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적일수록 시청률은 오른다!
대중들의 관심을 먹고 사는 TV 드라마는 아무래도 자극적인 소재를 자주 다루기 마련이다. 그중에서도 ‘불륜’은 누구나 익숙한 남녀 사이의 사랑에서 파생된 데다가 나 자신을 이입해서 볼 때 느끼는 감정의 변화가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격정적이어서 오랜 세월 동안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시간이 흐르고 채널이 다원화되면서 드라마의 소재도 보다 다채로워지고 있지만, 불륜은 여전히 우리나라 드라마의 인기 소재로서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오늘은 불륜을 주제로 한 드라마 열 편을 준비했으니, 각각의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자.
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는 2007년에 방영된 SBS 드라마로 내용은 남편을 잃고 살아가던 이화영(김희애 분)이 여고 동창생 천사표 아내 김지수(배종옥 분)의 남편 홍준표(김상중 분)와 불륜에 빠지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드라마이다. 해당 작품은 불륜을 현실감 있게 다룬 흥미진진한 스토리뿐만 아니라 김수현 작가 특유의 인상적인 대사톤으로도 인기를 끌었다. 최고 시청률은 40% 가까이 올랐으며, 연말 시상식에서도 각종 상을 휩쓸기도 했다.
SBS에서 2013년에 방영된 20부작 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는 불륜을 주제로 삼았음에도 불구하고 보는 이들의 많은 공감을 샀던 작품이다. 가정을 지키기 위해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하는 은진(한혜진 분)과 성수(이상우 분), 미경(김지수 분)과 재학(지진희 분) 부부의 복잡미묘한 이야기는 ‘감성스릴러’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하명희 작가의 현실감 넘치는 대사가 주는 카타르시스 역시 드라마의 인기에 한몫했다.
JTBC의 2014년 작인 드라마 <밀회>는 성공한 삶을 살고 있는 중년 여성 오혜원(김희애 분)과 자신의 재능을 모르고 살아온 천재 피아니스트 이선재(유아인 분)의 음악적 교감과 애틋한 사랑을 그리고 있다. 불륜이라는 소재뿐만 아니라 이제까지 다뤄진 적 없던 큰 나이 차이의 연상연하 커플의 이야기였기에 방영 초기부터 많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극 중에 등장하는 대사, 여주인공 김희애의 착장 역시도 큰 인기를 끌었다.
2004년 MBC에서 방영된 <12월의 열대야>는 당시 대부분의 드라마가 남성의 외도를 다루던 데에 반해 이례적으로 아이가 둘이나 있는 주부의 불륜을 그려 화제가 되었다. 주된 내용은 오영심(엄정화 분)이 자신과 오직 책임감으로 결혼한 남편 민지환(신성우 분)과의 결혼생활을 하던 중, 갑자기 나타난 열정적인 청년 박정우(김남진 분)와 사랑에 빠지면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것으로, 주제가 불륜임에도 드라마의 색깔이 상당히 감성적이라는 게 특징이다.
비교적 최근작인 JTBC의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는 달라진 시대상을 반영하여 불륜이라는 소재에 SNS를 접목시켜 이야기를 풀어냈다. 남편 도현우(이선균 분)는 아내 정수연(송지효 분)의 불륜을 알게 된 후 SNS에서 익명의 사람들과 교감하기 시작하며, 이 커플 외에도 다른 두 커플이 함께 등장하며 불륜이라는 소재를 다채롭게 펼쳐졌다. 해당 작품은 2005년 출간된 동명의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도발적인 제목에 비해 스토리 자체는 유쾌한 느낌이다.
드라마 <위기의 남자>는 2002년 방영된 MBC 드라마로, 당시 TV 드라마로서는 파격적인 성묘사와 선정적인 소재 등으로 방송계 안팎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자식 셋 딸린 평범한 가장 이동주(김영철 분)에게 첫사랑 김연지(배종옥 분)의 유혹이 닥쳐오며, 그의 아내인 박금희(황신혜 분) 등 가족들이 겪는 심적 고통, 그리고 가정 붕괴의 위기를 설득력 있게 그려냄으로써 30~40대 부부들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누렸다. 드라마의 인기와 더불어 배경음악으로 적재적소에 깔린 세련된 OST 역시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SBS의 2008년작 일일드라마 <아내의 유혹>은 아직까지도 불륜드라마의 대명사로 꼽힐 만큼 큰 인기몰이를 했던 작품이다. 해당 작품은 남편을 위해 모든 걸 쏟아부었던 구은재(장서희 분)가 남편 정교빈(변우민 분)이 절친한 친구 신애리(김서형 분)와 불륜을 저지르며 자신을 버리자, 신분세탁을 한 후 애리와 결혼생활 중인 교빈을 다시 유혹하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드라마의 인기는 가히 신드롬 급이었으나, 약 6개월의 방영 기간 동안 선정성, 폭력성을 비롯한 다양한 이유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권고, 경고 등의 조치를 여러 번 받았다.
MBC에서 2006년도에 방영한 일일드라마 <있을 때 잘해!!>는 불륜과 그로 인한 상처를 극복하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는 드라마이다. 결혼 후 13년간 사랑과 정성을 다해 남편 하동규(김윤석 분)를 내조하던 오순애(하희라 분)는 어느 날 동규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된다. 불륜 자체보다 이로 인해 이혼을 한 후 딸의 치료 과정에서 알게 된 상담의 강진우(변우민 분)와의 로맨스, 그리고 남동생과의 동업을 통해 커리어우먼으로서 당당히 홀로서기를 하는 과정을 그려내면서 불륜과 이혼의 상처를 이겨내는 것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2006년 방영된 SBS 드라마 <돌아와요 순애씨> 역시 불륜에 대해 다루고 있다. 어느 날, 항공사 기장 윤일석(윤다훈 분)을 남편으로 두고 있는 40대의 터프한 주부 허순애(심혜진)에게 남편과 불륜 관계에 있는 20대 미녀 스튜어디스 한초은(박진희 분)이 나타나 당당하게 이혼을 요구한다. 드라마는 그러던 중 그녀와 순애가 서로 영혼이 뒤바뀌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려내고 있는데, 영혼 체인지라는 다소 황당한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열연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애인>은 MBC에서 1996년에 방영된 미니시리즈로 가정을 가진 30대 남녀의 만남과 헤어짐을 그린 내용으로 방영 당시 ‘아름다운 불륜’이라는 말을 유행시키기도 했다. 또한 극중 불륜 관계인 정운오(유동근 분)가 윤여경(황신혜 분)에게 선물한 머리핀이 ‘황신혜 머리핀’으로 불리며 불티나게 팔리기도 하여 드라마의 인기를 증명하기도 했다. 세련된 화면구성과 간결한 대사, 깔끔한 진행으로 호평받았으나, 불륜을 미화했다는 혹평 역시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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