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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륙엠 Jul 23. 2021

[스페이스엑스] 10. 팰컨 1e, 팰컨 9 v1.0

스페이스엑스가 창업한 2002년부터 2008년까지 7년의 기간은 일종의 고난의 행군이었다고 얘기한다면, 2009년부터는 본격적인 꽃길의 행군이 시작이 된다고 말할 수 있다. 특히 2008년에는 7년의 개발기간과 수억 달러 이상을 쏟아부어 개발한 팰컨 1 로켓의 발사를 성공하였다. 또한 NASA의 CRS 계약을 수주하여 COTS 계약으로 개발하기 시작한 팰컨 9 로켓을 이용하여 국제우주정거장으로 화물을 이송해야하는 명확한 목표까지 할당이 되었다. 따라서 스페이스엑스의 타깃은 어느 덧 팰컨 1 로켓에서 팰컨 9 로켓으로 은근슬쩍 쉬프트가 되어버렸다. 


10.1  멀린 1C 엔진과 팰컨 1e 로켓


앞서 설명했듯 멀린 1A 엔진 (팰컨 1 로켓 1차, 2차)과 멀린 1C 엔진(팰컨 1 로켓 3차, 4차, 5차)의 가장 큰 차이는 1A의 경우 연소기와 노즐에 삭마 냉각(Ablative cooling)으로 제작된 반면, 1C 엔진은 재생냉각 (Regenerative cooling)으로 제작이 된 것이다. 재생냉각 방식은 추진제(보통 연료 (멀린 엔진의 경우 RP-1 이라는 케로신(등유)))가 노즐 출구에서부터 노즐벽을 따라 연소실벽을 거쳐 연소기 헤드부의 분사기를 통하여 연소실 내부로 분사되기 전까지의 과정을 거치면서 엔진의 연소열로 인하여 히팅이 되며, 결국은 에너지를 흡수한 연료의 연소 효율을 좋게하는 크나큰 장점이 있다. 이로 인하여 멀린 1C 엔진은 1A 대비 추력은  33.1톤에서 41.7톤으로 약 24.2% 증가했으며, 연소실 압력도 53.8 바에서 66.1바로 약 21.4% 증가했다. 이로 인한 비추력(Isp, Sea level 기준)도 288.5초에서 302.0초로 4.5% 증가하였다. 냉각방식을 변경한 멀린 1C 엔진의 연소시험은 2007년부터 시작되었고, 2008년 5월에는 아래 사진과 같이 3기의 멀린 1C 엔진을 클러스터링하여 시험까지 진행하였다. 


2008년 5월 멀린 1C 엔진 3기 클러스터링 시험


하지만 스페이스엑스가 개발한 팰컨 1 로켓의 구조체는 멀린 1A 엔진의 스펙에 맞게 제작이 되어있었기 때문에 완전하게 업그레이드된 멀린 1C 엔진의 성능을 지원할 수가 없었다. 즉 업그레이드된 엔진의 성능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더 많은 추진제가 엔진으로 공급이 되어야하고, 그렇게 구현하기 위해서는 1단 구조체의 연료 및 산화제 탱크도 커져야한다.  이전보다 커진 탱크를 제작하는 것은 새로운 개발이고, 시간과 비용이 추가적으로 발생한다. 따라서 멀린 1C 엔진의 성능을 팰컨 1 로켓의 구조체에 맞춘 멀린 1C interim 이라는 멀린 1C 엔진의 다운그레이드 버전의 엔진을 제작하여 2008년 7월과 9월에 팰컨 1 로켓의 3차와 4차 발사까지 각각 수행한 것이다.

