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팀들과의 공동 회식에서 예전에 내가 진행하던 프로그램에 참석하셨던 분과 잠깐 술자리를 하게 되었다.
사실 나는 정확히 어떤 교육이었는지는 잊고 있었는데, 신입사원 때 평창에서 진행했던 프로그램에 참석하셨다고 했다.
담소를 나누다 개인적으로 질문이 있다고 하셨다.
"지금 하는 일이 성격이랑 맞아서 그때 그렇게 한 거에요? 아니면 신입사원이라서 그렇게 한 거에요?"
신입사원 때 내가 어떻게 했었지? 내가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나? 나는 지금 어떻게 하고 있지?
그리고 이어지는 질문은 "이런 일을 하면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아요?"였다.
나는 당연히 매너리즘에 빠지는 때도 있다고 대답했다. 특히, 작년 한참 인수인계를 하기 시작하면서 나는 매너리즘에 빠졌었다.
신입사원 때의 이미지가 지금도 나를 바라보는 이미지라고 하셨는데, 내가 지금도 그 때의 마음으로 일을 하는지 궁금하셨던 것 같다. 나는 섣불리 그렇다고도 아니라고도 말할 수 없었다. 분명히 변한 부분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내가 변한 부분이 있는 것인지 내 스스로도 심장이 쾅 하게 던져보게 되는 질문이었기 때문이었다.
분명한 것은 5년 전 일인데도 내가 어떤 생각과 마음으로 임했었는지 기억이 흐려졌다는 것이다. 다행히 블로그에 그때의 느낌을 써놓았던 글이 있었고, 다시 그 때의 생각과 마음을 어느정도 떠올려볼 수 있었다. 그 때는 모든 것이 새로웠고 신기했고, 어떻게든 도움이 되면 좋겠다 싶었다. 지금은 익숙해졌고, 정말 이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일까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달라진 것 같다. 아무래도 그때보단 좀 더 현실적인 생각을 많이 하게 된 것 같다.
고등학교 때 국어선생님은 늘 형식과 초심을 강조하셨었다. 그 때는 뭐 그런가보다 싶었는데, 그 분이 알려준 수 많은 시와 문학은 잘 기억나지 않아도 그 두 단어만큼은 생생하다. 초심만 잃지 않으면 된다는 것, 그게 대략 반백년을 살아온 선생님 인생에 키워드였다.
"내가 처음의 마음으로 지금도 그 일 혹은 그 사람을 대하고 있는가?"
두고두고 스스로 던져볼 만한 질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은 변하고 무뎌진다지만 그렇기 때문에 품어야 하는 질문인 것 같다. 더 이상 처음의 마음과 같지 않다면 다시 목적을 생각해보고, 그 후의 일을 생각하는 것이 모두에게 이로울 것이기 때문이다.
"왜 내가 지금 굳이 이 일을 하고 있지?" "내가 하는 일이 나에게도 다른 사람에게도 정말 도움되는 일인가, 다른 대안은 없나?" 요즘 수도 없이 던져보게 되는 질문이다. 당장 답을 내리기는 어렵지만 곱씹어보면서 답을 찾아보고자 한다.
감사하게도 그 분 옆에 있던 다른 교육을 들었던 분이 지금도 그런 거 같아요, 정말 마음 많이 써줬어요라고 이야기 해주셨다. 5년 전 평창에서 무슨 마음이었는지 기억과 기록에 의존해서 답을 할 수 밖에 없지만 그 때는 진심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그래서 지금은 어떠냐고 누군가 또 물어본다면 "예전보다는 혼란스럽지만 그 때의 마음이 퇴색되지 않도록,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그때보다 더 진심으로 임하고 있다고" 그렇게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