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1년 정도밖에 안 되는 초보 팀장으로서 나는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가, 팀장은 정말 필요한 사람일까를 정리해본 글입니다.
아래의 내용으로 구성이 되어 있어요.
1. 리더십이 PT 같은 구독 서비스라면 우리 팀원은 우리 회사와 나의 리더십을 구독할까?
2. 우리 팀원은 성과를 내고 성장하기 위해 팀에서 어떤 리더십 서비스를 받고 있을까?
3. 나의 리더십 서비스를 정리하면서 알게 된 것
4. 팀원에게 공유를 하면서 알게 된 것
아래의 분들에게 도움이 되실 거 같아요.
1. 신임 팀장으로서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정리를 해 보고, 잘한 점, 보완점을 회고해보고 싶으신 분
2. 팀원으로서 내가 어떤 리더십 서비스를 받고 있는지, 무엇을 요구해야 할지 정리해보고 싶으신 분
3. 그냥 무슨 얘기를 하는 건가 궁금하신 분
리더십이 PT 같은 구독 서비스라면 어떨까?
우리 팀원은 우리 회사와 나의 리더십을 구독할까?
회사는 선택할 수 있지만 보통 팀장을 선택하기는 어렵다. 많은 팀원들은 팀장이 없어도 팀이 잘 돌아간다고 생각하거나, 팀장만 없으면 팀이 잘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팀원들이 회사생활을 한다는 게 성과를 내면서 성장을 하고 그에 맞는 대가를 받는 것이라고 가정해보자. 또, 리더의 역할은 각 팀원들이 더 성과를 많이 내고 성장을 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가정해보자. 마치, 피트니스 클럽에서 근육의 성장을 도와주는 PT코치와 같은 역할인 것이다. 혼자서 운동을 해도 효과가 있겠지만 PT를 등록하고 구독하는 이유는 도움을 받을 때 성과가 더 높을 것이라 기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우리 팀의 팀원들은 팀장을 구독하고 싶어 할까? 내가 정말 필요한 일들을 하고 있는 걸까? 만약, 팀장을 구독한다면 매월 얼마에 구독할 의향이 있는 걸까. 팀장이 하는 일들을 리더십 서비스라고 생각해보고, 팀원들이 성과를 내고 성장하기 위해 어떤 리더십 서비스를 받고 있는지 정리해보기로 했다.
코멘토 운영 팀원들은 성과를 내고,
성장하기 위해서 팀에서 어떤 리더십 서비스를 받고 있을까?
Overview
리더십을 서비스로 정리하려다 보니, 어떤 걸 리더십 서비스로 보고 구분할지 정리하는 게 어려웠다. 리더십에 대한 정의만 해도 정말 수많은 정의와 생각들이 있지 않은가. 여러 가지 방향으로 고민하다 리더십 서비스는 일/사람/조직 관리 측면에서 팀원의 성과나 성장을 더 가속화하는 것이라고 정의해보고 정리를 시작해보았다.
상황에 따라 리더가 하는 행동이 다르겠지만 서비스이니까 최대한 공통된 형태로 제공되는 것을 생각했다. 그리고 주기 별로 구분해보았더니, 일단 우리 팀에서 제공되는 리더십 서비스는 팀원들에게 핵심 질문, 화두를 던지고 함께 회고하고 지원하는 형태가 대부분인 것처럼 보였다.
주기 별로 회사 차원에서 또는 팀 차원에서 제공하는 리더십 서비스는 아래와 같았다.
Yearly (연간 1회 정도 체크)
DP(Development Plan) 미팅(60~120분)
[1] 목적
회사의 성장과 함께 개인의 성장을 지원한다
연간 1회 목표 설정 후, 매월 주기적으로 점검
[2] 주요 질문 및 내용
향후 1년간 회사의 폭발적인 성장을 위해 본인은 어떻게 기여하고 싶나요?
커리어적으로 앞으로 성장하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핵심가치 측면에서 본인의 강점은 무엇이며, 그 강점으로 팀에 어떻게 기여하려고 하나요?
1, 2번을 하기 위해 현재 어려운 점이나 회사로부터 지원이 필요한 것이 있나요?
전략 세션
전사의 미션 및 전략을 상세하게 공유
드림 세션
팀원들의 꿈에 대해 공유하고, 개인의 꿈을 점검
자기 사용설명서에 드림보드를 작성하여 각자의 꿈을 반기 단위로 공유하고 회고함
Monthly (월의 시작과 끝에 체크)
전사 OKR 미팅(120분)
[1] 목적
전사 목표와 우선순위, 다른 팀의 업무를 이해한다
다른 팀의 사례를 통해 우리 회사에서 일 잘하는 방식에 대해 생각하고 배운다
[2] 주요 질문 및 내용
전사 OKR 성과 및 주요 이슈 공유
OKR 실행 과정에서 LEAN, ENJOY, DREAM하게 일한 팀원들 사례 공유
고객 관련 학습점 공유
OKR 회고 미팅(60분)
[1] 목적
이번 달 내 업무의 성과와 업무 방식에 대해 회고하고, 더 잘할 수 있도록 계획을 수립한다
[2] 주요 질문 및 내용
각 Initiative 별 성과 및 업무 진행사항은?
배운 점, 잘한 점, 자랑하고 싶은 점은?
- 내가 목표를 위해 이렇게까지 해봤다
- 고객에 대해서 새로운 걸 알았다
- 목표 달성을 위해 ~~~한 실험을 했다
- 일하는 방식과 관련하여 실험한 내용이 있다
아쉬운 점, 보완점(1월 1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더 잘하기 위해 어떻게 했을까?)
