 기뻐했고, A씨는 뿌듯했으며 앞으로 닥칠 문제들에 대해서는 전혀 예상조차 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게 웬 날벼락? 집에서 쉬고 있던 A씨에게 올케가 전화를 걸어 다짜고짜 화를 쏟아냈다. "제 허락도 없이 게임기 왜 사주셨어요?" A씨는 황당했다. 내가 내 동생한테 게임기 사주는 데 올케 허락까지 받아야 하는 건가? 싶은 마음에 화가 나기까지 했다. A씨는 "생일이라 갖고 싶어 하길래 사준 거다."라고 침착하게 받아쳤지만 올케는 막무가내로 왜 자기한테 의논하지 않았냐, 그렇게 마음대로 사주는 게 어디 있냐며 소리를 질러댔다.


A씨는 솔직히 말해서, 기분이 나빴다. 생일에 게임기 사준 게 그렇게나 크게 잘못한 일인가? 그것도 내 동생인데? 싶어 곰곰이 생각해 봤지만, 생각할수록 기분만 더 나빠졌고 급기야는 점점 화가 났다. 기분 좋게 선물을 사주고도 욕을 먹은 이 상황이 황당하고 억울했던 것이다. 올케는 계속해서 "제가 여태까지 안 사준 거 보면 이유가 있을 거라는 거 모르시겠어요?"라며 A씨를 몰아세웠고, A씨는 동생의 입장을 생각해서 참으려고 했지만 결국 화를 참지 못하고 올케에게 언성을 높였다.


"올케가 왜 그걸 따지는지 모르겠다", "내가 동생한테 게임기 사주는 것도 올케 허락받고 사줘야 하는 거야?"라는 말로 올케에게 자신의 입장을 확실하게 표명한 A씨. 이 말을 들은 올케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게임기가 애들 교육에 얼마나 나쁜지 아세요?"라고 받아쳤다. 게임기가 있으면 애들이 공부는 안 하고 게임만 하려고 한다는 것이 올케의 논리였다. 황당함에 말문 막힌 A씨에게 올케는 급기야 "게임기 때문에 애들 성적 떨어지면 고모님이 책임 지실 거예요?"라며 기분을 상하게 했다.


'애들 교육'을 핑계로 자신에게 짜증을 쏟아내는 올케에게 크게 화가 난 A씨는 결국 올케의 신경을 건드리는 말을 내뱉기에 이르렀다. 게임기 때문에 성적이 떨어지다니 말도 안 된다, 그럼 여태껏 게임기 없이 지내면서 애들 성적은 왜 그 모양이었냐고 해버린 것. A씨의 반격에 올케의 분노는 더욱 커졌고 화가 난 올케는 말없이 전화를 끊어버렸다. 전화를 끊고 난 뒤 A씨는 애들 성적을 운운하며 올케에게 화낸 것이 조금 후회되기도 했지만 올케가 먼저 원인을 제공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고, 따로 사과 전화를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별다른 대응 없이 그 일을 잊으려고 했다.


그런데 올케와의 갈등으로부터 며칠이 지난 저녁, A씨의 남동생이 불쑥 A씨의 집으로 찾아왔다. 놀란 A씨는 네가 이 시간에 웬일이냐며 놀란 표정으로 동생에게 물었다. 대답 대신 한숨만 푹푹 내쉬던 남동생은 몇십 분이 지나서야 겨우 입을 열고서는 갑자기 누나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영문을 모르는 A씨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네가 갑자기 왜 미안하냐", "혹시 내가 올케랑 싸워서 그러냐"며 "그날은 나도 말이 심했다. 그것 때문에 둘이 싸운 거면 내가 올케한테 전화해서 사과하겠다"라고 했다.


또 한참 동안 말이 없던 남동생은 A씨에게 "사실 누나가 사준 게임기, 와이프가 자기 동생한테 줘버렸어."라며 충격적인 사실을 고백했다. 올케와의 싸움 이후 내내 약간의 죄책감을 갖고 있던 A씨는 그 말을 듣고 황당했다. 게다가 올케의 남동생이 A씨의 남동생에게 '형님, 게임기 감사합니다.'라는 문자까지 남겼다는 사실에 기분이 나빴다. 이 때문에 화가 난 남동생은 결국 올케랑 크게 싸웠고 답답한 마음에 A씨의 집으로 찾아온 게 상황의 전말이었다. A씨의 남동생은 이제는 게임기가 문제가 아니라 아무리 대화를 시도해도 늘 자기주장만 맞다고 고집하는 와이프에게 정이 떨어졌다며 이번은 그냥 못 넘어가겠다고 말했다.


남동생이 평소 순한 성격이라 결혼 생활에 큰 문제 없을 거라 생각했던 A씨, 이 모든 갈등의 원인이 자신인 것만 같아 너무 복잡한 심경이 되었다. 마냥 동생 편을 들자니 동생의 결혼생활이 걱정되고, 올케에게 사과하자니 억울한 A씨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져있다. 이 문제 때문에 심란해서 잠도 안 온다는 A씨는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현명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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