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바다가 만나는 자리 을들목
물은 선명하게 갈라져 있었다.햇빛을 받은 쪽은 반짝이며 흐르고, 다리 아래 그늘진 쪽은 묵직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같은 물인데도 이렇게 다르게 보인다는 게 이상했다.그 위로 다리가 놓여 있었다.
건너가기 위해 만들어진 구조물은 단단했고, 그 아래의 물은 방향 없이 계속 움직이고 있었다.
을들목이라는 이름이 그제야 이해됐다. 여기는 어디로 들어가라고 등을 떠미는 장소가 아니라
이미 지나온 것과 이제 건너가야 할 것을 동시에 보게 만드는 자리였다. 선택을 재촉하지도, 결론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그저 잠시 서서 바라보라고 말하는 곳 같았다.나는 오늘도 그 중간에 서 있었다.
완전히 떠났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미련이 남아 있고, 도착했다고 말하기에는 갈 길이 멀었다. 그래도 이 상태 그대로도 괜찮을지 혼자서 조심스럽게 물어보는 중이었다. 다리 아래에서 반짝이던 물은
잠시 후 다른 빛으로 바뀌어 있었다.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지만, 시간은 분명히 흐르고 있었다.
아마 나도 그렇게 중간을 지나 다음 장면으로 옮겨가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