목표 달성을 위해 더 해야 하거나 지원 필요한 부분은?
목표를 위해 도와줘서 칭찬하고 싶은 다른 팀 동료는?
Weekly (주에 1번씩 체크하는 것)
1 on 1 미팅(30분)
[1] 목적
직무 몰입도 및 업무 우선순위, 성장에 대해 주기적으로 체크받고 성과를 더 잘 낼 수 있도록 도움받는다
공개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애로사항(업무적, 관계적)에 대해 이야기하고 도움을 받는다
[2] 주요 질문 및 내용
이번 주 직무 몰입도는 10점 만점의 몇 점? 그 이유는?
고민되거나 어려운 일이 있는지?
더 몰입하거나 성과를 더 잘 내기 위해 리더가 돕거나 해결해줘야 할 것?
※ 일부 팀원들은 격주 또는 한 달에 1번 진행
컬처미팅(30분)
[1] 목적
좋은 문화의 기준을 함께 만들어가고 이 기준에 따라 생각하고 토론하게 만든다
더 좋은 문화와 업무방식에 대해 주기적으로 고민하고 제안할 수 있도록 한다
팀원들에게 업무 외 적으로 고맙거나 미안한 부분에 대해 공유하고 서로 심리적 안전감을 느끼도록 한다
[2] 주요 질문 및 내용
이번 주를 대표하는 감정은 어떤가요?(복수 선택도 괜찮음)
이유는 무엇인가요?(느낀 점, 배운 점)
자랑하고 싶은 일이 있나요?
동료에게 칭찬해주고 싶거나 고마웠던 점이 있나요?(사소한 거더라도)
제안하고 싶은 업무 방식 등이 있나요?
아쉬웠던 점이나 미처 말을 못 하고 지나간 것이 있나요?(부정적인 것이더라도 괜찮아요)
Function미팅(60분)
[1] 목적
월간 OKR 목표에서 Function 별로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체크해야 하는 것들을 리뷰한다
[2] 주요 질문 및 내용
이번 주의 주요 성과 및 주요 실험 결과는?
성과를 내는 데 있어서 이슈가 있는지?
성과를 더 잘 내기 위해 필요한 게 있는지?
Daily (매일 체크하는 것)
데일리스크럼(20분)
[1] 목적
매일 팀 전체와의 약속을 통해 스스로 업무 목표를 세우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
업무 상황을 공유하고 더 나은 성과를 위해 팀에 도움받는다
[2] 주요 질문 및 내용
팀이 알아야 할 어제 업무 진척/공유사항은?
오늘 반드시 해야 할 업무는?
업무 상 이슈, 팀에게 도움받을 부분은?
데일리체크인(자율 참여)
[1] 목적
스스로 감정과 배운 점을 정리하면서 자랑하고 싶은 일, 토로하고 싶은 일 등 팀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든다
[2] 주요 질문 및 내용
오늘의 감정(바빴어요, 힘들어요, 뿌듯해요, 기대돼요, 어려워요, 초조해요, 기뻐요, 그냥그래요, 고마웠어요)
느낀 점과 배운 점, 팀에 공유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그 외 상시 진행되는 것
업무의 씽킹 파트너 되어주기
업무 코칭
팀원 요청에 의한 면담
이렇게 정리를 했더니 이런 점이 도움이 되었다
1.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의 목적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2. 팀 사정에 따라 그때그때 시작한 일들도 많았는데, 정리하고 보니 체계를 잡아볼 수 있었다
3. 지금 잘하고 있는 부분과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4. 내가 시간을 어디에 많이 쏟는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어디에 더 에너지와 시간을 투자해야 할지 생각해볼 수 있었다
5. 팀원들에게 "이런 리더십 서비스"들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떤 것들이 있으면 더 성과도 내고 성장할 수 있을지 더 구체적으로 물을 수 있게 되었다
팀원들에게도 공유해보았다
1on1 미팅에서 정리한 내용을 공유하면서 더 높은 성과와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 필요한 리더십 서비스가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상처 받을 거 같아서 나를 구독할 거냐고 대놓고 물어보지는 못했다. 정리해놓고 보니 리프레쉬 프로그램이 너무 없다고 신설해달라고 한 팀원도 있었고, 이걸 계기로 더 생각해보겠다는 팀원도 있었다. 잘 모르겠지만 그냥 이렇게 정리하고 신경 쓰는 것 자체가 고맙다고 한 팀원도 있었다. 좋은 수준에 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수준에 도달하기 위한 노력 자체도 좋은 서비스가 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좋은 리더가 되는 건 너무 어려운 목표이다. 나 스스로 좋은 리더가 될 수 있을지 확신은 없다. 지금보다 더 인격이 도야되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인데, 그럴 자신은 없다. 그렇지만 좋은 리더십 서비스는 제공해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번 일을 계기로 팀원들이 계속해서 어떤 리더십 서비스를 받고 있고, 어떤 리더십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지 정리하고 업데이트해보고자 한다. 그리고 팀원들과 계속해서 얘기해보고자 한다. 그러면 조금은 더 나은 팀을 만드는데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1,000명 정도 규모 회사에서 HRD와 조직문화를 5년, 현재는 20명 정도 규모의 회사에서 조직문화와 기타 등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사람과 조직과 관련한 문제에 정답은 없지만 고민을 놓지 않으려고 합니다. 잘못된 부분이나 부족한 부분에 대해 말씀해주시면 더 성장하는 계기로 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