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보는 자신이 힘들게 느껴질 때

by 봄봄


"눈치를 많이 봐서 힘들어요"

"상사의 표정, 목소리만 바뀌어도 저는 바로 느껴지고, 위축이 되어요"

"친구들 감정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서 힘들어요"

눈치를 많이 본다는 이유로 병원을 찾지는 않지만,

다른 이유로 와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하다 보면

꼭 나오는 주제가 다른 사람의 눈치를 많이 본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눈치를 많이 보는게 꼭 안 좋은 것일까에 대한 고민을 해봅시다.


눈치를 많이 본다고 할 때 우선 제가 살펴보는 것은 과연 어느 쪽에 속하는 상황일까 가늠해 보는 것입니다.


실제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읽고 미리 예측해서 그 사람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으려고 하는 쪽인지

눈치를 많이 보긴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 감이 없어서 결국엔 눈치가 없는 사람으로 남는 것인지.

진료실에서 볼 때 대부분의 경우는 전자에 속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눈치를 많이 보는 것을 "사회적 민감도가 높다"라는 말로 바꿔서 생각해 보면 좋습니다.

"나는 눈치를 많이 보는 사람이야"가 아니라 "나는 사회적 민감도가 높은 사람이야"라고 말입니다.

눈치 보고 위축된 자아상에서 배려를 잘하고 공감을 잘하는 모습으로 다르게 인식이 될 것입니다.

백 프로 일치하는 말은 아니지만, 대체로 적절히 눈치를 보는 사람들이 사회적 민감도가 높고, 공감을 잘하고, 분위기 파악을 잘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눈치가 없고, 사회적 민감도가 낮은 사람을 좋게 만들기보다는, 과도하게 사회적 민감도가 높은 사람을 잘 연습하여 낮추는 것이 더 수월합니다. 충분히 더 편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눈치를 많이 본다는 건 사실 그만큼 타인의 감정에 민감하다는 뜻입니다.

공기의 흐름, 말투의 온도, 눈빛의 변화 하나에도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그건 곧, 사람을 잘 느끼는 사람이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 사회에서 ‘눈치 본다’는 말은 종종 부정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그 속엔 사회적 민감도라는 중요한 능력이 숨어 있습니다.

사회적 민감도가 높은 분들은 누구보다 타인을 배려하고, 분위기를 읽고, 조심스럽게 행동합니다.

그 덕분에 누군가는 상처받지 않았고, 어떤 관계는 부드럽게 이어졌을 겁니다.


물론 그 민감함이 자신을 지치게 할 때도 있습니다.

늘 남을 먼저 생각하다 보면 정작 자신의 감정은 뒤로 밀리게 되고, 그러다 보면 자신이 누구인지 잊어버리기도 합니다.


사회적 민감도가 높은 사람은 아주 섬세하고 정교한 감각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 감각의 방향을 이제는 조금 자신에게도 돌려주었으면 합니다.

남의 감정만 살피느라, 정작 내 감정은 외면하지 않도록. 남이 불편할까 봐 참고 있는 나의 마음도, 충분히 소중하게 다뤄줄 수 있도록.


당신의 눈치가,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배려였다는 걸.

그리고 그 배려의 일부를 이제는 당신 자신을 위해 써도 된다는 걸 기억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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