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대륙엠 Jul 05. 2021

[스페이스엑스] 4. 케스트럴 엔진, 구조체, 페어링

2단 엔진 케스트렐, 로켓 구조체, 페어링, 엔진시험, 일하는 방법


팰컨 1 로켓의 가장 중요한 구성품은 1단 엔진 멀린 1A이지만, 로켓은 적게는 수만에서 많게는 수십만개의 부품으로 이뤄지며, 그 중 단 1개의 구성품에도 문제가 없어야 발사를 성공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지 않은 부품은 없다.  따라서 이번 장에서는 팰컨 1 로켓의 1단 멀린 엔진을 제외한 나머지 구성품들에 대한 개발 방법에 대하여 설명하도록 하겠다.


4.1 2단 엔진 케스트렐 (Kestrel)



케스트렐 엔진은 팰컨 1 로켓의 2단 엔진이다. 2단 엔진의 목적은 고고도에서 점화하여 위성을 정해진 궤도까지 운반하는 것이 목적이다. 팰컨 1 로켓을 처음 개발할 당시의 목표는 600 킬로그램급 위성을 지구저궤도(LEO, 300 km 전후)에 투입하는 것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팰컨 1 로켓에 대한 임무설계를 수행한 결과, 2단 케스트렐 엔진의 기술요구조건은 추력 3톤급에 비추력(진공기준) 315 초 이상, 엔진 점화는 2회,  중량 60킬로그램 이하로 할당되었을 것으로 예측이 된다. 


케스트렐 엔진은 터보펌프가 없는 가압식(Pressure-feeding) 방식의 액체엔진이었다. 가압식 엔진의 장점은 구조가 간단해서 빨리 만들기 쉽다는 것이다. 다만 추진제를 가압을 해서 연소기 헤드부로 공급을 해줘야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무거운 구조체가 되기때문에 엔진의 성능이나 효율은 좋지 않은 단점이 있다. 


케스트렐 엔진의 추진제는 멀린 1 엔진과 마찬가지로 연료로는 케로신(RP-1), 산화제는 액체산소를 사용했다. 연소기 노즐 냉각 방식은 톰 뮬러가 선호했던 흡열 냉각 방식을 채용하였다. 다만 노즐 확장부의 소재는 매우 비싸면서 크랙에 제일 강한 니오비움(niobium)을 사용했다. 이는 일론 머스크가 1단과 2단 분리 시 잘못되어 1단의 일부가 2단 노즐 확장부와 충돌하더라도 그 충격을 견딜 수 있는 물질로 사용하길 원했기 때문이다.


가압식 엔진인 케스트럴 엔진의 개발 과정은 큰 어려움없이 진행이 되었다. 다만 멀린 엔진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케스트렐 엔진도 케스트럴 1 (old), 케스트렐 1 (new)가 존재한다. 팰컨 1 로켓의 1차와 2차 발사에서는 케스트렐 1 (old) 엔진이, 3차와 4차에는 케스트렐 1 (new) 엔진이 사용되었다. 두 엔진 사이의 차이는 연소기의 소재다. 전자에 사용한 소재는 확인할 길이 없으나, 후자에 사용한 소재는 2014 알루미늄을 사용하였고, 이로 인하여 케스트렐 1 (new) 엔진의 무게 감소와 엔진효율이 좋아졌다고 한다 (팰컨 1 로켓의 5번째 발사에서는 케스트렐 2 엔진이 사용되며, 이때에도 연소기의 소재를 알루미-리튬 알로이 2195를 사용하여 더 나은 성능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2.2 1단과 2단 구조체 (Structure system)는 자체개발이 아닌, Spincraft 사에서 구매


일론 머스크는 팰컨 1 로켓 개발에 있어서 엔진과 구조체 개발이 승패의 핵심이라고 생각했었고, 이에 기반하여 엔진전문가 톰 뮬러, 구조전문가 크리스 톰슨과 함께 스페이스엑스를 창업하였다. 그렇다면 스페이스엑스는 팰컨 1 로켓의 구조체를 구성하고 있는 1단(연료 및 산화제 탱크 등 포함), 인터스테이지(Inter-stage), 2단 구조체(연료 및 산화제 탱크 등 포함) 제작은 어떻게 했을까? 전체를 직접 인하우스 제작을 했을까? 


