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처럼 올라가던 밤 (21.07.17)
어제는 나이트를 했고, 조용한 밤을 틈타 각자 좋아하는 노래를 연달아 들었다.둘 다 세대를 뛰어넘어 음악 취향이 비슷하단 걸 발견하고 같이 흔들거리며 웃음 짓는 일이 좋았다. 맨날 곱씹기만 했던 퇴사가 진짜 얼마 남지 않았지만.. 그러다가 밤을 지새우고 박명을 보았다.
그리고 우리층에 몇 년간 모셨던 할아버지가
상태가 악화되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연명치료 장치를 본인 스스로 거부하셨다고 했다.
L-tube feeding 및 여타 처치물을 아무리 설득하고 때로 보호자와 같이 강권하여도 다 직접 손으로 뽑으실 만큼 삶에 대한 우울과 거부감이 심했던 할아버지였다. 삶을 떠나고 싶을 만큼 지난하고 지난한 마음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계셨을때의 우리들 모습도 생각하니 좀 마음은 뻐근하다.
소식을 접하고 난뒤 Day인계받는 선생님께 그런 걸 생각하면 삶과 죽음은 너무 한 끗차이라고, 소문은 듣고 한 귀로 흘리지만 기분은 계속 요상해진다고 말한 뒤 입을 딱 씻어버리고 퇴근했다. 병원 퇴근길에도, 도서관에서도 곁을 계속 맴돌던 보라색 나비가 눈 앞에 자근거리며 밟힌다. 집에 와서 무난히 밥알과 보글보글 끓인 된장국 속의 바지락을 씹는다. 그만큼 나에겐 밥알을 씹듯 무난한 하루가 되었다.
이제 이걸 볼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길어도 2주가 채 안된다. 겉으로는 어떻든 정말 나에게 정을 주었던 선생님들은 내 얼굴을 보자마자 울음을 터트린다. 기별도 없이. 그걸 보고선 닳고 닳은 세상의 말들보다 확실하게 사람에 대한 애증과도 같은 감정, 진심을 느낄 수 있는 건 사람의 눈물이라고 생각했다.
처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