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잠자리독립을 선언한 딸에게 2년 전 예쁜 2층 침대를 사주었었다.
2층에 아늑하게 덮개? 가 덮이며
1층에는 놀이 공간이 있는 내가 어릴 적 꿈에 그리던 침대.
일주일간은 잘 자는 듯 싶다가 결국 안방으로 다시 돌아왔고 어쩌다 보니 남자와 여자 그룹을 나누어 어른과 아이가 짝지어 자는 방식이 되었다.
안방의 폭신하고 넓은 침대를 보며
우리는 언제쯤 다시 저 침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생각해 보지만 기약은 없다.
그리고 딸과 둘이 누워 자기 전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게
나에게도 하나의 즐거움이 되어버렸기에, 더더욱 기약은 없어졌다.
평소에도 대화를 많이 나누는 편이지만
불을 끄고 수면등을 은은하게 켜고 이불속에 누워 둘이 소곤소곤 나누는 대화는
조금 더 친밀하고 깊은 주제들이 오간다.
어제 딸은 어디서 의사 연봉이 **이라고 들었다며 엄마 정말 **을 버는 거냐고 물었다.
그렇게 시작한 돈에 대한 토론.
돈 이야기는 아이에게도 참 조심스러운 주제라, 항상 우리 부부는
돈이 많은 부자보다 화목한 가정을 가진 게 훨씬 부자라고 이야기해오고 있었다.
딸은 그의 영향인지
"엄마, 나는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니 그림 그리는 백수가 될래.
돈은 없어도 괜찮아."
라고 이야기한다.
"돈이 삶에서 제일 중요한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 수준의 돈은 필요하지 않을까?
엄마가 이전에 어떤 연구결과를 봤는데, 월 소득 **만원까지는 소득과 행복이 비례해서 커진대.
월급을 더 많이 벌수록 더 행복하다고 느껴질 수 있는 거야.
그런데 신기한 게 어느정도를 넘어가면 그 행복의 증가폭이 줄어든다는 거야.
어차피 내가 돈으로 할 수 있는 건 대부분 해볼 수 있을 테니까. 그때부터는 돈보다는 다른 게 더 중요하다는 거겠지?"
"그럼 어느 정도 돈은 필요하다는 거겠구나?
미스터비스트는 그럼 돈이 아주 많지만 또 그렇다고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다 뭐 이런 건 아니겠고?
그런데 미스터비스트는 초콜릿 공장도 있고 하니 이제 유튜브 안 해도 되는 거 아니야?
일을 안 해도 돈이 들어오잖아. 이전에 올린 유튜브에서도 돈이 들어오고 있고."
"맞아. 네가 중요한 포인트를 잘 생각해 냈구나.
네가 백수가 되고 싶다고 했잖아?
그 백수 해도 돼. 미스터비스트처럼 돈이 들어오는 파이프라인을 만들어놓고 자동으로 매달 어느정도 이상 들어올 수 있으면 굳이 일을 안 해도 되겠지. 대신 그걸 만드는 과정까지는 열심히 일을 해야겠지."
눈을 반짝인다.
백수의 꿈을 이룰 수 있으리란 기대감이 느껴진다.
백수가 되고 싶던 딸이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를 찾은 거 같아 안심이 된다.
낮에 하면 잔소리가
밤에 하면 알콩달콩 속삭임이 되니
아마도 이 수다는 계속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
분리수면의 꿈은 저 멀리 가버렸지만.