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조울증인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ADHD인 것 같습니다."
2019년 8월경 의사 선생님은 담담한 표정으로 내게 ADHD 진단을 하셨다.
요즘 ADHD 책이 유행이던데...하는 생각이 스치면서 혹여나 나도 유행에 편승(?)하여 진단을 받은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그러나 ADHD를 정식 진단받기 위한 절차가 매우 까다롭고 번거로웠다는 점을 미루어 보았을 때, 단순히 요즘 유행이라 진단 받은 것은 아니겠다.
돌이켜보니, 2학점이 남아서 졸업을 제때 못하고 1학기를 더 다녔어야 했고, 약속을 지키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기분이 널뛰기 하기 쉽상인 점, 일을 잔뜩 벌려놓고 마무리를 하지 못하는 내 모습은 영락없는 ADHD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증언했듯, 나 또한 나조차 이해할 수 없었던 내 모습에 ADHD라는 병명이 붙고나니 오히려 후련했다. '그래서 그랬던거구나.'하는 자기이해가 일종의 해방감을 준 셈이다.
그 이후에 나는 내로라하는 제약회사의 품질관리팀으로 취업하여 1년을 개고생하고 도망치듯 나와 프로젝트 매니저로서 약 2년을 지냈고 지금은 마케팅팀의 데이터 분석을 지원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내 나름의 밥벌이는 하고 산다는 말이다.
그러나 그 과정은 쉽지 않았고, 아직도 힘든 치료 중에 있다.
내게 힘든 치료라 함은 이런거다.
매일 꼼꼼하게 오늘 할 일을 시간까지 적어서 실행에 그대로 옮기는 것.
더 나아가 일주일을 아주 세부적으로 계획하고 그대로 이행하는 것.
중간에 충동적으로 다른 일을 하지 않는 것.
보통의 사람들이 쉽게 할 수 있는 일들을 나는 치료를 받으면서까지 해야한다.
지난 6~7년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제는 치료 과정을 찬찬히 복기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