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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 Mar 08. 2019

배에서 '꼬르륵' 소리 나는 이유

눈치 없게 울리는 '꼬르륵' 소리

눈치 없게 울리는 '꼬르륵' 소리

조용한 도서관에서 꼬르륵 소리가 울려 퍼질 때의 그 민망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학창시절 나의 고민거리는 입시문제도, 친구문제도 아닌 '배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였다. 수업시간에는 물론, 조용한 도서관에서도 눈치 없게 울리는 꼬르륵 소리 때문에 민망한 상황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때마다 친구들이 묻는 말은 '벌써 배고파?'였다. 분명 아직 배가 부른데, 왜 내 뱃속에서만 이렇게 큰 소리가 나는 걸까. 처음에는 창피하고 부끄러웠지만, 이제는 그것을 넘어 스트레스가 되었다. 도대체 꼬르륵 소리는 왜 이토록 크게 울리는 것일까? 


우리는 일반적으로 배가 고플 때 꼬르륵 소리가 난다고 생각한다. 배가 고프면, 배꼽시계가 울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까. 하지만 종종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꼬르륵 소리가 날 때가 있다. 이는 장 건강이 악화되었음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떨 때 배가 고픈 '꼬르륵'이고, 어떨 때 병든 장의 괴성인 걸까. 우선 공복일 때 배에서 울리는 꼬르륵 소리에 대해 알아보자.


배고플 때 '꼬르륵' 소리가 나는 이유는?

위의 연동운동으로 인해 배가 고플 때 꼬르륵 소리가 난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 즉 배꼽시계가 울리면 우리는 시간을 확인한다. 딱히 배고픔을 느끼지 못하다가도 꼬르륵 소리가 나면, 갑자기 배고픔이 크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때 우리는 밥을 먹을 시간이 되었는지 확인하고, 이 요란한 소리를 잠재우기 위해 음식을 입에 넣는다. 이렇게 섭취된 음식은 식도를 통해 위로 들어가고, 위는 수축운동을 하며 위액과 음식이 잘 섞이도록 한다. 이후 어느 정도 소화된 음식은 장으로 이동하고, 장으로 유입된 음식물은 영양분이 흡수된 후 찌꺼기만 몸 밖으로 배출된다. 이것이 바로 '연동운동'이다. 연동운동이란 동물의 위나 장의 수축운동을 가리키는 말로, 우리가 음식을 섭취하고 나서 배변을 하기까지의 과정은 연동운동의 일례라 할 수 있겠다. 위는 이러한 움직임을 공복 상태일 때도 쉬지 않고 한다. 위에 음식물이 들어오지 않더라도 공기가 유입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배에서 나는 소리는 액체 상태에서 가스가 차오르면서 나는데, 소화기관의 각기 다른 부위가 수축하면서 발생한다. 액체는 소화 분비물과 음료 등이 혼합된 것이며, 배가 고플 때 무언가를 먹고 싶다는 생각이 위장에서 산을 분비시키고 위를 수축시키기 때문에 꼬르륵 소리가 들리게 되는 것이다. 미국의 위장병학자인 닉 리드 박사는 '가장 큰 소리는 위장이나 대장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대장에서 발생하는 가스는 수소와 메탄, 이산화탄소가 혼합된 것으로 작은창자에서 완전히 소화되지 못한 음식이 발효되면서 생긴 것이다. 


한편 공복 상태일 때 꼬르륵 소리가 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므로, 크게 문제 삼지 않아도 된다. 소리가 크게 들리지 않을뿐더러 설령 들린다 해도 금세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꼬르륵 소리가 크게 울리고 오랫동안 지속되는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

배고플 때가 아니어도 꼬르륵 소리가 난다?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꼬르륵 소리가 자주 난다면, 장음항진증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배가 고프지 않은데 시도때도 없이 배에서 소리가 난다면, 이는 위장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다. 위장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는 의학적으로 '장음항진증(長音亢進症)'이라고 한다. 음식물을 이동시키는 위장의 연동운동이 제대로 되지 않아 공기가 섞이면서 소리가 나는 것이다. 