솔직히 그것은 불가능했다. 예를 들어 추진제 탱크들의 부분들을 가공하고 용접하고 기밀을 확인하는 일련의 과정들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직접 제작하기 위해서는 큰 공간과 거금의 설비투자비,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이 필요하다. 물론 그렇게 할 수도 있었겠지만, 앞서 미국이라는 나라의 장점을 설명했듯, 이미 미국 내에는 로켓용 구조체를 만든 경험이 있는 회사들이 있었으며, 원하는 기술요구사양을 얘기하면 그에 맞춰서 딱 만들어 회사 앞으로 운송까지 완벽하게 해 준다. 만약 팰컨 1 로켓이 발사에 성공했고 그로 인하여 대량의 발사계약을 수주한다면 구조체 인하우스 제작을 위한 설비투자를 할 수 있겠지만, 아직 팰컨 1 로켓을 개발하는 단계에서는 제아무리 일론 머스크라 하더라도 그러한 과감한 투자가 불가능했다. 


구조체 제작은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Milwaukee, Wisconsin)에 위치하고 있는 Spincraft사에 제작 주문을 했다. 원래 일론 머스크가 제작 주문을 의뢰하려고 방문했던 회사는 같은 주의 Greenbay사 였는데, 그곳에서는 일론 머스크가 원하는 구조체를 만들어줄 수 없다고 하면서 다른 회사인 Spincraft사를 추천했다. 보통 회사나 연구소에 이런 경우가 발생하면 이런 부분까지 알아보지 않고 일을 추진했던 담당자는 매우 곤란한 상황에 빠지게 되고, 다시 새로운 회사를 찾고 연락하고 방문일자를 잡는 결정하는데 수많은 절차와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는 바로 그 자리에서 쉽게 빠른 결정을 해버린다. Spincraft사의 방문결과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일론 머스크가 원했던 방식의 추진체 탱크들을 포함하는 구조체 제작이 가능함은 물론, 제시한 계약금액도 합리적이었기에 바로 계약이 체결되었다. 그렇다면 스페이스엑스의 구조체, 즉 추진제 탱크는 뭔가 특별한 요구조건이 있는 것일까? 당연하다. 


일반적으로 로켓 구조체의 연료 탱크와 산화제 탱크는 각각 제작이 된다 (아래 그램의 좌측). 쉽게 설명하면 두개의 알루미늄 맥주캔 같은 탱크 2개가 일렬로 배치가 된다. 보통 엔진 바로 위에 연료(RP-1),  그 위에 액체산소(LOx)가 위치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밀도가 높은 것이 아래로). 따라서 엔진 연소를 위한 산화제 공급을 위해서는 공급배관을 로켓 구조체 외부 바깥으로 빼서 엔진에 공급하게 된다. 헌데 일론 머스크는 구조체의 무게를 가급적 줄이고 싶었기 때문에 공통 격벽 (Common bulkhead) 방식, 즉 연료 탱크와 산화제 탱크가 붙어 하나의 격벽을 서로 공유하는 구조체 제작을 요구했다 (아래 그램 우측). 이렇게 제작이 되면 로켓의 전체 중량의 절감이 꽤 크며 이는 로켓의 다른 구성품 설계 제작에 상당한 마진을 줄 수 있다 (로켓은 무게 싸움임 ㅠㅜ). 다만 공통 격벽 방식으로 구조체를 제작하는 것은 두개의 탱크를 따로 제작하는 것보다 기술적으로 훨씬 어렵다. 하지만 Spincraft사에서는 공통 격벽으로 구조체 제작을 할 수 있다고 얘기한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도 기한에 맞춰 제대로 납품이 되었다.  


