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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 Oct 12. 2016

세계가 극찬한 박찬욱 감독의 대표작

흥행의 마술사, 박찬욱 감독

영화감독 박찬욱. 흔히 ‘역시 박찬욱’이라고 얘기하지만 그에게도 고뇌의 시절은 있었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미술 쪽 관심이 많았고 관련 일을 하게 될 줄 알았지만 ‘영화인’의 길을 택했다. 영화감독으로 데뷔한 후 평론가가 된 희귀한 이력을 지닌 그는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로 그만의 영화 세계를 만들어내기 시작, 영화 감독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한다. 빈틈없는 화면구성과 스토리, 영화가 끝난 후 영화에 대해 뒤돌아 하나씩 곱씹어 봐야만 하는 그의 작품들. 최근 극장가 최고 흥행작 ‘아가씨’로 돌아온 박찬욱 감독의 주옥 같은 대표작을 소개한다. 






1. 달은… 해가 꾸는 꿈(1992)

대기업이 영화산업에 진출하던 시기 1억원 정도의 제작비로 감독 제안을 받아 본인이 쓴 시나리오로 만든 작품으로 박찬욱 감독의 데뷔작이다. 보스의 여자를 사랑한 조직원의 복수와 배신, 그리고 뜨거운 사랑을 그린 느와르 풍의 액션 멜로 영화로 29살 젊은 나이에 서툴지만 그만의 연출력으로 완성된 작품. 흥행에는 참패했지만 습작과 같은 이런 작품이 있었기에 현재 박찬욱 감독은 세계적 명성을 가진 감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2. 공동경비구역JSA(2000)

그의 이름 세 글자를 대중에게 널리 알리게 된 영화. 우리 시대 남북 분단국가의 아픈 자화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영화이다. 송강호, 이영애, 이병헌, 신하균 등 대형스타들의 젊은 날의 연기도 일품이다. 독특한 시각에서 바라본 분단 국가와 그들만의 우정. 하지만 새드 엔딩으로 막을 내리며 많은 이들에게 여운을 남겼다. 탄탄한 스토리와 곳곳의 유머로 관객을 쥐락펴락하는 감독의 유연함이 돋보이는 작품. 






3. 복수는 나의 것(2002)

송강호, 신하균, 배두나 주연의 범죄 스릴러 영화. 올드 보이, 친절한 금자씨와 함께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으로 불리는 가장 첫 번째 시리즈다. 얽히고 설킨 주인공들의 복수 이야기를 통해 변해가는 인간의 심리와 악의 본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에 다소 무미건조하지만 내면의 심리와 탄탄한 스토리 전개, 무서울 정도로 건조한 정적 영상 등이 더해져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4. 올드 보이(2003)

복수는 나의 것에 이은 박찬욱 감독의 두 번째 복수작으로 화면을 꽉 채워나가는 박찬욱 감독의 스타일이 돋보이는 영화. 미네기시 노부야키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내용으로 뜨겁고 격렬한 대결을 펼치는 인물들의 이야기다. 누군가가 오대수(최민식)를 15년이나 감금, 만두만 먹이다가 갑자기 풀어주게 되는데 오대수가 자신을 가둔 남자를 찾아가며 벌이는 복수를 그렸다. 특히 이 영화의 마지막 반전은 관객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올드 보이는 57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하고 국내 영화제에서도 상을 휩쓸었다. 






5. 쓰리몬스터(2004)

한, 중, 일 아시아 3개국의 합작영화. 영화 보는 내내 본인도 모르게 손에 힘이 들어가는 긴장감 가득한 공포영화다. 세계 50대 호러 영화에 순위를 올렸다고 하니 그 공포가 상상 이상 일 것이다. 깊숙이 내재된 인간의 이중성을 기가 막히게 그려내며 극도의 공포감을 만들어내는 박찬욱 감독의 연출력이 많은 호평을 받았다. 






6. 친절한 금자씨(2005)

박찬욱 감독의 복수3부작의 마지막 편. 납치와 살인 누명을 쓰고 13년만에 교도소에서 세상에 나온 여자의 치밀한 복수극을 그렸다. 모성애와 자매애가 모티브로 작용하면서 복수에도 포옹의 여지가 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며 잔인하고 격렬한 복수보다는 좀 더 부드럽고 서정적인 복수내용을 담았다. 특히 극 중 이영애의 대사 ‘너나 잘 하세요’는 수 많은 패러디로 사용이 되었고 아직까지도 종종 사용되고 있다. 친절한 금자씨는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젊은 사자상, 가장 혁신적인 영화상, 미래영화상 등을 수상했다. 






7. 싸이보그지만 괜찮아(2006)

박찬욱 감독의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 영화로 자신이 싸이보그라 믿는 여자와 그런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무겁지만 메시지가 들어있는 기존 영화들에 비해 소재나 스토리가 가볍다 보니 관객들의 호불호가 많이 갈렸다. 하지만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박찬욱 감독의 특이하지만 신선하고 사랑스러운 분위기는 부담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었다. 누군가에게 상처받거나 우울할 때, 세상에 마치 나 혼자인 것 같이 외로울 때 보면 위로가 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






8. 박쥐(2009)

뱀파이어가 된 신부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추한 것과 아름다운 것, 눈물과 웃음, 현실과 환상, 희생과 욕망 등 너무나 반대되는 것들이 공존하며 스토리를 이어간다. 비밀 백신 개발 중 부작용으로 뱀파이어가 된 카톨릭 신부인 상현 친구의 아내 태주를 만나 흡혈과 성적욕구가 묘하게 교차하며 끌리게 되고 둘의 욕망이 어우러지며 사랑을 나누게 된다. 결국 태주도 뱀파이어가 되고 자신과는 다른 정체성을 가진 모습을 보며 고뇌하는 내용을 담았다. ‘나는 누구인가’, ‘나의 본성은 무엇인가’라는 질문들을 끊임 없이 던지는 영화. 






9. 스토커(2013)

박찬욱 감독의 할리우드 첫 진출작, 스토커. 18살 생일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빠를 잃은 인디아에게 존재조차 몰랐던 삼촌이 찾아온다. 남편의 죽음으로 예민한 엄마는 삼촌에게 아슬아슬한 호감을 표현하고 인디아는 삼촌을 경계하긴 하지만 심적으로 조금씩 이끌린다. 그 가운데 인디아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는 얘기를 담은 심리 스릴러. 몽환적인 분위기와 시각적인 은유가 돋보이는 표현 방식에 배우들의 연기력과 섬세한 터치를 담은 음악은 전체적인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18살 소녀의 셀프 각성을 잘 보여준 영화.






10. 아가씨(2016)

‘역시 박찬욱 감독이구나’ 라는 반응이 대세인 치밀한 구성의 최근 개봉작. 개봉 불과 한달 전부터 칸 영화제의 경쟁부문에 초청받음으로써 화제를 모았다. 영국의 사라 워터스의 ‘핑거 스미스’를 원작으로 했지만 박찬욱 감독만의 특유의 연출력으로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과 동성애에 대한 이야기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친절하게도 영화는 1부와 2부로 나누어 반전을 선사하니 기대해도 될 듯. 특히 이번 작품은 칸 경쟁부문 중 벌칸상을 수상했을 만큼 뛰어난 색감과 영상미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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