장음항진증의 원인은 크게 네 가지가 있다. 기름진 음식을 자주 먹거나 배에 가스가 가득 찬 경우, 변비가 있는 경우, 수분이 많아 설사를 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장음항진증은 주로 장 기능이 약하거나 수분이 많거나 몸이 찬 사람에게 나타난다. 또한 기름진 음식을 자주 섭취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경우에도 장음항진증이 발생할 수 있다. 


위장병이 있는 경우에도 장음항진증이 나타날 수 있다. 장음항진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은 과민성대장증후군이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만성적으로 복통, 소화불량, 설사 등을 겪는 질환으로 복부팽만과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날 때 위장에서 심하게 소리가 난다. 장내에 가스가 차있고 수분이 충분하게 흡수되지 않아 물소리가 생기기도 한다. 


크론병 환자에게도 장음항진증이 나타날 수 있다.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걸쳐 어느 부위에서든지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장질환으로, 염증 때문에 소화가 잘 안 되고 음식물과 가스가 섞이면서 꼬르륵 소리가 자주 난다. 


갑상샘 저하증(갑상선 기능 저하증)도 꼬르륵 소리를 유발한다. 갑상샘 저하증이란 갑상선에서 갑상선 호르몬이 잘 생성되지 않아 체내에 갑상선 호르몬 농도가 저하된 또는 결핍된 상태를 의미한다. 갑상샘 저하증이 있으면 호르몬 분비가 줄어 식욕이 줄고 장 운동이 느려지는데, 이에 장 속 내용물이 오래 남아 소리가 날 가능성이 높다. 이외에도 변비약이나 소화제처럼 위장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을 지나치게 복용할 경우 장음항진증이 나타날 수 있다. 


장음항진증이 의심된다면 병·의원을 방문해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그러나 특별한 위장병이 없는데도 장음항진증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를 완화시키기 위해 체질에 맞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위장 기능이 약해서 소리가 나는 경우에는 생강차와 계피차를, 몸이 습한 경우에는 율무차를, 열이 많고 설사를 하는 경우에는 홍시와 감을 챙겨먹는 것이 좋다.


꼬르륵 소리, 안 나게 하는 방법은?

잠시나마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임시방편이 있긴 하다


배고플 때 꼬르륵 소리가 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지만, 민망함은 어쩔 수 없다. 이럴 때 잠시나마 꼬르륵 소리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공개하겠다. 


우선 간단한 주전부리를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땅콩이나 호두와 같은 견과류, 방울토마토나 딸기와 같은 작은 과일 몇 개를 간식으로 먹는다면 꼬르륵 소리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음료나 물을 섭취할 경우에는 꼬르륵 소리가 더 크게 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그렇다면 무언가를 먹을 수 없는 상황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허리를 꼿꼿이 세워야 한다. 소리를 은폐하기 위해 몸을 웅크리면 본의 아니게 위장을 압박해 위에 있는 공기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서 더 큰 소리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허리를 바르게 펴고 배에 힘을 주면 잠시나마 소리가 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한 배꼽 아래를 손으로 지압하거나 엄지와 검지 사이의 경혈을 누르면, 배를 편안하게 해주어 소리가 잦아들 수 있다.

언제 소리가 나는지 주목해야

언제, 어떻게 소리가 나는지 주목해야 왜 꼬르륵 소리가 나는 것인지 알 수 있다


이상으로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았다. 공복일 때 소리가 나는 것은 연동운동 때문이므로 신경쓰지 않아도 되지만,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소리가 난다면 위장 건강이 약해졌다는 신호이므로 귀를 귀울여야 한다. 따라서 언제 꼬르륵 소리가 나는지, 얼마나 자주 혹은 얼마나 크게 소리가 나는지에 주목해야 한다. 만약 위장 건강이 악화되어 소리가 난다면, 병·의원을 방문해 전문의와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 


아마 이 글을 보고 도서관이나 사무실에서 꼬르륵 소리를 참기 위해 위의 방법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겠다. 물론 위의 방법을 통해 잠깐의 위기를 모면할 수는 있겠지만, 이는 일시적인 방법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따라서 평소 식사를 제때 하고 장 건강에 각별히 신경쓰는 것이 좋겠다.


기사 요약!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는 이유는

연동운동과 장 건강 때문이다.

언제, 어떻게 소리가 울리느냐에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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