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땡(tintin), 탐험은 아직 유효한가

진실을 좇는 캐릭터, 땡땡이 브랜드가 되는 방식

by 일상여행가


누구나 어린 시절, 지도를 펼치고 미지의 세계를 상상하던 순간이 있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가며 우리는 ‘안정’이라는 이름으로 모험을 접는다.

그렇다면 질문해 보자.
왜 어떤 캐릭터는, 몇십 년이 지나도 여전히 우리를 길 위로 불러내는 걸까?

‘사랑받는 캐릭터의 비밀’을 찾는 이번 여정, 네 번째 주인공은 땡땡(Tintin)이다.


지난 화의 미피가 단순함으로 위로를 건넸다면, 땡땡은 모험을 통해 세상에 질문을 던지는 캐릭터다.
진실을 추적하는 소년 기자 땡땡은, 20세기 유럽 만화에 ‘모험의 윤리’라는 새로운 좌표를 심었다.



1. 캐릭터의 탄생


땡땡은 1929년, 벨기에 만화가 에르제(Hergé)에 의해 처음 등장했다.
보수적 가톨릭 신문 《르 쁘띠 비엔땅느》의 청소년 섹션에서 연재를 시작했지만, 곧 독립적인 작품 세계로 확장됐다. 짧은 앞머리, 사슴 같은 눈, 그리고 언제나 함께 다니는 개 ‘밀루(Milou)’는 그의 상징이 됐다.

땡땡은 세계 곳곳을 누비며 정의와 진실을 좇는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그는 단순한 소년 탐험가가 아니다.
그의 모험은 언제나 무언가를 밝히기 위한 여정이다.
그 과정에서 권력, 부조리, 전쟁, 범죄 같은 주제를 끌어올린다.


아이에게는 흥미진진한 이야기,

어른에게는 조용한 메시지를 건네는 이중 구조가 땡땡의 특징이다.


《티베트에 간 땡땡》(Tintin in Tibet)은 이중 구조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히말라야를 배경으로 친구를 찾아 떠나는 이야기는 감동적인 구조의 모험담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문화와 인종을 넘어선 우정, 포기하지 않는 신념, 인간에 대한 믿음 같은 보편적 메시지가 담겨 있다. 사건이나 음모보다 ‘사람’에 집중한 이 에피소드는 땡땡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조용하지만, 가장 깊은 울림을 준다.


땡땡을 만든 에르제는 단순한 만화가가 아니었다.
그는 당대의 역사, 신화, 예술, 문화를 집요하게 조사한 아카이브형 작가였다.《푸른 연꽃》을 만들 당시에는 중국 유학생 장충런과의 교류를 통해, 문화적 고정관념을 비판하고 사실성을 추구하는 창작 태도를 발전시켰다. 이후 그는 “진지한 자료 조사 없이 모험은 없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작품마다 섬세한 리서치를 더해갔다.


00e2a044fcee88a8c61d91f87e4b96c9.jpg Beloved comic character Tintin enters US public domain with certain limitations from 2025



2. 콘텐츠로의 확장


땡땡은 전 세계 70개국 언어로 번역되었고, 누적 판매 부수는 2억 부를 넘는다.
만화 시리즈를 넘어 애니메이션, 영화, 라디오 드라마 등 다양한 매체로 확장됐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피터 잭슨이 제작한 2011년 영화는 땡땡의 현대적 부활을 알렸다.


땡땡의 가장 큰 특징은 세계관의 리얼리티다.
실제 국가, 문화, 정치적 이슈를 배경으로 하며, 단순한 픽션이 아닌 시대의 기록물로도 평가받는다.

벨기에 루뱅라누브의 뮤제 에르제(Musée Hergé)는 에르제의 삶과 작품 세계를 담은 박물관이다.
‘Tintin: The Exhibition’은 파리, 마드리드, 상하이 등 세계 여러 도시에서 순회 전시되며,
땡땡을 하나의 예술 콘텐츠로 재조명하고 있다.

