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도시의 깊은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도서관 10곳
도서관은 도시의 소중한 보물과 같은 존재다. 누구나 제한받지 않고 평등하게 원하는 지식에 다가갈 수 있는 도서관은 많은 이들에게 삶의 기쁨과 지혜를 전달한다. 오죽하면 책을 잘 읽지 않는 이들도 도서관 자체는 흥미로워하는데, 이러한 사실은 도서관이라는 존재가 가지는 아우라를 설명해주는 것이 아닐까. 도서관은 그 나라의, 그 도시의 반영이기도 하다. 해외 도시의 깊은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유명 도서관 10곳을 소개한다.
독일 여행을 다녀온 많은 이들이 가장 인상 깊었던 장소 중 하나로 꼽는 슈투트가르트 시립 도서관은 역사가 깊지 않다. 2011년 10월 24일 개관하였으며, 더 특징적인 것은 한국인 건축가 이은영 씨가 건물을 설계했다는 것. 건물에 한글로 '도서관'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큐브 형태의 반듯한 사각형 건물에 온통 흰색으로 지어져 절제된 디자인을 보여준다. 2013년 CNN TRAVEL에서 선정한 세계의 아름다운 도서관 7곳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1140년 최초로 건립된 스트라호프 수도원 내부에 위치한 이 도서관은 문학 박물관이라고도 불린다. 스트라호프 수도원 도서관은 20만 권에 달하는 장서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1501년에서 1800년 사이에 발간된 고서이다. 고전주의 이전 도서들은 철학의 방과 신학의 방으로 나뉜 두 개의 고전 도서관에 보관되어 있고, 고전주의 이후 도서는 근대 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다. 보관된 책을 직접 읽을 수는 없지만 입장권을 구매하면 내부에 들어가 볼 수 있도록 일반인들에게 개방되어 있다.
유럽 톱 10에 포함될 정도로 명문으로 유명한 트리니티 대학은 도서관도 남다르다. 800년 경에 제작된 복음서, 이집트 시대의 파피루스 등 고서를 비롯한 425만 권의 장서를 보유한 트리니티 대학 도서관은 유럽에서 가장 큰 도서관 중 하나이다. 해리 포터의 호그와트 도서관도 바로 이 도서관에서 촬영되었다. 긴 아케이드 형의 도서관 내에 고서적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돈을 내고 입장이 가능하다.
세계 최대의 공공 도서관이자 연구 도서관인 뉴욕 공공 도서관은 1895년 개관한 이래 1억만 권이 넘는 기록적인 수치의 도서 자료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는 명성에 걸맞게 연구자들을 위한 자료 중심의 연구 도서관 4곳과 지역별로 거미줄처럼 설치된 분관 85곳으로 이루어져 있다. 장서뿐이랴. 독서토론, 스토리텔링, 숙제 지원, 직업 상담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이 도서관에서 펼쳐진다.
미국의 시애틀 시는 1998년부터 '모두를 위한 도서관(Liabries for All)'이라는 이름으로 대대적인 도서관 신설 및 정비 작업을 벌이며 도서관 사업에 힘쓰고 있다. 시애틀 공공 도서관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그동안 세 차례에 걸친 재건축 과정을 걸치기도 했다. 2004년 렘 쿨하스의 설계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된 도서관은 미국 건축협회로부터 건축상을 받기도 했다. 겉모습뿐 아니라 내부에 들어가면 편하게 책을 읽도록 벽 사이에 거의 누워서 책을 볼 수 있는 공간, 효율적인 동선 등 이용자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넘치는 곳이다.
고대에 가장 크고 영향력 있는 도서관으로 알려진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기원전 283~246년 사이에 창설된 것으로 추정되는 역사적인 곳이다. 이후 과거의 영화를 재건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현대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 2002년 건설되었으며, 외관은 거대한 북을 기울여 놓은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약 800만 권의 책을 보관할 공간을 갖추고 있으며, 건물의 일부는 해수면 높이보다 아래로 내려가 있다.
1753년 설립된 대영 도서관은 대영 박물관 내부에 있다가 자료의 양이 점점 많아지자 1998년에 대영 도서관으로 독립하여 새로 개관하였다.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학술 도서관 가운데 하나로, 이곳에서 많은 유명 학자들의 저술이 탄생하였다.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수집관이기도 한 이곳은 책과 신문, 잡지뿐만 아니라 녹음한 음악, 공판 기록, 국회 의사록, 지도, 도장, 인쇄물, 그림 등을 1억 5천만 개 이상 보유하고 있다.
2만 평으로 파리 최대 규모, 1200만 권의 서적을 보유하고 있는 미테랑 국립 도서관은 책을 펴놓은 듯한 건물 4개가 직사각형의 모서리를 감싸고 있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22층의 고층으로 설계된 이 도서관에는 35,000석의 열람실이 마련되어 있어 이용자들에게 "공부하기 최적의 장소”라 불리기도 한다. 각종 전시회, 공연이 열려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으며, 건물 사이에는 오크나무숲이 조성되어 있다.
베이징에 위치한 중국 국가 도서관은 1909년 만들어진 경사 도서관에서 유래하여 1928년 북경 도서관과 합병하여 국가 도서관으로서의 모습을 갖추었다. 세계 국가 도서관 중 규모 4위, 아시아 최대 규모의 도서관인 중국 국가 도서관은 2,400만여 권의 책을 소장하고 있는 데다, 1일 당 이용자가 1만 명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도서관이다.
700만 권의 책뿐만 아니라 마이크로필름, 사진, 그림, 녹음자료, 점자자료 등 다양한 형태의 자료들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 국회도서관 역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규모를 자랑한다. 1948년 국립 국회도서관 법에 의해 설립된 일본 국회 도서관은 연간 열람자 수가 50만 명을 넘는다. 그래서인지 늦은 오후에도 항상 자료를 찾는 사람들로 붐빈다고. 국제 도서관 협회 연맹이 세계 6 대륙에 지정하여 운영하는 보존 센터 중 아시아 보존센터로 선정되어 아시아 각국에 보존 기술을 보급하고 교육을 실시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