 

  2009년 7월 14일 스페이스엑스는 남태평양 콰잘레인 환초의 오멜렉 섬에서  팰컨 1 로켓의 업그레이드된 구조체에  완벽한 업그레이드인 멀린 1C 엔진이  장착된 팰컨 1e 로켓을 발사했다 (팰컨 1 로켓의 5차 발사).  스페이스엑스사에서 팰컨 1 로켓의 실물을 만들기도 전에 수주한 말레이시아 RazakSat 위성 (180kg) 을 탑재하고 드디어 발사하여 성공적으로 위성을 궤도에 투입한다. 그런데 ... 이것이 스페이스엑스가 창사 이래로 최초로 개발했던 팰컨 1 로켓의 마지막 비행이었다.  스페이스엑스는 이제 팰컨 1 로켓은 역사 속으로 고이 접어두고, COTS 계약과 CRS 계약을 통하여 확보한 연구개발비를 바탕으로 팰컨 9 로켓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기로 결정을 이미 한 상태였던 것이다.


팰컨 1e 로켓 발사



10.2 팰컨 9 로켓 v1.0 (1단 및 2단 엔진과 관련된 부분)


팰컨 9 로켓은 총 5가지 버전으로 업그레이드가 되어왔고, 현재도 스페이스엑스사를 대표하는 로켓이기때문에 새로운 장에서 작성하면 좋을 텐데... 왜 굳이 10장에서 팰컨 1e 로켓과 같이 작성하는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그 이유는 바로 팰컨 9 로켓의 초기 버전인 v1.0의 1단과 2단에 사용되는 엔진이 멀린 1C 엔진이기 때문이다. 이 다음 버전인 팰컨 9 로켓 v 1.1 부터는 성능이 안드로메다급으로 급격하게 업그레이드되어버린 멀린 1D 엔진을 장착하기 때문에 그 차이가 너무 크다. 따라서 멀린 1C 엔진을 함께 사용한 팰컨 1 (1e 포함) 과 팰컨 9 v1.0 로켓을 함께 묶은 것이다. 다만 이번 장에서는 엔진과 관련된 얘기만 하고, 다음 장에서는 로켓 전체 대한 얘기를 하도록 하겠다.


멀린 1C (팰컨 1 로켓용), 멀린 1C ( 팰컨 9 로켓용), 멀린 1C (팰컨 9 로켓 2단용). 가운데는 톰 뮬러


우선 스페이스엑스사의 팔컨 로켓 시리즈에서 1, 9 등과 같은 숫자의 의미가 무엇인지 아시는가? 다 짐작하고 계시겠지만, 로켓 1단에 장착된 엔진의 갯수다. 팰컨 9 로켓의 1단에는 9개의 엔진이 상용된다. 팰컨 9 로켓은 팰컨 1과 마찬가지로 2단형으로 구성이 되어있다. 다만 2단에도 1단과 동일한 멀린 1C 엔진이 장착되어있는데, 이름은 멀린 1C Vacuum(진공)이다. 팰컨 1에서는 2단에 추력 3톤급의 가압식 케스트렐 엔진을 사용했었는데, 팰컨 9 v1.0에서는 1단과 동일한 멀린 1C 엔진을 장착했다. 왜 그랬을까? 쉽게 생각하면 국제우주정거장인 ISS로 물품을 보급하기 위해서는 팰컨 1 로켓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무거운 드래곤 우주선과 배급품을 탑재하고 무사히 공급을 해야한다. 팰컨 1 로켓이 150 kg의 말레이시아 위성을 지구저궤도에 투입했는데, 팰컨 9 v1.0 로켓은 무려 9톤을 싣는다. 단순비교해도 60배다. 따라서 2단에는 당연히 큰 엔진이 필요하다. 두번째로 스페이스엑스는 엔진의 제작가격도 가급적이면 최소화하려고 했었다 (물론 지금도 그러하다). 그것을 위해서 일론 머스크가 제시한 방법이 바로 mass production, 즉 대량생산이다. 1기를 제작하는 것과 100기를 제작하는 것을 비교해보면 전체적인 가격은 100기가 비싸지만, 1기당 단가는 100기를 제작하는 것이 훨씬 저렴하다(최소 30% 이상 저렴). 엔진을 제작하고 조립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제작 및 가공 장비와 치공구가 필요하고 그 비용은 모두 엔진의 제작 단가에 포함이 된다. 그리고 그러한 장비류 등은 1번을 쓰나 100번을 쓰나 가격이 동일하다. 여기서 우선 단가가 1/100으로 줄 수 있다. 또한 Experienced Curve 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실제 작업을 수행하는 엔지니어들의 숙련도다. 처음 작업하는 속도와 10번, 100번 작업할 때의 속도가 결단코 같을 수가 없는 것이다. 멀린 1C 엔진의 1단용 엔진과 2단용 엔진은 당연히 차이가 존재하지만, 엔진을 구성하는 구성품의 차이는 별로 없고, 2단 용은 외부의 공기가 거의 없는 희박한 고도에서 점화하기 때문에 최적의 추력을 위하여 확장형 노즐을 사용하기 때문에 노즐만 크게 추가적으로 제작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스페이스엑스는 2009년 3월 팰컨 9 v1.0 로켓의 2단을 위한 멀린 1C vacuum 엔진 연소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처음 발표했다. 1단용인 멀린 1C 엔진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터보펌프를 사용하고, 연소기 및 노즐부는 재생냉각 방식으로 냉각을 한다. 다만 노즐 확장부는 니오비움 알로이를 사용하여 2.7 미터의 길이로 만들었으며, 확장부의 냉각은 복사 냉각(Radiation cooling)이었다. 2 멀린 1C vacuum 엔진의 비추력(진공 기준)은 342.0초인데, 이것은 미국에서 개발한 탄화수소 연료 로켓 엔진 중 최고의 효율이었다. 



