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 엘런 가넷
뉴욕에 있는 모마 미술관 (MoMA)에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그곳에는 어릴 적 미술 교과서에서 보아오던 아름다운 미술 작품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중 단연 인기가 많았던 작품은
빈센트 반 고흐 (Vincent Van Gogh)- 별이 빛나는 밤 (The Starry Night)
그리고 클로드 모네 (Claude Monet) - 수련 (Water Lilies)이었다. 벽 전면을 모두 차지하고 있는 아름다운 작품에 잠시 넋을 잃고 바라보았었다.
그런데 미술작품들을 한참 관람하다가 벽에 커다랗게 걸려있는 한 그림을 보고 당시 초등학교 1학년이던 딸아이가 이렇게 말했다.
“이 그림은 초등학생이 그린 그림 같아요. “
그 작품은 다름 아닌 프랑스 유명화가 “앙리 마티스(Henry Matisse)의 “ 댄스 (la dance)”라는 작품이었다.
앙리 마티스 (Henry Matisse) - 댄스 (la dance)
아이가 보기에는 자기 또래의 친구가 그린 것 같은 느낌이었나 보다. 모마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들은 모두 세계적으로 유명한 걸작품들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몇몇 작품들은 아이의 말처럼 어설픈 아이의 솜씨로 대충 슥슥 그림 듯한 느낌의 작품들도 있었다.
과연 이 작품이 마티스의 작품이 아니었다면 미술관에 전시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잠시 들었다. (마티즈 작품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습니다. 평소 마티즈 그림을 좋아하는 1인입니다.)
잭슨 폴락 ( Jackson Pollock )- One no31
장 미쉘 바스키아 ( Jean Michel basquiat)- 글렌 (Glenn)
예술가들의 작품을 일반인들이 접할 수 있는 방법은 누군가에게 인정받아 전시되어 있는 작품을 그저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작품을 골라주고 전시해 주는 사람들은 어떤 기준으로 작품을 선정하는 것일까?
바로 위에 보이는 작품을 그린 장 미쉘 바스키아는 요즘 잘 나가는 연예인들도 열광할 정도로 인기가 대단하다. 심지어는 그의 작품을 몸에 문신으로 새기기도 한다.
도대체 무엇이 그에게 열광하게 만드는 것일까? 그는 어떻게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품들을 남긴 것일까?
바스키아는 엄마의 손에 이끌려 찾아갔던 모마 (MoMA)에서 피카소의 작품 “게르니카”를 보고 매료되어 화가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그를 “검은 피카소”라고 불렀다. 그의 작품은 피카소의 영향을 받은 듯하다.
바스키아는 친구와 “세이모”라는 크루를 결성하고, 뉴욕 소호 거리를 캔버스 삼아 스프레이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거리에서 그림을 그리던 그가 유명해지게 된 건 바로 한 유명 작가와의 운명적인 만남 덕분이었다. 당시 큰 인기를 끌고 있던 팝아트의 거장 앤디워홀의 눈에 뜨인 것이다. 그는 바스키아의 그림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앤디워홀이 예술가들과의 만남을 가지던 사교모임인 “팩토리”에 바스키아를 초대한다.
앤디워홀은 그의 재력과 마케팅실력을 동원하여 바스키아를 유명한 화가의 반열에 올려주었다.
바스키아는 안타깝게도 27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코카인중독으로 사망했지만, 그는 아직까지도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그의 작품인 “무제” 는 1246억에 낙찰되었다.
장 미쉘 바스키아( Jean Michel basquiat)- 무제
바스키아는 정말 타고난 천재였을까?? 아니면 시대를 잘 타고난 행운아일까? 바스키아에게 앤디 워홀이라는 거장이 없었어도 이렇게 인기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이라는 책을 보면 성공하는 작가들에게는 비밀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중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창의적 공동체의 역할이다.
창의적 공동체 (Creative Community)
한 사람의 창의적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을 말한다.
1. 마스터 티쳐(Master Teacher): 노련한 스승에게 배우고 그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아 의식적인 훈련을 할 수 있다.
