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쟁탈전 - 개띠 이야기
지친 하루를 보내고
어지간히도 말을 안 듣는 세 녀석을
곱지 않게 재웠다.
옥신각신,
화장실에서부터 싸워대기에
한바탕 혼구멍을 내
잠자리에 들여보냈다.
세 놈 모두 깊이 잠든 걸 확인하고
양치를 하려고 세면대 앞에 섰다가
나는 웃을 수밖에 없었다.
칫솔꽂이를 보는 순간
참, 알 만했다.
내 칫솔과
셋 중 누군가의 칫솔이
모를 서로 맞댄 채
깊이 박혀 있었다.
어처구니가 없어
피식 웃음이 났다.
지금…
이걸 서로 하겠다고
그렇게 싸운 거라고?
아무리 사랑을 주려고 애써도
세 아이가 나누어 받는 사랑의 양은
늘 모자란가 보다.
세 녀석 모두
밥은 꼭 엄마 옆에서,
물도 같은 컵으로,
자동차 옆자리는 늘 자기 자리라 우기고,
“엄마 옆에서 자면 안 돼?”를
하루도 빼놓지 않더니
이제는
칫솔 뽀뽀까지.
비슷한 색깔이라
문득 헷갈려
범인 색출에 나섰다.
증거는 태블릿에 있다.
아이들 양치 습관에 도움이 될까 싶어
깔아 둔 어플이
양치 중간 사진을 찍어준다.
확대.
또 확대.
범인은 바로…
빨간 칫솔 3번.
다음 날 아침
나는 괜스레 엄한 표정으로 묻는다.
“어제 엄마랑 칫솔 뽀뽀 해놓은 놈 누구야!”
잠깐의 정적 끝에
아들 녀석이
조심스레 손을 든다.
멋쩍은 듯,
그런데 어딘가 뿌듯한
아리송한 표정.
혼날 줄 알았을까.
아니면
엄마랑 제일 가까이 닿았다고
은근히 자랑스러웠을까.
“어유, 더러운 거야~
엄마 입 세균 다 너한테 간다, 이제~”
타박을 하다가도
피식 웃음이 난다.
참 귀여운 아이들이다.
누가 나에게 이런 사랑을 줄까.
매일
치열하게 싸우고
요란하게 울고
칫솔까지 박아가며
엄마를 차지하려는 아이들 덕에
나는 오늘도
조금 미안해지고,
많이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