팰컨 9 v1.0 로켓의 백미는 사실 머니머니해도 1단에 달린 9개의 멀린 1C 엔진이다. 팰컨 9 로켓 전에는 추력은 약하지만 동일한 성능을 내는 여러개의 엔진을 클러스터링하여 1단으로 사용하는 것보다는 러시아의 처럼 힘이 쎈 대형 엔진을 새롭게 개발하여 1단에 장착하여 사용하거나, 유럽과 일본처럼 1단 중앙에는 액체엔진을 사용하고 1단 사이드에 고체엔진 부스터를 장착하여 1단의 부족한 추력을 보충해주는 개념의 엔진이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었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는 멋지게 기존의 로켓의 1단 엔진 통념을 깨 부셔주었고, 그 중심에는 저렴한 로켓제작비용에 대한 강열한 열망과 로켓 발사 실패를 최소화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있다고 할 수 있다. 전자에 대해서는 앞서 설명을 했으니 생략하고, 후자에 대해 언급하자면 9개의 1단 엔진 중 1개의 엔진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거나 꺼졌을 경우를 생각해보자. 기존의 다른 로켓들은 100퍼센트 발사 실패로 귀결이 된다. 하지만 스페이스엑스의 팰컨 9 로켓은 남아있는 8개의 엔진 중 일부 엔진의 추력을 증가시켜 부족한 추력을 보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 되어있다. 그리고 실제로 이러한 경우가 있었고, 시나리오 대로 성공적으로 다른 엔진들의 추력을 높여 위성을 궤도투입시켰다. 


자. 이제 다음 장에서는 팔컨 9 로켓에 대해서 좀더 본격적으로 살펴보자.  


https://en.wikipedia.org/wiki/Falcon_1

https://space.stackexchange.com/questions/8806/what-are-the-differences-between-a-standard-merlin-engine-and-the-merlin-vacuum

https://en.wikipedia.org/wiki/SpaceX_Merlin

https://www.wired.com/2012/06/rockets-video/

https://en.wikipedia.org/wiki/Falcon_9

Brian Bjelde, Max Vozoff, Gwynne Shotwell, "The Flacon 1 Launch Vehicle : Demonstration Flights, Status, Manifest, and Upgrade Path," 21st Annual AIAA/USU Conference on Small Satelli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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