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보면 금세 빠져드는 의학 웹툰과 만화
나의 일상과는 다른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것은 꽤나 재미있다. 특히 전문 지식이나 기술이 요구되는 이야기는 알지 못했던 분야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몰입도를 높인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의학’이라는 분야가 아닐까? 사람을 살려야만 하는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응급실, 우는 아이를 어르고 달래가며 진료를 보는 소아과, 24시간 내내 불이 꺼지지 않는 중환자실의 희로애락 등 의학 관련 이야기에는 수많은 감동이 서려 있다. 그래서 의학드라마가 늘 인기리에 종영되는 것도 그러한 이유일 테다. 드라마 못지않은 생동감과 스토리가 있는 웹툰과 만화도 마찬가지다. 가볍게 시작해 어느 순간 자기도 모르게 빠져 있는 의학 분야의 인기 웹툰과 만화를 소개한다.
인기 웹툰 작가, 홍 작가의 작품으로 마치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죽은 후에도 뇌는 37시간 동안 살아있다는 설정으로 뇌 과학자 세원이 죽은 사람들 뇌에 접속해 기억을 복원시키는 방법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특유의 그림체와 탄탄한 스토리, 여기에 주제의식까지 확실하며 반전 스토리도 놓치지 않았다.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구성으로 쫄깃쫄깃하면서도 스릴감 있게 즐길 수 있는 웹툰이다.
위의 지시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한 존재, 바로 종합병원의 인턴을 뜻한다. 의사 면허증을 취득한 정식 의사지만 인턴에게는 의사라는 호칭 대신 걸어 다니는 깡통이라는 별명이 붙는다. 그러던 어느 날 등산을 하다가 낙상 사고로 떨어진 사람에게 응급 처치를 하게 되는데 알고 보니 그는 흉부외과 세계 최고의 권위자인 리차드 카프레네였다. 그는 결국 죽게 되지만 놀랍게도 그의 모든 의학 지식이 고스란히 최태수에게 전이되고 천재 의사로 변하게 된다. 천재적인 지식과 더불어 따뜻한 심장을 갖고 있는 닥터 최태수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으며 곧 드라마로도 제작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의 브랜드 웹툰으로 올바른 응급실 문화를 알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징그러워서 주사 놓을 때 다른 데를 보고 찌르는 의사, 핑크 염색에 화려한 셔츠와 타이를 한 의사, 주인공 한현준은 종합병원 원장의 금수저 아들이다. 의욕 없이 단순히 병원을 물려받기 위해 의사 수순을 밟은 아들이 진정한 의사로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아버지는 응급실부터 다시 시작할 것을 요구했다. 그곳에서 근육질의 수간호사 유리와 우당탕탕 벌어지는 브로맨스를 보여준다. 8회로 꽤 짧으니 응급실에 대한 정보도 얻고 가볍게 웃으며 보기 좋다.
2011년 에필로그를 시작해 약간의 휴재기를 거친 후 최근 완결이 난 팬마 작가의 첫 작품이다. 인간세계에 개입하기 싫어하는 산신이 호랑이에게 자신의 팔 하나를 내어주면서까지 버려진 갓난아기를 데려와 키운다. 그 아이가 문아라는 이름으로 세상을 돌아다니며 특별한 능력으로 많은 사람을 치료한다. 스토리가 자극적이거나 강렬한 요소는 없지만 문아의 성장 스토리를 보면서 깨달을 수 있는 요소들이 많고 그림체가 워낙 예뻐서 즐겁게 볼 수 있다.
간호학과를 다니고 있는 학생이거나 아직 신입 간호사라면 꼭 읽어보면 좋을 듯한 웹툰이다. 간호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었던 leehhyo 작가가 생동감 있게 간호사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오늘도 무사히라는 제목처럼 수술실 안에서 벌어지는 긴장감 넘치는 에피소드를 따뜻한 그림체로 담아냈다. 여느 웹툰과 달리 주인공의 이름이 따로 있지는 않다. 평간호사, 책임 간호사, 수간호사 등 직급을 이용해서만 내용이 전개되는데 간호사에게 꼭 필요한 정보도 전달하면서 수술실을 방문한 환자들과 그의 가족들까지 두루두루 감싸는 간호사들의 따뜻한 마음씨도 엿볼 수 있다.
프로스트 교수라고 불리는 천재 심리학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심리학 박사와 심리학 칼럼니스트 외에도 심리학과 관련된 다수의 사람들에게서 자문을 받아 스토리의 완성도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 시즌 1과 2는 대학 내에 위치하고 있는 심리상담소에서 마음의 병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며 시즌 3에서는 배경이 정신과 병동으로 옮겨지면서 심리학에 의료 부분까지 확대되어 무게감이 깊어진다. 워낙 유명한 웹툰이었고 그 인기에 힘입어 OCN에서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다.
건강의학 포털 하이닥은 헬스케어와 관련된 방대한 지식을 참조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런 하이닥에서 유익한 건강 정보를 보다 쉽고 재미있게 알리기 위하여 건강의학 웹툰(헬스툰) 공모전을 개최했다. 공모전을 통해 대상과 최우수상을 받은 작품을 웹툰으로 게재했는데 작가마다 가진 개성 있는 그림체와 알기 쉽게 풀이한 건강 상식으로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내용을 편안하게 볼 수 있다. 물론 다른 웹툰처럼 연재되는 것은 아니지만 재미있는 콘텐츠에 꽤 알찬 내용으로 가볍게 보기 좋다.
2002년부터 2011년까지 연재를 통해 25권의 책으로 완성됐으며 4번의 시즌에 걸쳐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던 의룡은 국내에서도 꽤 유명한 일본의 의학 만화다. 의료계에도 그들만의 질서와 법, 관습이 있는데 의룡에서는 이 모든 것을 엎어버린 천재 의사가 등장한다. 특히 만화에서는 타락하고 부패한 의료 현실을 신랄하게 고발하는 내용이 많은데 만화의 원안을 맡았던 사람이 의사인 동시에 일본 의학계의 비리를 고발하는 저널리스트로 활동했기 때문이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 의료법을 무시하고 응급치료를 행하는 모습에서 과연 의사다운 것이 어떤 것일까를 생각하게 한다.
천재적인 지식이나 실력 없는, 우리 일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대학병원의 한 평범한 인턴의 이야기다. 자신의 위치에서 느끼는 압박감과 고민들이 있지만 의사로서의 신념과 자부심으로 환자와 교감하고 진료하는 등 점차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치료보다 돈을 더 목적으로 하는 병원의 문제점, 냉혹한 의료계의 현실도 잇따라 보여주고 있다. 스토리도 탄탄할 뿐만 아니라 그림체나 필체 모두 리얼리티가 뛰어나 실제 관련 업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큰 호응을 얻었다.
작가와 그의 아내의 실제 상황을 웹툰으로 옮겨 리얼리티가 제대로 살아 있다. 아내가 가족성 용종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입원부터 수술, 회복, 퇴원 그리고 일 년이 지난 이야기를 최대한 밝게 표현했다. 때로는 슬프고 벅차지만 때로는 웃음을 주는 생활툰으로 환자의 입장에서 병원에서 보내는 일상을 공감할 수 있다. 작가는 ‘아프다는 것은 변화의 과정이며 그리고 결국 누구에게나 피치 못할 끝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건강한 순간을 즐기며 행복하라’라고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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