브뤼셀의 Autoworld 박물관에서는 땡땡에 등장한 차량들을 실물로 전시하며
콘텐츠와 공간 경험을 연결하고 있다.


땡땡은 단지 만화 캐릭터가 아니다. 전시, 박물관, 학술 프로그램, 도시 공간으로 확장되며,
지속 가능한 문화자산으로 발전해 왔다.


https://museeherge.be/


3. 일상 속의 땡땡


땡땡에 등장하는 모든 이야기가 실제 사건은 아니다.
그러나 에르제는 언제나 현실에서 출발했다.

그는 배경이 되는 나라의 역사, 문화, 정치 상황을 철저히 조사했고,

그 결과 작품 속 허구는 늘 실제와 맞닿아 있다.

《푸른 연꽃》은 1930년대 중일 전쟁을 반영했고,

《티베트에 간 땡땡》은 티베트 문화와 불교 세계관에 대한 세심한 묘사로 호평받았다.
《달나라에 간 땡땡》은 인간의 달 착륙보다 15년 앞서 달 탐사를 상상했다.


이처럼 현실에서 출발한 상상이었기에,
땡땡의 모험은 시대를 초월한 사실성과 몰입감을 가질 수 있었다.
바로 이 점이 단순한 픽션 이상의 신뢰와 생명력을 만들어냈다.


오늘날 땡땡은 단지 추억의 캐릭터가 아니다.
그는 여전히 독립적인 저널리즘, 정의감, 문화 간 이해라는 주제와 함께 살아 있다.
21세기의 독자들에게는 ‘세계시민의 원형’으로 다시 읽히고 있다.


https://www.tintin.com/en/albums/tintin-in-tibet



4. 그래서 땡땡은 왜 지금도 사랑받는가?


땡땡은 세상을 탐험함으로써 성장한다.
그리고 독자도 그 여정을 함께하면서 성장한다.


땡땡은 가만히 있지 않는다.
의심하고, 질문하고, 현장으로 나아간다.
이 능동성은 지금 이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의 모험은 단지 세계를 보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바꾸려는 태도이기도 하다.

바로 이 점에서, 땡땡은 단순한 소년 캐릭터를 넘어
지속 가능한 모험의 철학을 담고 있는 브랜드다.







콘텐츠를 브랜드로 만들고 싶은 당신에게


1. 이 캐릭터는 어떤 진실이나 질문을 좇고 있을까?
→ 당신의 콘텐츠는 사람들에게 어떤 방향을 보여주고 있는가?
→ 지금 당장 콘텐츠 소개 문구에 '내가 다루는 질문은 무엇인가?' 한 줄 써보자.


2. 땡땡의 ‘모험’은 단순한 여정이 아니라,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려는 태도였다.
→ 당신의 이야기는 사람들이 세상을 새롭게 보게 만들 수 있는가?
→ 관찰하거나 조사한 적이 없는 영역이 있다면, 그 주제로 콘텐츠를 시도해 보자.


3. 땡땡은 세대와 문화를 넘어 세계시민의 상징이 되었다.
→ 당신의 콘텐츠는 어떻게 국경이나 세대를 넘을 수 있을까?
→ 지금의 콘텐츠가 한국 독자 외에도 통할 수 있을지, 시선을 확장해 보기.


4. 에르제는 깊은 리서치와 관찰로 이야기를 만들었다.
→ 당신은 콘텐츠를 만들며 무엇을 끝까지 파고들고 있는가?
→ 자료 조사, 인터뷰, 현장 경험 중 내가 가장 부족한 건 무엇일까?



매주 목요일,
좋아하는 것을 브랜드로 만드는 캐릭터 이야기
《사랑받는 캐릭터의 비밀 – vol.1 유럽 편》을 연재합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brandlike-me

감성과 전략이 만나는 순간, 함께 읽어요.
#사랑받는 캐릭터 #캐릭터브랜드 #1인창작자





*커버 이미지: 사진: Unsplash의 Johan Mouch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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