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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 Aug 31. 2020

등장씬에서 함성지르게 한 압도적 장면 베스트

영화 속 역대급 등장씬


지금까지 봐 온 모든 영화의 줄거리나 영상을 세세하게 기억하기는 어렵다. 정말 재미있게 봤던 영화인데 줄거리가 전혀 생각이 나지 않을 때도 있고 다시 봐도 왠지 처음 보는 것 같이 흥미진진할 때도 있다. 그런데 내용은 정확하지 않아도 머릿속에 깊게 각인된 명장면들은 조금씩 있기 마련이다. 특히 주인공이 임팩트 있게 등장할 때는 더더욱 그러하다. 그렇게 특별하게 남은 장면은 시간이 흘러도 머릿속 어딘가에 자리 잡은 채 영화의 제목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장면으로 대체되기도 한다. 등장만으로도 그 존재감을 확실하게 표현하고 화면을 압도하는 듯한 분위기로 영화를 더욱 살려준 역대급 등장씬에 대한 기억을 소환해보자.

뷰티 인사이드(이진욱)


자고 일어나면 매일 성별, 얼굴, 국적까지 바뀌는 한 남자, 우진이 있다. 우진은 자신이 반한 이수(한효주)에게 사실을 말하고 결국 연애를 시작하게 되는데 중요한 파티에 하필 우진은 할머니로 바뀌어 참석을 하지 못한다. 쓸쓸하게 파티를 보내고 있던 이수에게 갑자기 누군가 다가가기 시작한다. 많은 사람들을 지나 멈춰 선 곳, 그리고 이수의 손을 꽉 잡은 사람은 다름 아닌 이진욱이었다. 14번째 우진의 모습으로 등장한 이진욱의 그 꿀 눈빛과 여유로운 미소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늑대의 유혹(강동원)


소란 속에서 투덜투덜거리며 빗속을 걷고 있던 한경(이청하), 그때 모르는 누군가 우산 속으로 뛰어 들어오는데 어깨동무를 한다. 조금씩 카메라가 이동하며 비친 모습은 환하게 웃는 모습의 강동원. 흠뻑 젖은 머리와 사슴같이 큰 눈망울, 세상 순수한 표정으로 웃는 그의 모습, 게다가 이청하 어깨에 살포시 얹은 손까지, 많은 여성들을 심쿵하게 만들었던 강동원의 등장 장면은 꽤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소녀 팬들의 마음속에서 계속 회상되고 있다. 

관상(이정재)


왕이 되려는 욕심으로 수많은 피 바람을 일으켰던 역사 속 수양대군은 악역의 이미지로 굳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영화 ‘관상’에서는 그 수양대군의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역사처럼 악역 캐릭터는 분명했지만 야망을 가득 품은 젊고 유능한 정치가 스타일의 매력도 갖고 있었다. 수양대군 역의 역할을 맡은 이정재는 그 느낌을 완벽하게 표현했다. 수양대군이 처음 등장하는 씬에서 발걸음과 뒷모습만으로도 그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아무도 범접할 수 없는 포스와 완벽한 외모, 눈빛과 표정에서 드러나는 섹시함은 악역이었던 수양대군을 너무나도 매력적인 캐릭터로 만들어버렸다.

끝까지 간다(조진웅)


111분 러닝 타임 동안 지루할 틈 없이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와 배우들의 열연이 빛났던 영화 ‘끝까지 간다’에서는 초반 고건수(이선균) 혼자 줄거리를 전개해나간다. 한참이 지나도 나오지 않다가 드디어 경찰서에서 처음 등장하게 되는 박창민 역의 조진웅. 경찰서 문을 들어서면서 성큼성큼 이선균에게 다가오는 장면은 마치 공포영화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느껴지는 섬뜩함에 숨을 죽이게 만들었다. 조진웅은 이 영화로 칸 국제 영화제에서 남자 조연상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펄의 저주(조니 뎁)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펄의 저주를 시작으로 잭 스패로우 선장(조니 뎁)의 무한 매력에 빠지게 된 사람들이 꽤 많다. 잭 스패로우 선장의 등장은 이러하다. 황홀한 석양을 배경으로 웅장한 사운드와 함께 비장하면서도 근엄한 표정으로 배에 서 있다. 하지만 현실은 가라앉고 있는 작은 돛단배, 항구에 다다를 때쯤 배는 거의 침몰 상태다.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유유히 여유롭게 부두에 사뿐 뛰어내린다. 짧은 등장씬이었지만 잭 스패로우가 영화에서 앞으로 어떤 캐릭터를 보여줄지 대략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임팩트 있는 씬이었다.

로미오와 줄리엣(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1996년 23살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18살의 클레어 데인즈가 로미오와 줄리엣 영화로 전 세계 로맨스 영화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다른 장면은 기억나지 않아도 아마 로미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줄리엣(클레어 데인즈)이 처음 만나게 된 그 장면은 잊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대형 어항을 사이에 두고 둘이서 애틋한 눈빛을 주고받던 어항씬은 숱하게 많은 여학생들을 설레게 했다. 분위기도 분위기지만 사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외모 때문에 더 각인되는 장면이기도 하다.

수상한 그녀(김수현)


분명 코미디 영화였지만 눈물 없이 보기 힘들었던 영화 ‘수상한 그녀’, 나문희와 심은경의 열연이 빛났던 영화다. 과연 어떤 등장씬이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을까? 버스 정류장에 서 있는 말순(나문희) 앞으로 익숙한 바이크 한 대가 선다. 너무나도 당연히 박씨(박인환)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웬걸? 헬멧을 벗었는데 박씨가 아니라 김수현이었다. 다정다감한 표정으로 말순을 바라보며 ‘타’라고 외친 후 바이크에 태우며 그렇게 유유히 출발한다. 카메오로 출연한 김수현이 정말 신의 한 수였다는 평이 많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갤 가돗)


사실 이 영화에 대한 평점이 긍정적이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살릴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원더우먼(갤 가돗)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다. 전자기타 사운드로 흘러나오는 ‘Is She with You?’는 영화의 몰입도를 더욱 높였고 X자를 그리며 악당의 공격을 막아낸 원더우먼의 강렬한 등장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영화가 끝나갈 무렵,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진정한 히어로처럼 등장한 원더우먼의 등장씬은 많은 이들에게 각인됐다.

위대한 개츠비(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위대한 개츠비, 이곳에서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열연했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큰 부를 갖고 있는 개츠비(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매우 크고 화려한 파티를 자주 연다. 하지만 그 누구도 개츠비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갖지 않은 신비의 인물이다. 그러다가 결국 만인의 시선이 모인 곳에서 여유로운 웃음과 와인 잔을 들며 ‘I’m Gatsby’라고 말한다. 동시에 화려한 불꽃놀이가 시작되는데 그 영상미와 감성,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모습 때문에 오로지 화면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다크나이트(히스 레저)


배트맨보다 조커에게 매력을 갖게 만든 영화 ‘다크나이트’. 역대 조커 중 단연 최고이며 압도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히스 레저의 등장씬이자 영화의 오프닝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특히 미국에서는 이 씬으로 영화의 예고편을 만들었고 많은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팀으로 은행을 털러 온 조커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자기 편까지 서슴지 않고 죽인다. 가면을 벗고 자신의 얼굴을 보이며 하던 말은 긴장감을 불어 넣었고 악역이 보여주는 절대 악이 무엇인지를 짐작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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