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공백
세상은 때로 우리에게 아무것도 내어주지 않는 인색한 얼굴을 한다. 하지만 그 닫힌 문 앞에서 느낀 공허함조차 결국 나라는 사람을 이루는 하나의 조각임을 이제는 안다. 남들이 가려둔 남의 것을 보려 애쓰기보다, 내가 이미 가진 나의 고요를 응시하는 법을 배우는 하루였다.
광화문의 높은 빌딩 숲도, 차가운 신호등도 알려주지 않았던 답을 나는 이제야 내 방의 고요 속에서 기록한다. 오늘 내가 마주한 것은 타인의 거절이 아니라, 내가 더 깊게 들여다봐야 할 나만의 공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