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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 Mar 20. 2019

아련한 추억의 90년대 만화

TV 만화 황금시대 속 깜찍한 우상들

사진 : 포켓몬스터


TV 만화의 황금시대라고 하면 단연 90년대를 들 수 있다. ‘아기 공룡 둘리’, ‘달려라 하니’, ‘영심이’ 등 국내 순수 창작 만화들을 비롯해 ‘은하철도 999’ 등 해외 만화들이 인기를 얻던 7~80년대의 TV 만화 시장이 확대되어 드라마 속 인기 스타들보다 높은 몸값을 자랑하는 만화 캐릭터들을 낳게 된 시기가 바로 90년대 이기 때문이다.

 

오후 5시만 되면 아이들은 모두 TV 앞에 앉아 최고 인기 TV 만화를 보느라 숨소리조차 내지 않았으며, 만화 캐릭터 완구나 문구를 사기 위해 엄마의 치마가랑이를 붙들고 늘어지는 일이 일과였다. 지금은 어린이나 애니메이션 전용 채널이 많지만, 90년대에는 공중파 방송의 어린이 만화 방송 시간대가 아이들에게 있어 프라임 타임이었다. 당시 최고 인기를 누렸던 추억의 만화 10가지를 만나보자. 

날아라 슈퍼보드


허영만 작가의 ‘날아라 슈퍼보드’는 ‘아기 공룡 둘리’의 아성을 잇는 최고의 국산 만화영화였다. 1990년 첫 방송을 시작해 최고 시청률 42.8%, 점유율 78%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기도 했으며, 당시 웬만한 드라마들을 제치고 시청률 1위를 고수했고, 2002년 마지막 회인 5기 13화 방송은 52.0%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전무후무한 전설의 만화로 남게 되었다. 재간둥이 손오공을 비롯해 최강 캐릭터 저팔계, 썰렁한 개그의 대명사 사오정 등 캐릭터들의 매력이 넘쳐나 코미디로 끊임없이 패러디됐던 만화이기도 하다. 

피구왕 통키


‘아침 해가 빛나는 끝이 없는 바닷가’로 시작되는 주제가를 모르는 90년대 세대가 있을까? 1992년, SBS에서 방영된 ‘피구왕 통키’는 안 보면 왕따가 될 정도로 전국 초등학생 필독 TV 만화였는데, 35.5%라는 말도 안 되는 시청률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당시 SBS는 오직 서울 지역에서만 방영되는 서울방송이었다는 것. 여자 초등학생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피구를 드라마틱하고 다이나믹한 스포츠로 승화시킨 ‘피구왕 통키’는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신드롬을 일으키며 모든 초등학생의 마음을 사로잡고 아쉽게 종영한 후 일요일 오전으로 재편성되어 더 높은 인기를 누린 바 있다.

슬램덩크


90년대 TV 만화사에서 ‘피구왕 통키’와 같은 일본 만화의 높은 인기를 빼놓을 수 는 없을 것이다. 단행본으로 먼저 인기를 끈 ‘슬램덩크’ 역시 일본 만화인데, 농구를 주제로 한 스포츠 만화로 비디오, 케이블 TV를 거쳐 지상파인 SBS로 진출한 마성의 역작이다. 당시 시청률 36.0%를 기록하며 가수 박상민이 부른 주제가와 등장인물을 맛깔나게 소화한 성우들의 목소리가 큰 인기를 끌었다.

달의 요정 세일러문


일본에서 1992년 시작한 ‘달의 요정 세일러문’은 1997년이 되어서야 우리나라에서 방영을 시작했다. 신사나 기모노 같은 일본 전통문화가 드러난 6회분을 과감히 삭제해 총 40회로 방영을 했으며, 소녀 감성 만화임에도 33.6%이라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예쁜 소녀들이 변신을 통해 지구를 구한다는, 다른 만화들과는 차별된 매력이 넘쳤다.

포켓몬스터


원래 게임이었던 ‘포켓몬스터’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자 1999년 10월, 국내에서도 방영이 시작됐다. 당시 ‘포켓몬스터’라는 만화는 한 번도 안 봤어도 웬만한 사람들이 포켓몬스터가 뭔지는 다 알았을 정도로 인형, 피규어, 판박이, 카드, 스티커, 구슬, 딱지, 빵 등 캐릭터 상품들이 범람했었다. 지금도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은 끊임없이 신작을 내고 있으며, 우리나라 케이블 TV에서도 방영 중이다.

베르사유의 장미


진정한 클래식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베르사유의 장미’도 많은 인기를 누렸다.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톰보이 스타일 여주인공 오스칼이 프랑스 민중 대표로 혁명에 참가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서사극인데, 마리 앙투아네트와 페르젠의 사랑 이야기, 바스티유 감옥 습격사건을 연상시키는 목걸이 사건과 폴리냑 백작 부인의 등장은 역사 만화인지, 순정 만화인지 헷갈릴 만큼 탄탄한 스토리를 가졌다. ‘들장미 소녀 캔디’를 연상케 하는 길쭉한 몸매, 얼굴에 눈이 한가득한 비현실적인 이목구비의 인물들이 소녀 감성을 마구 자극하며 인기를 끌었다. 

쾌걸조로


‘쾌걸조로’는 1993년부터 1997년까지 SBS에서 세 차례나 방송되면서 많은 인기를 얻었던 일본 만화 시리즈다. 가면을 쓴 매력적인 영웅 조로를 소재로 했는데, 특이한 것은 원래 제작국인 일본보다 우리나라에서 훨씬 더 많은 인기를 끈 만화라는 것이다. 해외수출을 목적으로 제작된 만화였다가 우리나라에서 큰 인기를 끌자 1996년에 일본에서도 방영되었다. 식민지 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코믹적인 요소가 많은 편이다.

슈퍼 그랑죠


1992년 SBS에서 방영된 ‘슈퍼 그랑죠’는 판타지 로봇 애니메이션 작품이다. ‘번개전사 그랑죠’, ‘번개전사 슈퍼 그랑죠’, ‘하이퍼 그랑죠’라는 제목으로 출시된 비디오가 큰 인기를 끌자 1991년, SBS가 개국 기념으로 방영해 큰 인기를 얻었고, ‘피구왕 통키’ 방영으로 이어지며 명실공히 애니메이션 최강 채널임을 확고히 한 작품이 되기도 했다.

달려라 부메랑


‘달려라 부메랑’은 미니카가 주인공인 애니메이션으로 로봇, 스포츠와 함께 남자아이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미니카가 등장해 높은 인기를 누렸다. 만화에 등장하는 미니카가 프라모델로 출시되어 동네 문방구마다 남자 아이들이 줄을 서게 했으며, 올해 새로운 버전으로 부활할 거라는 소식에 많은 애니 팬들이 기대하고 있다. 94년 당시처럼 학교 앞 문방구마다 미니카 트랙이 설치될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디즈니 만화 동산


대한민국의 평화로운 일요일 아침 8시를 모든 어린이의 기상 시간으로 만든 초절정 인기 만화 프로그램 <디즈니 만화 동산>도 있었다. 인기 만화라고 해봐야 평일 저녁 먹기 전에 방영되는 일본산이 대부분이던 시절, <디즈니 만화 동산>은 일요일 아침이라는 파격적인 편성과 오랜 역사를 가진 디즈니 만화 영화를 방영하는 전문 프로그램으로 많은 아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30분짜리 월트 디즈니 제작의 만화들을 회당 2편씩 방영했는데, 1992년부터 2006년까지 무려 14년이 넘는 시간 동안 요일과 시간대를 달리하면서 꾸준히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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