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연습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아직까지 자전거를 타지 못한다. 어렸을 때 엄마와 배우기로 했던 자전거는 스물일곱 해를 넘기는 순간까지 배우지 못했다. 핑계라면 핑계이지만 뭐든 배우고 지나가는 시기가 있는 것 같다. 다들 어린 나이에 배우는 자전거를 지금 배우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하며 차일피일 미루다 지금 이 나이까지 왔다.
그래서 올해는 꼭 자전거 타는 연습을 할 생각이다. 잘 타는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자전거 안장에 용기 내 앉아 보는 것만이라도 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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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살아가면서 균형을 잃어버렸을 때, 내가 자전거를 배우지 못한 채로 커버린 탓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제대로 넘어지는 법도 모르고, 까진 무릎을 경험 삼아 균형을 잡는 법은 더욱이 모른 채로 살아온 게 어쩌면 그날, 그 시절에 배워야 했던 단계를 뛰어넘었기 때문이 아닐까? 핑계를 찾는 것이다.
엑셀 하나로 편하게 굴러가지만 때때로 기계적으로 굴러가는 듯한 차를 운전하기가 벅찬 것도,
갑자기 배운 하루치의 인생을 몰고 가는 것도, 차를 끌고 좋은 물건을 사고, 좋은 직업을 가졌다고 칭찬을 듣는 날이면 붕 뜬 기분이 들 때도 있지만 하나하나 계단을 오르듯 삶을 차근차근 밟아나가지 않고, 누군가의 희생을 밟고 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많았다. 대표적으로 엄마. 엄마의 삶을 빨아먹고 날아오르는 것 같은 느낌이 자주 든다.
조금 오랫동안 덜 자란 나를 보듬느라 주변 사람을 잊어버렸을 때, 그러고 나서야 다시 주변 사람들이 생각났을 때 미안해지는 기분에 휩싸이는 것도 마찬가지로.
올해는 꼭 놀림받아도 괜찮으니까. 무릎에, 아니 온몸에 피가 나도 열심히 넘어져가며 배우고 싶다. 원래 처음부터 삶을 배울 때 삶은 완전하지 않고 안전하지도 않다는 것이라는 걸 먼저 피부로 체득했어야 했다. 그래서 바퀴를 공원에서도, 힘들 때마다 걷는 나만의 산책길에서도. 그 어디에서도 뭐든 내 힘으로, 내 몸으로 굴려보고 싶다. 그런 면에서는 자전거가 제일 괜찮은 것 같다.
온갖 감정 속에서 한해를 아등바등 그래도 견뎌냈다는 생각, 그리고 왠지 모를 피곤한 느낌, 여러 가지 피로와 스트레스가 뭉쳐 뱃속에 들어앉는 느낌이다.
온갖 생각들로 마음속이 소란스러울 때. 그럴 때 바퀴를 굴려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걷는 것보다는 빨리 도망칠 수 있도록 자전거를 타고 싶다. 올해는 꼭 자전거 타는 연습을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