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게 연락이 잦은 시댁,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연애와 결혼이 다른 가장 큰 이유는 두 사람의 관계에 서로의 집안이 본격적(!)으로 엮인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시대의 흐름이 빠르게 변화함에 따라 핵가족이 만연해진 만큼 시댁, 혹은 처가와의 직접적인 왕래가 줄어들고 입을 모아 ‘효도는 셀프’를 외치는 시국이지만 여전히 이 나라에 결혼과 관련된 유교적 관습이 남아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오늘 소개할 사연의 주인공 A씨도 바로 이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소위 ‘시댁 스트레스’로 불리는 불만 때문에 시댁 식구들과 냉전을 치르고 있는 데다 남편과의 갈등까지 겪고 있다고 한다.
‘효자남편’을 두고 있는 30대 여성 A씨는 약 3개월 전 아이를 낳았다. 양가 첫 손주인 만큼 친정에서도 시댁에서도 아이를 무척 예뻐했다. 여기까지는 당연한 수순. 그런데 문제는 시댁과 A씨의 집이 너무도 가까운 것에서부터 발생했다. A씨의 친정이 차로 5시간 걸리는 곳에 있는 것에 반해 시댁은 불과 10분 거리에 있었다. 게다가 친정 식구들은 너희끼리 잘 살면 됐다며 전화와 방문을 강요하지 않는 스타일이지만, 시댁 식구들은 이틀에 한 번꼴로 남편이 찾아뵙는데도 불구하고 매일같이 전화와 방문을 강요했다.
아이가 생기니 문제는 더 심각해졌다. 현재 A씨는 아이를 낳고 산후조리 겸 친정으로 내려가 쉬고 있는 상태인데 매일같이 시댁 식구들이 아이를 보여달라고 성화를 내는 탓에 숙제하는 기분으로 매일 아이의 영상과 사진을 꼬박꼬박 단체 메신저방에 업로드했다. A씨는 시댁 식구들이 유난스럽다고 생각하긴 했으나 첫 손주인 아이에 대한 애정으로 받아들이고 큰 불만을 갖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정도가 점점 심각해졌다. 아이가 보고 싶다며 사진과 영상을 더 올려달라고 독촉을 하거나 예고 없이 영상통화를 걸기까지 했다. 정도가 지나치다고 느낀 A씨는 남편에게 사진과 영상을 대신 올리라고 시켜 문제를 일단락시키려 했다.
그런데 야속하게도 시댁에서는 이런 A씨의 마음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시외갓집 사람들 20여 명이 모여있는 인터넷 카페로의 초대장까지 보냈다. 시외할머니의 건강 상태를 보고하고 경조사를 챙기는 용도로 만들어진 지극히 가족주의적인 카페가 부담스러웠던 A씨는 대충 가입만 하고 바로 카페 어플을 삭제하는 등 최대한 시댁 식구들과 부딪히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런데 결정적인 문제가 생겼다. A씨와 아이를 보기 위해 남편이 2주마다 한 번씩 A씨의 친정으로 내려오고 있는데, 시어머니가 남편더러 다시 집으로 올라올 때 아이를 데리고 오라고 한 것이다. 이제 갓 낳은 아이를 데리고 오라는 시어머니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A씨는 농담으로 여기기로 했다. A씨에게서 긍정적인 대답이 돌아오지 않자 시댁은 작전을 바꿨다. A씨가 다시 신혼집으로 올라오면 시아버지를 비롯한 시댁 식구들이 직접 아이를 보러 A씨의 집으로 방문하겠다는 것이다.
내내 아기를 돌보는 것은 물론 시간마다 수유도 해야 하고 집안일도 챙겨야 하는 A씨는 시댁 식구들의 방문이 달가울 리 없었다. 완강하게 거절 의사를 표현한 A씨. 시댁 식구들은 이런 A씨의 반응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 갈등이 점점 고조되었다. 물론 A씨라고 아기를 보고 기쁨과 행복을 느낄 시댁 식구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애완묘의 대소변도 제대로 치우지 않는 시댁 식구들이 아이의 육아를 도와줄 리는 만무했고 고생은 A씨의 몫일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사실 A씨에게는 아이를 시댁 식구들에게 보여주기 싫은 결정적인 이유가 하나 더 있었다. 목욕시킨 아이의 사진을 본 시아버지가 단체 메신저방에서 “섹시한 몸매가 끝내주네”라는 발언을 한 것. 해당 발언을 본 A씨는 당황했지만 단체 메신저방에 있는 사람 모두가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 것 같아 ‘내가 예민한 것인가?’라고 애써 생각했다. 그러나 곱씹을수록 불쾌하고 기분이 좋지 않아 시댁 식구들과 마음의 거리가 더 멀어지고 말았다.
A씨의 바람은 단 하나다. 독립된 가정으로서 시댁의 지나친 간섭 없이 A씨와 남편, 그리고 아이 셋이서 소소하지만 즐거운 행복을 나누며 살아가는 것이다. 매일같이 울려대는 메신저 알람과 전화벨 소리 때문에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 A씨, 이러한 A씨의 입장을 남편은 깊이 공감해주지도, 크게 이해하는 것 같지도 않다. 더군다나 ‘효자’ 남편은 시부모님을 이길 수도 없는 사람이다. 이렇게 평생을 살 수 없다고 판단한 A씨는 이혼까지도 생각하고 있는 실정인데! 이미 아이까지 있어 쉽게 이혼을 하기에도 어려운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져있는 A씨에게 최선의 방안은 무엇일까?
저작권자 ⓒ 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