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을 더 좋아하게 만드는 것

by 희재

[내 일은 내 삶의 축소판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책 [좋은 기분]을 읽기 시작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카페라는 공간을 떠올리게 된다. 자주 방문하는 한 프랜차이즈 카페 매장이 있다. 빌딩 내 입점한 이 매장은 넓은 공간과 각자 방문 목적에 따라 시간을 보내는 분위기에 그날 해야 할 일에 집중하기가 좋다. 첫 방문 때 본 스토어 매니저를 제외하고 전체 직원이 몇 차례 바뀌었지만 계속 방문하게 되는 것 쾌적한 환경 외에 한 직원의 친절함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서이다.

방문 초기에는 한여름의 더위를 해소할 시원한 프라페를 먹기 위해서였고, 매장 환경이 마음에 들기 시작하면서 책을 챙겨서 방문하거나, 노트북 작업을 하게 되면서 다양한 메뉴를 경험하게 되었다. 특히 프랜차이즈 브랜드에서 보기 어려운 싱글 오리진을 마실 수 있어서 그날의 원두를 확인하고 주문하는 재미가 있었다.

내가 나로서 존재할 수 있는 공간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 곳은 사람들과 만남의 장소로 선택하지 않는 편이다. 그런데 이 브랜드의 커피를 좋아하는 친구에게는 이 공간을 공유하고 싶어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방문했는데 그날 카운터에 있던 직원들이 내 옆에 사람이 한 명 더 있는 것을 보고 신기해했던 장면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 이후 방문했을 때, 친절한 직원이 계산을 마치고 "다음번에 친구분이랑 오시면 더 맛있게 내려드릴게요."라며 건넨 말에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하고 돌아서는데 내 모습에 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평소라면 선을 넘는 친절함이라 생각해서 부담스러워했을 텐데 오히려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하다니.. 친절함은 사람의 마음을 무장해제 시킨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어느 날부터 친절한 남자 직원이 보이지 않았다. 너무 바쁜 이곳에서 다른 매장으로 옮긴 건지 아니면 그만둔 건지 모르지만 새로운 직원에게 주문을 하면서 그 직원이 보인 친절은 단순한 친절이 아니라 프로의식이라는 것을 느꼈다. 아무리 자주 오는 고객이라도 모든 직원이 그 고객의 취향을 다 기억하고 세심하게 챙기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책 [좋은 기분]에서 손님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읽으면서 그때 친절했던 그 직원이 생각난다. 매장을 방문한 모든 고객에게 웃으며 주문을 받고, 개인의 취향을 기억하고 세심하게 챙겨주는 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면서 이렇게나마 글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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