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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 Aug 07. 2020

대리효도 바라는 남편, 어떻게 하죠?

자기 어머니도 해외여행 보내달라는 남편,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최근 대리효도에 관한 논쟁이 커졌다. 남편 혹은 아내가 자신의 부모에게 대신 효도하기를 강요하는 것을 뜻하는 ‘대리효도’는 결혼 전에는 특별히 부모님을 챙기지 않았는데, 결혼 후 배우자에게 자기 부모님에게 효도하기를 강요하는 사람들을 비꼬는 말로 많이 쓰이곤 한다. 이에 맞서 ‘효도는 각자 알아서’라는 의미인 ‘셀프효도’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자기 부모님은 자기가 챙기는 게 맞다’라는 풍조가 확산되는 한편,‘너무 정 없는 것이 아니냐’, '서로의 부모에게 잘하면 되는데 너무 따진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러한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A씨가 대리효도를 강요하는 남편 때문에 속상하다고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A씨는 결혼한 지 1년 정도 된 28살 여성이다. 중학생 때 부모님께서 이혼하시고 어머니와 단둘이 살았다는 A씨. 비록 이혼하셨지만, A씨는 꾸준히 아버지와도 계속 연락 하면서 금전적인 지원을 받아 부족함 없이 자랐다고 한다. 대학 진학 후에도 등록금 걱정 없이 어머니가 번 돈과 아버지가 주시는 용돈으로 생활했고, 대학 졸업 전에 취업이 되면서 남들보다 일찍 돈을 벌었다고 한다. 반면 A씨의 남편은 어머니 혼자 남편을 키우면서 금전적으로 어렵게 생활하며 자랐다. 대학은 학자금 대출을 받아 전문대를 나왔고, 아르바이트를 쉬지 않아 취업도 늦게 하는 바람에 지금 연봉이 A씨보다 많이 적은 편이다. A씨는 돈이야 있다가도 없는 거고, 없다가도 있는 거니 크게 문제 되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사랑하는 그와 결혼했다.


결혼할 때 신혼집은 좀 더 여유로운 A씨 집에서 사기로 했고, 결혼 준비 비용은 A씨와 남편이 저축한 돈으로 해결했다. 같이 준비하긴 했지만, 돈을 더 많이 버는 A씨가 남편보다 훨씬 많은 비용을 지출했다. 그래도 A씨는 자기가 남편보다 돈을 더 많이 버니 더 지출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 큰 불만 없이 결혼식을 올렸다. 다행히 결혼 후에는 큰돈 들어가는 곳 없이 그럭저럭 생활했다. A씨 부부는 벌어온 돈을 합치고 난 후 각자 똑같이 용돈을 빼고 함께 관리한다. 대신 A씨는 결혼 전에 모아둔 돈이 따로 있으며 씀씀이가 크지 않아 항상 용돈도 쪼개서 저축하는 편이다. 그러나 남편은 돈 쓸 데가 많다며 저축은커녕 똑같이 부여하는 용돈도 항상 부족해한다.


딱히 돈 문제에 관해 서로 간섭하지 않던 A씨 부부는 결혼 1주년을 맞아 함께 해외여행을 다녀올 계획을 세운 후 문제가 생겼다. 자기를 키우느라 여행 한번 마음 편히 못 가신 어머니 생각이 난 A씨는 어머니도 친구분과 놀고 오시라고 A씨 돈으로 일본여행 패키지를 보내드리기로 결심했다. 따로 모아둔 돈으로 어머니를 위해 여행을 예약하고 있는 A씨에게 남편이 ‘우리 엄마는? 우리 엄마도 해외 한 번도 못 가봤는데?’라고 물었다. A씨가 ‘그럼 자기도 보내드려. 나도 내 용돈 모은 걸로 무리해서 보내 드리는 거야’라고 했더니 남편은 대뜸 ‘내가 돈이 어디 있어?’라고 되물었다.


이런 말을 한 번도 하지 않은 남편이기에 당황한 A씨는 ‘그럼 지금부터 돈 모아서 나중에 보내드려’라고 답했고, 남편은 ‘우리 엄마 생각은 조금도 안 하느냐’며 화를 내고 집을 나갔다. 그동안 어버이날이나 생신과 같은 기념일을 챙길 때 양가 똑같이 해드리려고 노력했는데, A씨는 본인이 모은 돈으로 어머니 여행 보내드리는 것까지 똑같이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기도 하고, 그렇다고 말하는 도중에 박차고 나가버린 남편이 야속해 마음 독하게 먹고 A씨 어머니 비행기 표만 끊었다.


그 다음 날 아침, 서로 기분이 상한 채 말 한마디 없이 출근했다. 그런데 출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시어머니께 전화가 와 받았더니 갑자기 ‘여행 보내줘서 고맙다’며 ‘고생해서 자식 키운 보람이 있다’라고 말씀하셨다. 남편이 한마디 상의 없이 시어머니께 여행을 보내드린다고 말한 것이다. 어물쩍 넘기고 곧장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따졌더니 남편은 오히려 ‘장모님도 보내드리는데 우리 엄마도 당연히 보내드려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당당하게 주장했다.


남편 돈으로 보내드리는 건 상관없지만, 열심히 모은 돈으로 시어머니 해외여행까지 보내드리고 싶지 않다는 A씨는 '나를 키우느라 고생하신 것도 아닌데 왜 내가 효도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계속 언쟁이 오고 가니 문득 혼자 남편을 열심히 키우느라 제대로 된 여행도 못 가보신 시어머니가 안 됐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씀씀이가 크고 월급이 많지 않은 남편에게 당장 시어머니 여행 보내드릴 자금이 없는 것도 안다. 그래도 이러한 이유로 시어머니 여행을 보내드려야 하는 의무는 없다고 생각한다는 A씨. '장모님만 가족이냐며 우리 어머니도 여행을 보내달라'라고 주장하는 남편의 행동에 A씨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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