2. 상충하는 협업자(Conflicting Collaborator):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이 같은 꿈을 가진 사람으로, 상대방이 할 수 없는 것을 메꿔주는 사람을 말한다.
3. 모던 뮤즈 (Modern Muse): 혁신에 대해 열정을 공유하는 사람, 창의적인 사람들과 어울려야 한다고 말한다.
창작 욕구를 자극하고 용기를 북돋아줄 사람이 주변에 많아야 한다.
4. 유명 프로모터(Prominent Promoter):창작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유명 프로모터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한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유명한 작가들은 고립된 생활을 했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아니 어쩌면 사람들이 그러한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외로운 예술가의 삶에서 멋진 작품이 창작되는 과정을 우리는 극적으로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실제로는 예술 작품이 대중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공동체에 속해있어야만 한다. 창작 활동에 있어서 이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바스키아 역시 앤디워홀이라는 마스터티쳐를 통해 피드백을 받았고, 예술가들의 사교모임인 팩토리에 드나들면서 모던 뮤즈들과 교제했으며, 앤디워홀은 바스키아와 콜라보 작업을 통해 협업자로서의 역할과 유명한 프로모터의 역할을 모두 담당해 주었다.
어떻게 보면 바스키아는 앤디워홀을 만나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명성을 얻지 못했을 것이 자명하다.
그렇다면 어떠한 작품이 창의적인 작품이라고 대중에게 인정을 받는 것일까? 사람들은 어떤 기준으로 명작을 구분해 내는 것일까?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바로 “친숙한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너무 익숙한 것은 사람들이 진부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따라서 친숙한 것과 색다른 것이 적절하게 배합된 아이디어를 찾아서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을 바로 크리에이티브 커브라고 부른다.
우리는 흔히 듣는 가요를 생각하면 크리에이티브 커브를 잘 이해할 수 있다.
보통 히트하는 노래는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면이 있는 곡들이다.
너무 새롭기만 해서 거부감이 느껴지는 노래들은 외면당하기 쉽다. 반면 너무 뻔해서 진부한 느낌만을 주는 노래들 또한 인기를 얻기에 어려움이 있다.
크리에이트 커브에서 “스위트 스팟”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친숙하면서도 새로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 엘렌 가넷은 4가지의 법칙을 말하고 있다.
제1법칙: 소비
20% 법칙- 깨어있는 시간의 20%를 자신의 창작 분야에 속한 자료를 소비한다면, 직접 경험하지 않고도 어떤 아이디어가 어느 정도 친숙한 지, 즉 그것이 크리에이티브커브의 어디쯤에 해당하는 것인지를 직관적으로 전문가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제2법칙: 모방
많은 창작가는 창의적 조상들이 확립해 좋은 패턴을 어깨너머로 보고 체득하는 방식으로 비범한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제3법칙: 창의적 공동체
제4법칙: 반복
특정시기에 소비자의 취향을 파악하여 그들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아이디어를 반복해서 다듬어야 한다.
나 또한 책을 계속해서 읽고 글을 쓰기 위해서 브런치라는 창의적 공동체에 들어왔다. 나는 이 공동체에 들어와서 혼자서 외롭게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보다 같은 꿈을 가진 창의적인 공동체가 함께 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 중이다.
나는 책을 통하여 훌륭한 작가들의 글을 소비할 뿐 아니라 브런치에서 발행되고 있은 여러 작가들의 글을 정독하며 다른 사람들의 글을 소비하고 있다.
그리고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내 글이 읽힐 수 있도록 제목을 선정하는 일과 내용에 심혈을 기울인다.
나는 이제 막 브런치라는 창의적 공동체에 발을 들였으므로 아직은 내가 스위트 스팟의 정확한 지점을 깨우치지는 못했다.
하지만 분명 이 공동체를 통하여 나의 글을 발전시켜 나가는데 도움이 되리라는 것은 분명하다.
거리에서 그림을 그리던 바스키아가 앤디워홀과의 만남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던 것처럼, 나도 브런치를 만남으로써 히트하는 글을 꼭 써보리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