2.3 직접 제작한 페어링 (Fairing)


페어링은 위성을 보호하는 로켓의 안전모 같은 존재다. 비행 중 위성 보호하고 있다가 위성을 궤도에 투입하기 전에 2부분, 혹은 3부분으로 분리되어 지구로 자유낙하한다. 


스페이스엑스에서 팰컨 1 로켓용 페어링은 인하우스 자체 설계 및 제작을 했다. 당연히 미국 내 페어링을 전문적으로 제작하여 납품할 수 있는 기업들은 있었으나, 일론 머스크는 페어링과 같은 부품은 자체제작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담당자들을 지정하였다.  미국에서도 스페이스급 이라는 이름만 더해지면 일반적인 산업용 대비 수배의 가격상승 프리미엄은 일반적이었기 때문에 그런 과도한 비용측정은 일론 머스크가 제일 타파하고 싶어했던 우주산업의 고질적인 병폐였다. 그렇다면 스페이스엑스에서 페어링 개발을 담당자는 이전에 페어링 설계 및 제작을 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었는가? 아니었다. 공학적 지식은 갖고 있었지만, 페어링을 만든 적은 없었다. Nothing is impossible. 담당자들은 인터넷 검색을 통하여 NASA나 업체 등에서 공개한 자료들을 기본으로 모델링 설계를 한 뒤 직접 페어링을 제작하였다. 물론 100%는 아니지만 담당자들이 주도적으로 제작을 하였으며, 시험까지 진행하였다. 그렇게 해서 만든 팰컨 1 페어링은 5번의 팰컨 1 로켓 발사과정에서 단 1번의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와 비슷한 개발 사례가 또 있다. 바로 팰컨 1 로켓 발사 전에 페어링 내부에 탑재된 위성에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공급하는 외부 장비, 즉 일종의 항온항습 + 온도조절 에어콘이 필요했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스페이스급 장비를 만드는 외부 업체에 의뢰하여 구매하여 구축하면 수백만달러 이상이 필요했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는 1번도 그 일을 해본적이 없는 사람에게 그 일을 맡기면서 예산은 1만 달러도 주지않았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는 항온항습과 온도조절기능이 있는 에어콘 몇대를 사서 개량하여 동일한 성능의 장비를 구축해버렸다. 비용이 수십분의 1로 줄어든 것이다.  우주산업은 과거부터 문제없이 사용하던 장비는 굳이 바꾸지 않는 특징이 있다. 가장 큰 이유를 신뢰성 (Reliability)이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와 같이 이쪽 분야에서 일한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신뢰성 보다는 같은 값이거나 약간 성능이 떨어지더라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Cost-effective) 방법을 선호하였다. 그렇다면 일론 머스크의 이러한 방법이 큰 문제를 야기시켰는가? 그것도 아니었다. 전혀 ~ ! 별 문제가 없었다. ^^ 


팰컨 1 로켓의 페어링 분리시험 모습 


2.4 엔진연소시험장 (Engine Test Facility)


엔진은 1개의 부품이 아닌, 여러개의 다른 기능을 하는 컴포넌트, 즉 구성품들을 조립하여 만드는 하나의 동일한 성능을 해는 시스템으로 만든다. 일반적으로 엔진을 개발할 때 가장 먼저 시험하는 것이 가스발생기(Gas Generator, 혹은 Pre-burner (예연소기)라고도 함)다. 그 다음이 연소기, 혹은 터보펌프 (병렬적으로 진행해도 전혀 문제가 없음).  이 후에 연소기와 터보펌프를 동시에 연결하여 파워팩(Powerpack) 시험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마지막으로 가스발생기, 연소기, 터보펌프, 각종 제어용 밸브, 배관 등을 모두 조립하여 하나의 시스템으로 만들 엔진연소시험을 진행한다. 물론 발사 전에 로켓의 단을 구성하여 (연료와 산화제 탱크 하단부에 엔진을 연결하여 진행하는 시험) 연소시험을 진행하는 단인증시험이 있으나, 이것은 엔진의 성능이 아닌, 로켓의 성능을 확인하는 단계이므로 엔진연소시험장의 범위를 벗어난다. 


