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생각이 멈췄다면 돌담을 바라보며
오늘 내 위장은 급체로 인해 벙벙하게 부풀어 올랐고, 생각은 그보다 더 꽉 막혀 있었다. 혜화동의 한 귀퉁이, '생각이 멈췄다면 돌담을 바라보며'라는 문구 앞에 멈춰 섰다. 그래, 내 생각이 멈춘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위화의 《인생》 속 푸구이가 겪은 삶의 척박함과, 세상을 떠도는 가벼운 농담들, 그 사이에서 갈 길 잃은 내 마음까지. 그 모든 것이 소화되지 않은 채 엉겨 붙어 있었으니까.
책상 위에는 '쓰는 사람'이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다. 나는 쓰는 사람인가, 아니면 그저 남겨진 파편을 줍는 사람인가. 누군가는 내 변덕을 탓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관없다. 나는 정답을 맞히러 가는 사람이 아니라, 내 눈에 들어온 쓸모없는 파편들을 기록하러 가는 사람이니까.
그들이 화려한 프레임을 분석할 때, 나는 멍하니 돌담을 바라볼 것이다. 반응이 멈춘 세상의 무심함도, 낯선 이들의 발제문도, 결국은 이 돌담 사이사이에 끼어 있는 이끼 같은 존재들일 뿐이다.
Finders Keepers.
찾는 사람이 임자라고 했던가. 나는 오늘 체기와 서운함 사이에서 이 문장을 주웠다. 생각이 멈춘 그곳에서 비로소 '나'라는 문장이 시작된다는 것을. 굳이 억지로 마음을 열어 재미를 구걸하지 않아도, 나는 여전히 쓰고 있고, 여전히 줍고 있다. 그것으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