일반적으로 로켓의 구성품 중 대부분은 도시의 공장이나 실험실에서 시험이 가능하다. 하지만 로켓의 핵심 구성품인 엔진은 엄청난 소음과 폭발의 가능성 때문에 인적이 드문 곳에서 시험을 할 수 밖에 없다.  스페이스엑스가 팔콘 1 로켓용 1단 멀린 엔진 개발을 위한 구성품 시험도 도심이 아닌 모하비 사막에서 시작을 했다. 스페이스엑스의 톰 뮬러와 그의 팀원들은  멀린 1A 엔진용 가스발생기 연소시험을 모하비 사막에서 진행하기 시작했다.  가스발생기 시험 후에는 연소기의 연소 시험을 시작해야하는데 모하비 사막에서 40톤 이상의 추력을 내는 연소시험을 진행하기에는 턱없이 기반시설이 부족했다. 일론 머스크와 톰 뮬러 등은 새로운 시설을 찾아야했다.


텍사스주에 맥그리거 (Mcgregor, Texas) 라는 곳이 있다. 그곳에는 일론 머스크보다 5년 전인 1997년 2월에 민간우주개발회사를 세운 뒤 2000년 10월 문을 닫은 Beal Aerospace사의 엔진시험시설이 위치하고 있었다. 일론 머스크는 더이상 사용하지 않는 그곳을 이용하기로 마음을 먹고 관련 담당자들의 설득을 얻은 뒤, 2003년부터 텍사스에서 남아있는 멀린 엔진의 시험을 진행하기로 한다. 다만 연소시험이 필요없는 터보펌프 단품시험은 설비가 있는 모하비 사막 시험장에서 진행했다 (2003년 7월).


2003년 3월 멀린 엔진의 연소기의 첫번째 연소시험을 시작으로 2004년 2월에는 2단 엔진 케스트렐의 연소시험, 그리고 2004년 7월에는 멀린 엔진의 첫번째 연소시험까지 성공적으로 착수했다. 보통 엔진을 개발할 때 엔진의 성능에 대한 신뢰도는 누적연소시간(초)로 판단을 하며, 그 기준은 최소 8,000초 이상으로 알려져있다. 멀린 1A 엔진이 팰컨 1 로켓 발사 전까지 몇기의 엔진으로 몇만초의 누적시간을 확보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예측해보건데, 팰컨 1 로켓의 1단 연소시간이 160초이고, 1기의 엔진으로는 보통 10회 정도 연소시험을 진행하므로(연소시험 마칠 때 마다 내시경으로 내부를 확인하고, 시험 중 얻은 데이터를 분석하여 다음 시험에 대한 GO/No-Go를 결정할 것임) 1기당 누적 연소시간은 1,600초 내외. 그렇다면 최소 5기 이상의 엔진이 필요했을 것으로 예상이 된다. 


스페이스엑스 텍사스 맥그리거 엔진연소시험장 전경 (최근)



2.5 스페이스엑스가 일하는 방법


https://www.prnewswire.com/news-releases/spacex-virgin--astras-chris-thompson-continues-his-space-race-journey-joining--phantom-space-corporation-as-chief-technology-officer-a-game-changer-for-the-future-of-the-space-industry-301405047.html

https://en.wikipedia.org/wiki/Falcon_1

https://www.teslarati.com/spacex-texas-dozen-falcon-starship-engine-tests/

https://youtu.be/A96rLYqPfik

https://en.wikipedia.org/wiki/SpaceX_Kestrel


작가의 이전글 [스페이스엑스] 3. 팰컨-1 로켓의 심장, 멀린 엔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